k-pop은 해외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한류 열풍은 꽤 오래 전에 시작되었는데, 다양한 아이돌과 가수들이 k-pop으로 한류 열풍의 핵심을 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세계적으로 팬을 모으면서 k-pop의 위상을 더 높였다. 그런데, 이렇게 한국에서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까지 사랑을 받고 있는 k-pop에 한 가지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k-pop의 가사다. 현재 우리의 대중가요는 가사의 절반이 영어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k-pop에 영어 가사가 있는 것 자체는 문제는 아니다. 영어가 곡의 의미를 잘 살리고 적절하게 쓰인다면 한국어 가사만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대다수의 k-pop은 불필요한 영어 가사를 너무 많이 쓰고 있다. 한국어로 표현해도 그 의미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고 어색하지 않은 부분까지 영어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다. 특히 아이돌 음악의 경우, 영어 표현이 더 많이 등장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그룹이 그러한데, 그중 JYP소속의 걸그룹 ‘있지’의 ‘ICY’를 살펴보자.

  ICY는 겉모습은 차가워 보이지만 속으로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는 ‘있지’ 멤버들의 모습을 표현한 곡이라고 한다. 이 곡은 ‘네이버’ 기준 총 46줄의 가사를 가지고 있다. 46줄의 가사에서 ‘한국어와 영어의 비율‘과 그 가사가 영어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는지의 비율을 살펴보았다. 46줄의 가사 중 영어 표현이 들어가지 않은 부분은 10줄뿐이었다. 나머지 36줄에는 모두 하나 이상의 영어 표현이 포함되었다. 영어 표현이 포함된 36줄 중 20줄은 전체가 영어 표현이었고, 16줄은 한국어보다는 영어 표현의 비율이 높았다.

  또한 ‘Icy but I'm on fire’이나 ‘They keep talkin, I keep walkin’과 같은 부분은 이 곡의 핵심내용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모두 영어로 표현되었으며 ‘Thank you to 우리 papa’의 경우에도 충분히 우리말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임에도 영어를 사용하였다. 대부분의 감탄사도 영어 표현으로 되어 있어 서양의 문화권에 가까운 음악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문제는 이런 영어식 표현들이 단지 ‘ICY’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많은 다른 k-pop에도 녹아있다는 것이다.

  k-pop이 우리나라에서뿐 아니라 외국에서의 인기를 목표로 하면서 그들의 이해를 돕고 더욱 큰 사랑을 받기 위해 그들의 문화권에 어울리는 표현을 쓰는 것일 수도 있다. 혹은 곡의 분위기상 한국어 표현보다는 영어 표현이 더 잘 어울리고, 세련되게 만든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외국인이 사랑하는 것은 k-pop에 있는 영어 표현이 아니라 우리나라 가수들의 열정이 녹아있는 k-pop 자체일 수 있다.

  k-pop을 계기로 한국어에 관심이 생기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외국인도 상당수이다. 그들이 한국어에 관심을 갖는 만큼 k-pop에도 큰 의미를 갖지 않는 영어 표현보다는 한국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대로 점점 영어 표현만 늘어나다보면 k-pop을 k-pop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가 될 수도 있다. 반드시 k-pop이 모두 한국어로만 쓰여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적절한 영어 표현으로 곡의 분위기를 살리는 것은 좋지만, 그 사용이 너무 과다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과도한 영어 표현으로 인해 오히려 우리나라 노래를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제는 k=pop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기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