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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신지영의 언어탐험
일상을 탐험으로 만드는 언어 탐험가이자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문학자. 베이스캠프는 고려대학교.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발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사전은 누가 만들어야 할까? 탐험대원 '로운'의 언어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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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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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사전을 이용해보았을 것이다. 단어의 뜻을 모를 때, 혹은 단어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할 때는 사전이 가장 정확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전은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에는 대부분 종이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당시의 여느 책들과 마찬가지로 전문가가 사전 제작의 주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하고,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사전의 이미지가 조금 바뀌었다. 전에는 사전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두툼한 종이책을 떠올렸다면, 이제는 온라인 검색을 먼저 떠올리게 된 것이다.

전문가가 만드는 사전은 분명 많은 장점을 가진다. 첫째로 여러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를 선정한다는 점이 있다. 새로운 단어들은 계속해서 생기는데, 이 단어들이 모두 계속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한 때 유행하여 많이 쓰이던 말들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금방 사라지는 유행어까지 사전에 싣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둘째로, 보다 정확한 사전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문가는 일반인에 비해 해당 분야의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기에 단순히 뜻뿐 아니라 발음, 품사, 유의어 등 단어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담을 수 있다. 이는 단어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전에는 단점도 있다.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단어를 선정한다는 것은 효율적 사전 제작을 위한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새로운 단어를 바로 찾을 수 없다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특히 요즘처럼 새로운 말이 쏟아지듯 나오는 때에는 그 뜻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런 새로운 단어들을 검색했을 때 사전에서 바로 찾아볼 수 있다면 신조어를 익히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또한 외국인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어들은 기존에 사전을 만들던 전문가보다는 실생활에서 말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이를 고려한다면, 사전 제작의 주체는 전문가 외에도 한국어를 사용하고 있는 모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오픈 사전이다. 오픈 사전은 세젤예등 일반 사전에는 없는 신조어나 유행어도 포함한다. 일반인들이 자신이 아는 새로운 말들을 올릴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픈 사전이라고 명시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 올렸음을 알 수 있어 전문적이지 않음을 알리면서도 실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말들을 사전의 형식으로 볼 수 있어 유용하다. 블로그나 sns에서는 그 뜻을 설명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새로운 단어의 뜻을 찾아 여러 사이트를 들어가야 하는 수고로움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사전으로 모아놓는다면 검색했을 때 가장 위에 뜻이 설명되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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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재의 오픈사전은 부정확한 정보가 많다는 단점을 가진다. 일반인이 올리다보니 사실이 아닌 정보도 있고 정확한 근거가 없는 경우도 많다. 오픈사전의 이러한 특성은 일반인이 만드는 사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오픈사전이 믿을 수 있는 사전이 되기 위해서는 본인이 올리는 단어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전문가들이 오픈사전에도 관심을 갖고 정보의 확실성을 제대로 검토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은 더 많은 사람들이 오픈사전에 관심을 가질수록 제대로 갖추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가 만드는 표준어 사전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일반인이 만드는 실생활 용어 사전도 매우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 사전이라는 것을 만들 때를 생각해보자. 그 때에도 전문가는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모든 말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전국의 사람들이 자신이 아는 단어 하나하나를 알리도록 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지금은 비록 표준어체계가 잡혀있지만,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말들이 사전에 실려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은 그 때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전 제작의 주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님을 알고, 평소 사용하는 말 중 사전에 없는 것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조금 더 편리하고 많이 쓰이는 실생활 사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로운(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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