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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신지영의 언어탐험
일상을 탐험으로 만드는 언어 탐험가이자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문학자. 베이스캠프는 고려대학교.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발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말아요! 탐험대원 '하릅'의 언어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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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7.19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아라는 어릴 적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말이다. 이는 겉모습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반영한 표현이다. 그런데 말에도 겉모습만 보고 섣부르게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우리는 연패하다만 보고 이것이 무슨 뜻을 지니는지 알 수 있을까? 만약 이를 보고 자신있게 나 저 말의 뜻 알고 있는데!’라고 말한다면, 그는 필히 겉만 보고 판단한 것이다. ‘연패하다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선 속내까지 들추어야 한다. 그럼 이제 연패하다의 속내를 들추어 보자.

 

    ① 연패(連霸)하다: ‘잇닿을 연자와 으뜸 패자를 쓰며, ‘운동 경기 따위에서 연달아 우승하다라는 의미.

                    예문) 저번 축구 시리즈가 성공리에 연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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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스톡

     ② 연패(連敗)하다: ‘잇닿을 연자와 패할 패자를 쓰며, ‘싸움이나 경기에서 계속하여 지다라는 의미.

                    예문) 저번 축구 시리즈가 연패해서 너무 슬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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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스톡

 

이렇게 속내를 들추고 나면 연패하다가 어떤 뜻인지 알 수 있다. ‘연패하다는 상황에 따라 다른 한자로 쓰이며 그 의미는 서로 정반대이다. 따라서 연패하다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을 따져보아야 한다. 만약 글에서 연패하다가 쓰인다면 앞뒤 문장의 맥락과 다루는 주제 등을 따져보아야 하고, 대화에서 연패하다가 쓰이면 대화 상황, 발화자의 표정과 몸짓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같은 발음을 가지지만 서로 상반되는 의미를 지니는 단어를 동음반의어라 부른다. 동음반의어는 연패하다말고도 매우 많다. ‘제설(製雪, 인공적으로 눈을 만듦)’제설(除雪, 쌓인 눈을 치움 또는 그런 일), 그리고 부동(浮動, 고정되어 있지 않고 움직임)’부동(不動, 물건이나 몸이 움직이지 아니함)’ 등이 그 예시이다.

같은 발음이고 비슷한 의미를 가져도 헷갈릴 판에, 아예 반대되는 의미를 가지다니! 정말이지 한국어에는 왜 동음반의어가 존재하는 것일까? 이는 바로 한자가 가지는 특성 때문이다. 한자는 하나의 글자로 다양한 뜻을 품을 수 있다.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적격자를 선발하기 위하여 교육부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시험이라는 긴 표현을 수능(修能)’이라는 두 글자로 줄여 말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특성 덕분이다.

따라서 라는 같은 소리를 가져도 어떤 한자인지에 따라 성공하다또는 실패하다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한자의 이러한 특성에서 기인하여 동음반의어가 탄생하였다. 실제로 동음반의어의 대부분이 한자어이거나 한자를 포함한 단어인 이유는 여기에 숨어있다.

앞서 동음반의어를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않기 위해서는 속내를 들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속내를 들추는 방법으로는 한자를 하나하나 검색하며 알아가는 것도 있겠지만, 실생활에서 이는 매우 귀찮은 일이다. 동음반의어의 속내를 들추는 조금 더 간단한 방법은 글이든 대화든 맥락과 상황을 파악하여 뜻을 이해하는 것이다. 앞으로 동음반의어를 마주한다면, 녀석이 보여주는 겉모습에 속지 말고 맥락과 상황을 잘 생각하여 보자! 그렇다면 동음반의어로 인한 혼란스러움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하릅(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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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서석희   ( 2019-07-20 ) 찬성 : 4 반대 : 0
한자로만 쓰면 굳이 속네를 파지 않아도 될 일...그래서 한자 교육이 필요한것 아닌가? 호들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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