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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10대 민주의 교실이데아
학교 대신 책방을 다니는 열네 살 신민주입니다. 강연장과 박물관, 미술관에서 세상을 배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최인아 책방의 어린이 독서클럽 선생님이기도 합니다. 어른들이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는 불편한 진실을 말해보려 합니다.
허무와 허영의 도시에서 살아가는 것 下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와 대한민국 10대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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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13

허무와 허영의 도시는 나만의 고향이 아니다. 헤르만 헤세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것 같다. 헤세의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는 내 인생의 책이다. 허영의 무거움과 그 뒤의 허무를 잘 다뤘다고 생각한다. 아니 어른들의 허영과 우리들의 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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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스톡

 

 

우리는 진솔하고 투명하고 거침없다. 10대 청소년들에게 무서울 것 뭐 있겠는가? 하지만 그런 우리도 무릎을 꿇고 말았다. 어렸을 때 정해진 재료를 가지고 누가 가장 높이 탑을 쌓는지 대결한 적 있다. 임원수련회 때마다 협동심을 기르는 게임이라고 시켰던 기억이 난다. 승부욕이 치달아 무조건 위로 올린다. 하지만 약한 하체 때문에 무너지고 만다.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는 말, 공부하는 아이에게 부모라면 누구나 했을 것이다. 잘 아시면서 왜 약한 기초에 무리해서 쌓아 올리는지 묻고 싶다.  

부모들은 툭하면 왜 이야기 안했냐고, 털어놓지 않았냐고 화내신다. 하지만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들어준 적 있는지. 아이들이 자주하는 말이 있다. “공부하라고 할 거 잖아요.” “어차피 공부하라고 할 거면서…” 등. 고민이 덮어지는데 익숙해진 우리들은 털어놓지도 못한다. 모든 부모들은 자식이 잘 되길 바란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와 지금 이 순간이 너무 괴로운 우리의 공방전은 끝나지 않는다.

다시 <수레바퀴 아래서>로 돌아와보자. 한스는 공부를 매우 잘하는 학생이었다. 수레바퀴 아래에 깔리지 말라는 가르침을 받으며 열심히 공부했다. 시골 마을의 유일한 자랑이었던 그는 주 시험에 합격해 신학교에 들어가 자유로운 영혼의 친구를 사귄다. 결말은 간단하다. 교장과 선생님들의 권위에 맞서던 친구는 학교에서 퇴출당했다. 한스는 결국 휩쓸려 사라졌다. 그는 왜 끝을 선택했을까? 어른들의 허영을 대신 견디는 무게가 너무 무거워 허무함에 빠져버린 것 아닐까?  

 세상은 미워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왜 내 친구들은 파란 하늘을 등져야 했을까?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분명 누군가는 희망이란 찾을 수 없는 어두운 세상을 향한 회의감에 휩싸였을 것이다.  

 글 쓰는 당일, 한강 공원에 자전거를 배우러 갔다. 한 번도 타본 적 없지만 한 시간 만에 타는데 성공했다. 만약 우리 엄마가 옆에서 잔소리와 훈수를 계속 했다면 어땠을까? 또 만약 내가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했다면 어땠을까? 이 결과는 불가능했을 것 같다. 허영이 뭐길래 다 된 죽에 코를 빠뜨리려 할까? 마음이 어두운 날, 자전거나 타면서 털어버리기로 했다. 내 고향, 허무와 허영의 도시의 아름다운 한강은 죽지 않았다.     

 

 

 

신민주 언스쿨링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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