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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정부장의 독서일기
누군가의 인생 책을 알게 되면 조용히 찾아 읽고 상대의 마음을 상상하는 버릇이 있다. 금융 분야에서 일을 시작해 조금은 특이한 이력의 편집자다. 책 읽는 게 일이자 즐거움인데 책 못지않게 사람도 좋아한다. 일하는 사람들이 읽어두면 좋을 책을 소개한다.
워라밸과 시간관리 타임푸어에게 도움되는 인생관리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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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스톡

나도 52시간만 일하고 싶다. 하지만 아무리 칼퇴근을 한 날이라도 일은 끝나지 않는다. 집에 가서 업무 메일을 열어보는 식이다. 인터넷 뉴스를 읽다가 댓글까지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과 비슷한 습관이다. 잠들 때도 일은 쉬지 않는다. BTS의 기획자 방시혁 씨를 저자로 섭외할 수는 없을까 하고 공상을 한다거나 이미 출간한 책의 홍보거리를 생각해보는데, 기획이라기보다는 불안에 휩싸인 걱정을 하느라 금세 잠에 빠져들지 못한다.

그간 일해 온 20년을 돌이켜보면, ‘시간의 관계가 아주 많이 달라졌다. 신입 시절에는 주 6일제로 일했는데, 토요일에는 평일보다는 느슨한 차림으로 출근해서 오전 시간에 잡담을 주고받고 몇 가지 간단히 일을 처리하다가 부서 사람들과 점심을 먹고 헤어졌다. 그 반()공휴일에는 다들 상당히 느슨하게 일했다. 주중에 야근이나 저녁 회식이 거의 매일 있었으니 피로 탓도 있었을 것이다.

 

시간관리가 우리의 퇴근 시간을 구할 것이다

지금은 공식적으로는 어느 기업이나 야근과 저녁 회식을 강요하는 문화는 아니다. 여전히 눈치를 주고 있다면, 왜 밀레니얼들이 3년 만에 그만두는지 그 이유가 짐작된다. Z세대가 1년 만에 사표를 내고 제주도 한 달 살기를 하고 있어도 팀장은 할 말이 없어야 한다. ‘()치기일 문화는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이전보다 줄어든 시간 내에 각자 자기 할 일을 잘 처리해낸다는 시간 생산성 문제가 걸려 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찾고 싶은 워라밸 그리고 한정된 시간 안에 결과를 내는 시간관리는 동전의 양면이다.

시간관리란 무엇일까? 스마트폰에 시간관리 앱을 깔거나 아날로그 기분을 살리기 위해 모래시계를 뒤집어놓고, 어떤 일을 시간 내에 해치우는 것일까? 다들 그렇게 해봤을 것이다. 번거롭다 보니 작심삼일이 되기 쉬웠고, 오히려 자꾸 시계만 들여다보느라 마음만 분주해진다. 중요한 일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으면, 매일 발생하는 잡무만 조금 더 많이 처리할 뿐, 많은 시간 일해도 손에 쥐는 결과는 별로 없다. 중요한 일이라도 빠르게 한답시고 대충 대충 처리하면, 컨펌하는 사람에게 일을 떠넘기게 된다. 그는 상사일 테고, 당신의 직장 생활은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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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스톡

 

 

피터 드러커 시간관리의 핵심

경영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는 자기경영노트에서 시간관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타인에게 위임하며, 중요한 일에 큰 시간 덩어리를 배분하라. 여기에 보탠다면, 중요한 일에 매일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며 잘하라!” 중요한 일을 하려면, 부수적인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있어야 한다. 자기 일이 아니라면 타인의 부탁을 떠맡는 호구 짓도 적절히 쳐내야 한다.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가? 거절할 때 처음 한 번이 어렵다.

다른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권한 위임을 못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상대를 믿지 못한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이고, 그 밑에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대체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깔려 있다. 팀원을 믿을 수 없다면, 피터 드러커가 왜 위대한지 떠올리기 바란다. 그는 사람에 관한 관점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사람은 측정하고 감시할 대상이나 비용 덩어리가 아니라, 당신을 도와주고 팀의 성장을 좌우하는 자원이다.

잊지 말아야 할 뼈아픈 사실은, 반드시 내가 할 일이 아니라면 그 일은 조만간 대체될 수밖에 없다. 내가 일상을 반복하느라 정체되어 있을 때, 누군가는 앞으로 나아가면서 자꾸 나를 뒤돌아보고 있다. 결국 내가 먼저 위임하지 않으면, 그 일은 밖에서 대체될 것이다. 안타깝지만 현실이 그렇다.

일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은 모든 경영서에서 말하는 기본 원칙이다. 우리는 진공 상태에서 살지 않는다. 외부 환경이 바뀌고 있는데, 나만 서 있다면 이내 뒤처지게 된다. 직선 루트에서 빠져 나와 얼마간 긴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다. 그러나 일할 때만큼은 성장하지 않으면 나 자신이 알고, 곧 팀원이 눈치 채게 된다. 홀로 일한다고 해도 의뢰자들과의 관계가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목표에 의한 시간관리(MBO)

두려움을 극복하고 중요한 일에 집중한다면, 그다음은 내가 도전하고 싶은 일에 전념할 수 있다. 실현하고 싶은 중요한 결과를 목표로 삼는 것이다. 아이를 키워본 부모들이라면, 자신을 닦달하는 게 그나마 쉬운 일이었다고 토로한다. 아이도 타인이다. 동기부여를 촌스럽게 말하면, 다른 사람을 내 마음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내 아이도 어쩌지 못하는데 하물며 생판 남인 팀원은. 그래서 현대 경영에서는 목표에 의한 관리 MBO(Management by Objectives)가 등장했다. 목표는 지향점이자 공통의 언어다.

구글은 MBO에서 진화한 목표와 핵심결과 OKR(Objective & Key Results)로 오늘날의 성공 신화를 일구었다. 목표는 도달하기 어려울 만큼 도전적이어야 하며, 혁신기업에는 3개월 단위의 목표 설정과 측정이 더 낫다고 한다. 게다가 너무나 다양한 구성원들, 세대 차이 속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낫게 하는 가슴 뛰는 목표는 팀의 구심점이자 공통의 언어로 작용한다. 존 도어가 쓴 OKR에는 넷플릭스, 어도비부터 록그룹 보노까지 목표와 핵심결과를 어떻게 정하고 공동으로 실천했는지 여러 사례가 등장한다.

목표는 중요한 일의 기준이다. 중요한 일을 정하지 않은 시간관리는 부질없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가 빠진 열심히를 또 반복할 뿐이니까. 또 무엇으로 측정할 것인가? 영미권 지식노동자의 생산성이 높다면, 리더십이나 시간관리 같은 공통의 언어를 70년 넘게 사용해온 까닭도 있을 것이다. 각자 생각과 개성이 다른 이들이 모인 조직에서는 동일한 개념을 말하고 실천하고 있는가? 우리는 정말 다르다! 이 말은 백 번 해도 넘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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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스톡

 

 

시간관리의 매트릭스

목표가 정리되었다면 시간관리가 활약할 타이밍이다. 시간관리에 있어, 스티븐 코비는 단연 앞서는 인물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는 시간관리 매트릭스가 등장한다. 수학의 좌표와 비슷하지만, 오른쪽 위에서 1사분면이 시작되지는 않는다.

코비의 시간관리를 하나같이 타임푸어가 되어버린 현대인에 맞게 다시 서술한 책이 파이브 초이스. 이 책에서도 역시 마무리에서는 시간관리 개념어와 기준을 정하고 개인뿐 아니라 팀이 함께 실천하도록 권한다. 꼭 특정한 개념이 아니더라도 어떤 그룹에서 함께 공통의 단어를 사용하고 실행하는 모습은 아름답지 않은가. , 자율적이라면.

소중한 시간을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다섯 가지 선택은 다음과 같다. 너무 바쁜 세상이다. 번아웃 되지 않는 것도 시간관리를 위해 놓쳐서는 안 된다. 시험 전날 밤 새워서 공부하면 뭐하나. 다음 날 녹초가 되어 둘째 날의 시험을 망치기 쉽다. 에너지를 꺼뜨리지 않으면서 꾸준히 해야 한다.

 

1. 중요한 일에 집중한다. 급한 일에 반응하지 않는다.

더 빨리, 더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시간 대비 가장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에 집중한다.

 

2. 탁월함을 추구한다. 평범함에 안주하지 않는다.

탁월함이란 하루를 마쳤을 때 만족함과 성취감을 느끼며 잠자리에 드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고 이런 것들을 달성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에너지와 주의력을 집중한다.

 

3. 큰 바위들을 위한 시간을 마련한다. 자갈은 분류하지 않는다.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인지를 파악했다면, 실제로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확실한 계획과 절차를 세워 삶을 관리한다.

 

4. 테크놀로지를 지배한다. 테크놀로지에 지배당하지 않는다.

끝없이 쏟아지는 이메일, 문자, 전자기기 알림은 주의력을 앗아간다. 중요한 업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약속, 할 일, 문서, 연락처 등에 관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전자기기를 제대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

 

5. 에너지를 충전한다. 탈진하지 않는다.

우리는 종종 온갖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신 에너지가 고갈되어 탈진한다. 몸과 마음에 에너지를 주는 휴식, 운동, 수면 등을 관리하여 최상의 상태에서 명확한 사고를 유지한다.

-파이브 초이스중에서

 

하버드 졸업생의 에세이를 읽은 적이 있다. 어려운 공부를 따라가느라 아무리 밤 새워 공부했어도, 파티에 초대 받으면 열일을 제치고 참석한다고 했다. 시간이 없고 바쁘다고 말하는 것은 멋있지 않기 때문이란다. 우리는 바쁘게 열심히 사는 걸 미덕으로 권장하는 문화 속에서 살아왔다. 쉴 때는 쉬워야 머리의 열이 내려가고, 나 자신의 삶과 소중한 관계를 가꿀 여유가 생긴다. 결국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창의성이 자라난다는 진실을 이제는 다들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바쁘다.”는 말이 쿨하지 않다고 깨닫는 순간부터 시간관리는 시작되지 않을까

 

 

 

정소연 세종서적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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