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p 로고
칼럼진
신지영의 언어탐험
일상을 탐험으로 만드는 언어 탐험가이자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문학자. 베이스캠프는 고려대학교.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발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올해는 세계 000의 해', 2019년 유엔(UN)이 주목한 것은? 탐험대원 '다온'의 언어탐험
topclass 로고
입력 : 2019.04.02

 유엔에서는 매년 지구촌의 주요 안건을 주제로 ‘세계 ~의 해(International Year of ~)’를 제정해 왔다. 대표적인 예로 2015년은 ‘세계 흙의 해’이자 ‘세계 빛의 해’, 2016년은 ‘세계 두류(豆類)의 해’, 2017년은 ‘지속가능한 국제 관광의 해’였다. 그렇다면 올해의 주요 안건은 무엇이며, 이를 바탕으로 2019년은 세계 무엇의 해일까?  

세계토착어의해_다온_2019년4월1일.jpg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올해는 바로 ‘세계 토착어의 해(International Year of Indigenous Languages)’이다. 인류의 소중한 유산이지만 자꾸만 사라져가는 토착어들에 대해 생각해 보고, 이를 보존하여 문화적 다양성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이다. 한편으로 이러한 유엔의 노력은 사라지는 언어에 무관심한 우리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주는 듯하다. 

 해당 언어 공동체의 역사, 문화, 사고방식 등 사소한 것부터 중요한 것까지 언어의 파급력은 아주 강하다. 일제강점기 때의 우리나라를 생각해보자. 일본이 민족말살정책을 통해 우리 민족에게 우리말을 쓰지 못하게 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잠깐 생각해보기만 해도 언어의 중요성과 파급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 간의 장벽이 사라지면서 많은 토착민들이 그들의 고유한 언어를 잃어가고 있다. 그렇기에 유엔이 보인 이와 같은 노력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과거에는 강대국의 억압으로 인해 약소국들이 언어를 잃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언어가 사라지거나 다른 언어와 융합되는 현상이 힘이나 무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고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리고 사회가 변화하면서 언어는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언어 자체의 변화 외에도 본인들의 언어가 효율성을 잃었다는 판단이 들면 자연스럽게 다른 언어를 접하는 등 언어를 쓰는 사람들에 있어서의 변화까지도 나타난다.  

 필자는 위와 같이 토착어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여러 자료들과 언어의 변화에 대해 살펴보며 언어의 미래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세계 토착어의 해’가 지정될 정도로 나라 간의 장벽이 계속 허물어지고 있는 만큼, 어쩌면 미래에는 공통된 세계어 몇 개를 중심으로 전 세계가 통합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한 나라의 언어가 다른 나라의 언어와 융합되어 새로운 언어가 만들어지는 경우를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하나의 언어에서 파생된 여러 언어들이 생성된다면 단순히 언어 소실 현상이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우리말의 현실을 생각해 보자. 우리말의 범주가 넓어지고 있는 것은 크게 외래어와 신조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외래어가 우리말의 범주에 포함되면서 기존에 사용되지 않았던 새로운 단어들이 널리 쓰이게 되었다. 이는 새로운 외국의 문화가 우리나라에 유입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어, 프랑스어 등 다양한 세계어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단순히 ‘외국어’로 쓰이는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타국의 문화를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는 단어가 없는 경우 그들의 언어를 가져와 새로운 우리말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시간이 흐르며 우리 사회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언어가 생기기도 하고, 그 시대의 유행을 나타내는 새로운 말이 생겨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말의 이야기만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영어권에 속하는 미국과 영국 등의 국가에서도 이와 같이 언어의 빠르고 넓은 확장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토착어의해2_다온_2019년4월1일.jpg

 지금 이 시점에서 언어의 미래를 확실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언어가 변화하는 추세에 따르면 특정 언어는 계속해서 확장할 것이고, 특정 언어는 결국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언어가 더욱 풍부해질 것인지 혹은 줄어들 것인지를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특정 토착민들의 언어와 같이 언어의 효율성을 잃어버리는 언어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언어들이 결국 세계인의 무관심 속으로 빠져버려 완전히 사라져 버리기까지 한다는 것이 오늘 날의 현실이다. 이는 전세계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고, 이런 이유 속에서 올해가 ‘세계 토착어의 해’가 된 것이 아닐까 한다.

 어떤 언어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어떤 언어는 소멸해 간다는 것이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언어의 우열을 정해서 낮은 순위에 위치한 언어들을 도태시켜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드는 듯하다. 현대 언어학이 발전하면서 언어에는 우열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언어의 다양성은 문화의 다양성이고 문화의 다양성은 세계인을 풍부하게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언어의 다양성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바로 세계 토착어의 해가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메시지가 아닐까?

 

다온(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 18학번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