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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신지영의 언어탐험
일상을 탐험으로 만드는 언어 탐험가이자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문학자. 베이스캠프는 고려대학교.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발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TRCNG 학민오빠! ‘어떻하지'가 아니고 '어떡하지'야! 탐험대원 '하릅'의 언어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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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 엔터테인먼트 공식 포스트

몇 주 전, 한 아이돌이 SNS 내에서 핫하게 떠오른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의 실체를 곱씹어 보면 쓴웃음을 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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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아이돌 그룹 ‘TRCNG’의 멤버 ‘학민’이 자신의 팬에게 답글을 단 것에서 시작한다. 그는 팬의 맞춤법을 지적하면서 ‘어떡하지가 아니고 어떻하지야!’라고 고쳐주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틀린 것은 팬이 아니라 그였다. 팬들이 실시간으로 되려 그가 틀렸음을 지적하자 그는 실수라고 말하면서 또 다른 실수를 저질렀다. 12시를 ‘12두시’ 표기해버린 것이다.  

 이 사건은 페이스북 등의 SNS로 빠르게 퍼져나갔다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갑니다.’라는 제목으로 관련 정보를 다룬 글은 만 이천 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댓글에는세종대왕도 울고 가겠다.’, ‘머갈(대갈)텅텅이면 누가 좀 가르쳐줘라.’, ‘맞춤법 틀리는 xx x싫어.’와 같은 비판과 비난이 가득했다.

 이와 같이 맞춤법에 대한 사회의 잣대는 엄격한 편이다. 오죽하면, 포털 사이트 ‘NATE’의 커뮤니티에는 맞춤법을 잘 모르는 남자친구 때문에 헤어지고 싶다는 상담글까지 올라왔었다. 오늘날 맞춤법은 누군가를 평가하는 기준이자 첫인상 또는 그 사람의 수준을 판가름하는 잣대 중 하나인 것이다.

 이렇게도 맞춤법에 대해 엄격한 우리 사회에 궁금한 것이 있다. 과연 우리는 맞춤법을 잘 지키고 있을까?

 오늘날 각종 SNS나 커뮤니티에 맞춤법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어떡해/어떻게와 같이 자주 쓰는 말들의 맞춤법만이 잘 지켜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자신의 한정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남의 오류에만 주목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앞서 소개했던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갑니다.’라는 글의 댓글만 봐도 그렇다. 맞춤법을 틀리는 사람을 비판하고 있지만, ‘어떡해 저러냐?’와 같이 맞춤법을 지키지 못하는 의아한 댓글들도 더러 보인다.

 네이버 국어사전의 <우리말 바로쓰기> 섹션을 살펴보자. ‘어떻게/어떡해의 쓰임에 대해 다룬 글의 조회수는 약 46만이다. , 결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어떡해의 차이를 모르고 있던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것도 모른다라면서 맹렬히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모를 수 있는상황인데 말이다.

 이런 아이러니한 모습과 마주하게 된 우리는, 맞춤법에 대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먼저, ‘맞춤법 편식을 줄이는 것을 실천하는 방법이 있다. 음식을 편식하는 일이 우리의 몸에 좋지 않은 것처럼, 맞춤법을 편식하는 것 또한 좋지 않다. ‘/와 같이 사람들이 주목하는 일부만을 지키다 보면, 그 외의 맞춤법에는 신경 쓰지 않게 된다. 따라서 특정 맞춤법에 대

 해서만 엄격하고, 다른 맞춤법에 대해서는 둔감한 이상한 모습이 나타난다. 이런 이유로 한정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남을 지적하는 오류와, 특정 맞춤법에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더불어, ‘맞춤법이 언어를 올바르고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해 세운 규칙임을 상기할 필요도 있다. 오늘날 맞춤법은 누군가의 교양 수준을 평가하거나 자신의 지식을 뽐내는 하나의 장치로써 작용한다. 이러한 현상은 본래 맞춤법을 규정한 의도에서 한참 벗어난 것이다. 맞춤법이 그 자체로 기능할 수 있도록 맞춤법을 하나의 잣대로 보는 시각에서 탈피해야 한다.

 누군가의 맞춤법을 지적할 때, 지적하는 행위 이면에 깔린 생각을 돌이켜보자. ‘언어를 올바르게 사용해야 해. 우리의 약속인 걸!’일까, 아니면 그것도 모르냐?’일까. 이렇게 마지막 물음을 남기며 오늘의 탐험을 마치지만, 이 주제에 대한 언어탐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에는 맞춤법에 대한 엄격한 시선을 재치로 이겨내는 신조어와 유행어에 대해 탐험을 떠나려고 한다. 어떤 여정이 될까? 

 

하릅(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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