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8일, topclass에 <미스터트롯>이 낳은 두 스타 임영웅·이찬원의 팬덤을 분석한 기사를 썼다. 내용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는 미스터트롯 top7인 임영웅, 영탁,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다져진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경쟁관계가 아닌 상호협력 관계라는 점, 둘째, 이들의 팬덤은 세상에 없던 팬덤으로 난생 처음 덕질을 하게 된 경우가 많다는 점, 셋째 임영웅과 이찬원의 팬덤은 닮은 점이 많지만, 임영웅의 팬들은 고난을 극복한 임영웅의 인생여정에 마음이 가고, 이찬원 팬들은 트롯 외길을 걸어온 꿋꿋함에 마음을 뺏기는 양상을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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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이찬원 팬덤, 같은 듯 달라' 분석기사. Ⓒtopclass 홈페이지

 

해당 기사에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트롯맨들의 인기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에 대수로운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댓글을 읽으며 임영웅과 이찬원을 비롯, 트롯맨들이 이 시대에 주는 위로의 힘을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트롯 스타들이 각 개인의 삶에 스며들어 각자의 삶의 무늬를 어떻게 바뀌어놓는지가 선명히 보였다.

<미스트롯><미스터트롯>으로 인해 전에 없던 트롯 열풍이 불고 있고, 이로 인해 새로운 시장과 트렌드가 생겨났으며, 많은 이들이 트롯으로 인해 위로와 행복을 느낀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댓글을 보면서 느낌 감정은 이 정도일 줄 몰랐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코로나 시국에 노래의 힘은 그 강도가 달랐다. 누군가에겐 삶의 지축을 대대적으로 흔들어 놓는 일생일대의 사건이었고, 또 누군가에겐 평생 시달려온 지병을 이겨내는 힘이 돼 주었다. 말하자면 트롯맨들의 노래는, 전세계를 휘몰아친 무시무시한 바이러스를 극복하게 해주는 '영혼의 백신'이었다.

가장 감동을 느낀 대목은, 트롯맨들의 선한 영향력을 보면서 팬들이 닮아가는 과정이었다. 글에도 온도가 있다. 어떤 글은 뾰족하니 차갑고, 어떤 글은 상처에 연고를 바르듯 따스하다. 이번 댓글 하나하나에는 신기하리만큼 온기가 스며있었다. 읽으면서 그 온기 역시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가 감동이 느껴졌다. 내가, 우리 팀원들이 느낀 감동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로 본 트롯맨들의 위로에 대한 기사를 쓰게 된 계기다.

 216개 댓글, 270매 분량...7매 넘는 댓글도

 topclass 해당 기사(‘임영웅·이찬원 팬덤, 같은 듯 달라)의 게시판에는 8월 28일부터 9월 10일까지 총 216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 수만으로 보자면 그다지 많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댓글 분량이 200자 원고지 270매에 달한다. 그저 한 문장의 촌평이 아니라, 한 사람 당 평균 1매가 넘는 댓글을 달았다는 얘기다. 4매가 넘는 글도 많았고, 8월 29일에 댓글을 단 한미경님의 경우 7.5매의 글을 남겼다.

한미경 님은 우선 미스터트롯이 어려운 시기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알려줘서 감사하다며 트롯에 관심 없던 자신이 트롯에 빠지고 이찬원의 팬이 되어가는 과정을 소상히 적었다. 그는 미스터트롯 경연은 저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이찬원님의 울긴 왜 울어무대를 봤을 때 전율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하루하루가 힘든 나날인데 찬원님 덕분에 노래를 들으며 힘을 얻고 웃을 일 없다가도 찬원님 보면서 웃습니다라고 적었다.

훈훈한 브로맨스를 보여주면서 더불어 윈윈하는 top7에 대한 감사와 감동의 글도 많이 눈에 띈다. 영웅홀릭님은 무한경쟁시대, 삭막한 세상살이에 힘든 요즘, 트롯형제들이 더불어 윈윈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듯하네요. 세상이 아름다워보이기 시작합니다고 했으며, “top7의 끈끈한 브로맨스는 어려운 이 시기에 위로와 흐뭇함 그리고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비춰주는 것 같습니다라는 댓글도 보인다. “우리 영웅시대는 트롯맨들을 한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댓글도 꽤 있었다. () 가수의 팬답게 top7을 두루 언급하는 여유와 아량이 느껴지는 글이 많았다.

이찬원 팬인 문리버님은 top7 팬의 특성을 분석해 눈길을 끈다. 그는 “top7을 한 덩어리로 보게 되고요, 자기의 이미지와 부합되는 가수한테 팬심이 형성되는 것 같다. 저는 찬또와 감정상 매칭되지만 top7 모두에세 애정을 가지고 있다라며 이런 게 top 7의 시너지라고 했다. “우리 찬스들은 이찬원 팬이지만 영웅 형님 외 트롯맨 형님들을 다 응원합니다라는 글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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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에 출연한 임영웅. 임영웅 팬들 중에는 "임영웅 덕분에 인생이 재밌어지기 시작했다"는 고백이 많다. Ⓒtv조선

 

임영웅, 스타를 닮은 팬들의 선한 영향력

 스타의 선한 영향력을 닮아, 삶에서 실천하는 경우도 보인다. 아나하나님은 “영웅님 얼굴을 보면 욕심이 사라지고, 무언가 선한 일을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했으며, 봄날님은 “임영웅 선한 영향력을 본받아 나눔의 행복을 알게 해줬고, 주위 사람들을 돌아볼 줄 알게 해주네요”라고 적었다.

가장 많은 내용은 트롯맨으로 인해 삶의 분위기가 송두리째 바뀌었다는 고백이다. 핑생님은 임영웅이라고 쓰고 내 삶의 터닝포인트라고 읽는다임영웅을 알고 난 후 인생이 재밌어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써니영웅, 자정향, kga350, 한꿈이, 달콤, 찔래꽃향기님 등도 임영웅 팬이 된 후 달라진 삶을 고백했다. 임영웅을 만나고 삶이 행복해졌다, 알기 전과 후로 모든 삶이 바뀌었다, 인생이 아름다워지기 시작했다는 내용이다.

바람님은 가족 모두가 임영웅 팬이라며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엄마 아빠 동생, 본인까지 가족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임영웅 노래를 들으면서 따뜻함과 편안함을 느끼며 행복해한다며 감사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찬원 팬의 경우 행복 바이러스가 유독 많이 언급된다. 이찬원을 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진다는 팬들이 많았다. 김귀영 님은 이찬원에 대해 강팍한 이 시기 행복을 주는 귀한 존재라고 표현했으며, 연예인을 한 번도 좋아해본 적이 없다는 이영주님은 그저 바라만 봐도 미소가 지어지고 행복해지는 이찬원에게 빠져 처음으로 덕질이라는 걸 해봅니다라고 고백했다.

저 멀리 타향에 있는 sda님 역시 이찬원이라는 이름 석 자만으로도 행복해진다외국에 와서 힘든 대도 많았지만 이찬원 노래를 들으면서 많은 위로와 힘을 얻는다고 했다. 이찬원의 맑고 밝은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됐다는 팬도 있다. 희유함미님은 그가 보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우리가 잊던 것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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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에 출연한 이찬원. 이찬원의 밝은 에너지는 팬들의 삶을 한결 밝고 활기차게 만드는 힘이 있다.Ⓒtv조선

 

이찬원, 슬픔을 밝음으로 만드는 에너지

그런가 하면 실제적으로 건강이 좋다졌다는 팬들도 많았다. 조아님은 이찬원이 부르는 노래를 더 오래 듣고 싶어서 건강을 챙겨가며 하루하루를 보낸다고 했으며 보약 한 첩 먹는 기분이라는 팬도 있었다. 도지니니님은 이찬원에 대해 김연아 선수 이후 처음으로 힐링을 주는 대상이라는 표현을 썼다.

20년 간의 편두통을 이겨냈다는 안개꽃사랑님의 글은 특히 놀라웠다. 그는 지난 몇 개월 코로나로 우울과 무기력을 모르고 살아왔다. 20년 넘게 편두통 때문에 고생하다가 원인을 못찾아 포기했는데 이찬원씨 진또배기 경연 때 열성팬이 된 후 고통이 사라졌다고 했다.

임영웅 팬인 제라늄님은 그 어떤 대단한 의사보다 아주 많은 사람을 치료하고 치유해 주었습니다라며 임영웅을 '치료사'로 표현했다. 냥이님 등은 임영웅 덕분에 갱년기도 너끈히 이겨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주옥 같이 아름다운 표현으로 임영웅과 이찬원을 비롯, 트롯맨들의 위로를 표현해준 글들이 넘친다. “요즘 같이 힘든 시국에 어느 것도 즐거운 것이 없었는데, 어느 날 임영웅이라는 히어로가 불쑥 내가슴에 들어와... 위로가 되는 노래를 불러주는 진정한 히어로”(반짝수정), “임영웅을 알고 나서 힘들었던 시간이 행복하다는 말을 매일 하는 즐거운 날들로 채워진다.”(시작)

푸른하늘님과 별님, 양파님 등은 4매 넘는 긴 분량에 걸쳐 감동적인 글을 남겼다. 푸른하늘님은 임영웅에 빠져서 삶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일어나고 있다중간고사 기간에 콘서트에 가겠다는 학생을 이해하게 됐다고 했고, “연예인의 팬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별님은 이렇게 적었다.

바램부터 배신자까지 들으면서 저절로 눈물이 나서 곽티슈 가져다 놓고 울었습니다... 정말 많은 위로를 받고 있으며 같은 나라에서 좋은 가수와 동행할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몸 아픈 것 잊게 해주고 누구에게도 말 못 한 걱정도 영웅님 노래로 풀 수 있었습니다.”

이찬원 팬의 경우, 성격이 밝아졌다는 고백이 많다. 노래가 주는 밝은 에너지 덕에 삶이 달라졌다는 것. 슬픔의 기조를 행복의 기조로 바꿔놓는 노래의 힘이다. 살구빛고백님의 구구절절한 사연이다.

평소 슬픈 발라드에 빠져 제 플레이리스트엔 감성 발라드밖에 없었는데... 희한한 게 늘 우울모드였던 제 마음이 밝아지는 겁니다. 노래의 힘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죠. 어두운 노래는 사람을 더 힘들게 한다는 걸.”

울지마님도 이찬원 노래를 듣고 삶 전체가 바뀌었다고 한다. “큰 슬픔을 겪고 모든 것이 싫어서 밖에 나가지도 않고 있을 때 이찬원의 울기왜울어를 듣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는 게 그의 얘기다. 내성적이고 자주 다운되는 성격의 40대 후반인데 이찬원 노래로 에너지도 충전하고 행복함이 완전 쓰나미급고 한 밝은찬원님의 댓글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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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의 힘, 마음이 마음에게 전하는 대화

그 외에도 온기를 퍼뜨리는 감동적인 댓글이 많았지만, 지면 상 다 언급하지 못해 아쉽다. 노래의 근본적인 힘에 대해 언급한 마음이님의 표현이 특히 마음에 남는다.

노래의 힘은 마음이 마음에게 전하는 이야기들의 함축적인 운율을 지닌 대화라고 생각해요. 임영웅 노래를 들으며 서서히 그 이야기들이 내 마음을 챙겨보며 찬찬히 알아주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김민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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