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방에서 나누는 대화에는 개인의 개성과 습관, 감성 등이 담긴다. 자주 대화하는 상대는 말투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여기에도 성별, 연령대, 소속 집단 등의 특성이 반영된다. 이러한 차이를 감지해 콘텐츠로 풀어낸 채널이 있다. 온라인 현상·문화를 소재로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 〈픽시드(Pixid)〉. 픽셀과 디지털을 결합해 만든 이름이다.

픽시드의 ‘찾기’ 콘텐츠는 주로 단체 채팅방에서 세대나 소속 집단이 다른 이질감이 느껴지는 한 명을 찾아내는 일종의 게임이다. 선량한 시민 사이에 숨어든 마피아를 잡는 ‘마피아 게임’과 비슷하다. 2020년 9월 개설된 픽시드는 1년여 동안 구독자 13만 명을 확보했다.

‘가짜’를 찾아내는 루트는 음성이나 문자 대화다. 참가자들은 가짜를 찾기 위해 추리를 이어간다. 몇 차례 질문을 하며 낯선 말투를 사용하거나 당연히 알아야 할 용어를 모르는 참가자를 가려낸다. 가짜의 노력도 만만치 않다. 참가 집단을 사전에 공부하고 태연하게 위장한다. 누군가는 철저하게 자신을 숨기는 데 성공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무리수로 발목을 잡히고, 집요한 질문 공세에 바닥을 드러내기도 한다.


20대는 ‘킹받네’, 50대는 ‘스팀 확확’


픽시드의 ‘찾기’ 콘텐츠는 지난 2월 ‘50대 카톡방에 숨은 20대 찾기’로 출발했다. 50대 네 명이 대화를 나누는 카톡방에 20대는 ‘영웅’이란 닉네임으로 숨어들었다. 첫 번째 대화 주제는 ‘인생이란 무엇일까’. 50대 참가자들은 각각 “인생은 연극이다” “즐기며 살자, 짱짱한 나의 앞날을” 등의 답변을 내놓았다. 20대 가짜 참가자는 “어렴풋이 말고 좀 진득하게 익어가고 싶네요”라며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의 답변에 공감이라도 하듯 꽃 사진에 좋은 글귀가 담긴 엄마 감성의 ‘짤’이 등장했다.

온라인 댓글에 달린 신조어를 맞히는 시간. ‘킹받네’를 두고 참가자들의 추측이 이어졌다. ‘킹받네’는 ‘열받네’와 같은 의미로 젊은 세대가 즐겨 쓰는 표현이다. 50대 참가자들은 “킹은 왕이니까 왕받네? 왕 짱난다는 것”이라며 대부분 정확한 의미를 유추했다. 이어 50대가 사용하는 유사 표현으로 “스팀 확확”이 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요즘 하는 고민’이란 주제에 대해 50대는 수입, 수면 시간, 자녀 걱정 등을 털어놨다. 문자로 진행되던 대화가 잠시 음성 대화로 전환된 시점, 20대는 ‘하고 싶은 일과 하고 있는 일’ 사이의 고민을 말했다. 50대 참가자들은 “살다 보면 하나씩 이루게 돼요”라며 딸의 고민을 대하듯 위로를 건넸다. 인생을 먼저 산 선배들의 진심 어린 조언에 덩달아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이었다.

어느덧 정해진 시간이 끝나고 최종 결과는 20대의 위장 성공으로 돌아갔다. 몇 차례 중간 점검에서 의심을 받기도 했지만 20대 참가자는 점점 용의선상에서 벗어났다. 일부러 오타를 내고 50대가 즐겨 쓰는 꽃 사진을 올리며 혼란을 일으킨 탓이다. 또 젊은 감각을 풍기는 다른 50대 참가자로 인해 의심이 분산되기도 했다.


교감 통해 다른 집단을 이해하는 기회 제공

한 명의 가짜를 찾는다는 단순한 형식으로 구성됐지만, 약 13분 분량의 영상은 조회수 501만 회(9월 중순 기준)를 기록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관전 포인트는 단연 가짜가 발각되지 않을까 지켜보는 데 있다. 참가자가 사용하는 말투, 용어, 이모티콘 등 하나하나에 그 사람의 문화와 취향이 반영돼 있어서다. 가짜 참가자가 무리수를 던질 경우 나머지 참가자는 미묘한 차이를 포착해 바로 덜미를 잡는다. 자신도 모르게 사용한 단어 하나가 단서가 되어 어떤 사람인지를 드러낼 수 있다.

영상은 재미와 함께 감동을 전하기도 한다. ‘50대 카톡방에 숨은 20대 찾기’ 영상에서 20대를 찾는 과정 자체가 재미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다른 연령대와 교감하며 서로를 이해하려는 모습이 따스한 감동 포인트가 됐다. 상대적으로 20대 어휘를 잘 알고 있는 50대 참가자는 평소 자녀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음을 시사했다.

픽시드 콘텐츠는 재미와 감동은 물론 나와 다른 집단을 이해하는 기회를 선물했다. 이 밖에도 ‘20대 여자 카톡방에 숨은 30대 찾기’ ‘중2 대화방에 숨은 고3 찾기’ ‘헬창(헬스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의 단톡방에서 숨은 가짜 찾기’ ‘군필 단톡방에서 미필 찾기’ ‘직장인들의 단톡방에 숨은 학생 찾기’ 등 다채로운 콘텐츠가 사랑을 받고 있다. 나와 다른 집단의 언어 습관을 엿보는 기저에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배어 있다.



20대 여자 카톡방에 숨은 30대 찾기

20대는 자기소개 대신 MBTI, ‘^^’는 잘 안 써요


시작부터 위태로웠다. 20대 여성 네 명이 모인 대화방에 ‘희라짱’이란 닉네임으로 입장한 30대 여성은 첫인사에서 발각 위기에 처했다. “안녕하세요. 희라짱입니당^^”에서 웃음 이모티콘이 문제였다. 한 20대 여성은 ‘^^’에 대해 “저희 엄마가 많이 쓰시는 것”이라며 의심을 품었다. 20대 참가자들은 인사에 이모지 혹은 ‘ㅎㅎ’만 곁들였다.

간단한 자기소개가 시작되자 20대 참가자들은 구구절절 프로필을 늘어놓지 않았다. 각자 MBTI 유형을 말할 뿐. 다행히 30대 여성도 MBTI를 알고 있어 넘어갔지만 위기는 또 찾아왔다. 최근 구매한 패션 아이템을 언급하면서 ‘깔별’ ‘쌉인정’ 등을 말하며 뿌듯해했는데 정작 요즘 10~20대는 사용하지 않는 한물간 단어였다. 20대가 즐겨 찾는 술집 ‘역전 할맥’ ‘코다차야’ ‘1943’ 등이 등장할 때도 ‘희라짱’은 혼자 당황하며 대화에 동참하지 못했다.

쐐기를 박은 건 “언니 멋져요”였다. 20대 참가자가 “언니 멋져요”라고 말하자 30대 참가자가 “나 언니 아니야”라며 발끈한 것. 요즘 20대가 멋진 사람을 극대화해 지칭할 때 쓰는 ‘언니’에 진짜 언니가 제 발 저려 정체를 드러낸 셈이다.


헬창들의 단톡방에서 숨은 가짜 찾기

자신 있는 부위가 ‘둔근’ 아닌 ‘힙’?


진짜 헬창들 사이에 가짜 헬창이 숨어들었다. 헬창은 헬스를 열심히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참가자들은 운동 관련 질문을 던지며 가짜를 유추해갔다. 가짜 헬창의 운동 경력은 개인 PT 3개월. 운동을 즐기는 지인을 통해 사전 학습을 해와 기본 배경지식은 있었다. 모르는 내용은 중간중간 검색해가며 대화에 참여했다.

그러나 “가장 자신 있는 하체 부위는?”이란 질문에 가짜 헬창이 “힙”이라고 답하자 “힙...이요?” “힙이라”라며 의심의 눈초리가 쏠렸다. 진짜 헬창이라면 ‘엉덩이’ ‘대둔근’ ‘중둔근’ 등의 답변이 나와야 했다. 운동 루틴에 대해서도 가짜 헬창은 “월화 상체 수목 하체 금 복근”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헬스에서 있을 수 없는 조합. 상체 운동을 하면 48시간 뒤 다시 상체 운동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짜의 정체가 탄로 나나 싶은 순간, 분위기가 반전됐다. 한 참가자가 “눈물이 난다”는 표현을 하면서다. 눈물은 근 손실이 생긴다는 속설 때문에 헬창 사이 금기어와 같다. 가짜 헬창은 이 분위기를 몰아 위기를 모면했다. 눈물을 언급한 참가자는 최종 가짜로 지목됐지만 그는 사실 12년 차 헬스인이었다.


군필 단톡방에서 미필 찾기

미필자님, ‘연등신청’은 검색해도 안 나옵니다


2016~2020년 군번 전역자 사이에 입대를 앞둔 미필자가 끼어 있었다. 미필자는 정체를 들키기 않도록 전역한 지인 열 명을 인터뷰해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닉네임부터 ‘야, 뭐하냐’로 정해 최고참인 척 꼰대 연기에 들어갔다. 참가자들은 장병 특유의 ‘다나까’ 말투를 사용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미필자는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해버렸다. “요즘 군대 다 편하지 말입니다”라고.

다른 참가자들은 일순 싸늘해졌다. 그러면서 “KCTC 해봤습니까?” “입수보행 뜻 아십니까?” “연등신청 뜻 아십니까”라며 미필자를 압박했다. KCTC는 과학화전투훈련, 입수보행은 주머니에 손 넣고 걷는 행동, 연등신청은 소등시간 이후 개인시간 신청을 의미했다. 미필자는 검색으로 위기를 모면하다가 “잠시만요”라고 말해 또다시 위기에 빠졌다. ‘해요체’는 민간인 말투이기 때문.

군필자들의 장난기가 발동했다. 모두 미필자의 정체를 눈치 챘지만 중간 점검마다 미필자를 제외한 참가자를 가짜로 지명하면서 군복무 시절의 추억 속 대화를 이어갔다. 이미 가짜 수색은 끝난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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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픽시드(Pixid)〉
단체 채팅방에 숨은 ‘가짜’를 찾아라!
선수현
카톡방에서 나누는 대화에는 개인의 개성과 습관, 감성 등이 담긴다. 자주 대화하는 상대는 말투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여기에도 성별, 연령대, 소속 집단 등의 특성이 반영된다. 이러한 차이를 감지해 콘텐츠로 풀어낸 채널이 있다. 온라인 현상·문화를 소재로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 〈픽시드(Pixid)〉. 픽셀과 디지털을 결합해 만든 이름이다.

픽시드의 ‘찾기’ 콘텐츠는 주로 단체 채팅방에서 세대나 소속 집단이 다른 이질감이 느껴지는 한 명을 찾아내는 일종의 게임이다. 선량한 시민 사이에 숨어든 마피아를 잡는 ‘마피아 게임’과 비슷하다. 2020년 9월 개설된 픽시드는 1년여 동안 구독자 13만 명을 확보했다.

‘가짜’를 찾아내는 루트는 음성이나 문자 대화다. 참가자들은 가짜를 찾기 위해 추리를 이어간다. 몇 차례 질문을 하며 낯선 말투를 사용하거나 당연히 알아야 할 용어를 모르는 참가자를 가려낸다. 가짜의 노력도 만만치 않다. 참가 집단을 사전에 공부하고 태연하게 위장한다. 누군가는 철저하게 자신을 숨기는 데 성공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무리수로 발목을 잡히고, 집요한 질문 공세에 바닥을 드러내기도 한다.


20대는 ‘킹받네’, 50대는 ‘스팀 확확’


픽시드의 ‘찾기’ 콘텐츠는 지난 2월 ‘50대 카톡방에 숨은 20대 찾기’로 출발했다. 50대 네 명이 대화를 나누는 카톡방에 20대는 ‘영웅’이란 닉네임으로 숨어들었다. 첫 번째 대화 주제는 ‘인생이란 무엇일까’. 50대 참가자들은 각각 “인생은 연극이다” “즐기며 살자, 짱짱한 나의 앞날을” 등의 답변을 내놓았다. 20대 가짜 참가자는 “어렴풋이 말고 좀 진득하게 익어가고 싶네요”라며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의 답변에 공감이라도 하듯 꽃 사진에 좋은 글귀가 담긴 엄마 감성의 ‘짤’이 등장했다.

온라인 댓글에 달린 신조어를 맞히는 시간. ‘킹받네’를 두고 참가자들의 추측이 이어졌다. ‘킹받네’는 ‘열받네’와 같은 의미로 젊은 세대가 즐겨 쓰는 표현이다. 50대 참가자들은 “킹은 왕이니까 왕받네? 왕 짱난다는 것”이라며 대부분 정확한 의미를 유추했다. 이어 50대가 사용하는 유사 표현으로 “스팀 확확”이 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요즘 하는 고민’이란 주제에 대해 50대는 수입, 수면 시간, 자녀 걱정 등을 털어놨다. 문자로 진행되던 대화가 잠시 음성 대화로 전환된 시점, 20대는 ‘하고 싶은 일과 하고 있는 일’ 사이의 고민을 말했다. 50대 참가자들은 “살다 보면 하나씩 이루게 돼요”라며 딸의 고민을 대하듯 위로를 건넸다. 인생을 먼저 산 선배들의 진심 어린 조언에 덩달아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이었다.

어느덧 정해진 시간이 끝나고 최종 결과는 20대의 위장 성공으로 돌아갔다. 몇 차례 중간 점검에서 의심을 받기도 했지만 20대 참가자는 점점 용의선상에서 벗어났다. 일부러 오타를 내고 50대가 즐겨 쓰는 꽃 사진을 올리며 혼란을 일으킨 탓이다. 또 젊은 감각을 풍기는 다른 50대 참가자로 인해 의심이 분산되기도 했다.


교감 통해 다른 집단을 이해하는 기회 제공

한 명의 가짜를 찾는다는 단순한 형식으로 구성됐지만, 약 13분 분량의 영상은 조회수 501만 회(9월 중순 기준)를 기록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관전 포인트는 단연 가짜가 발각되지 않을까 지켜보는 데 있다. 참가자가 사용하는 말투, 용어, 이모티콘 등 하나하나에 그 사람의 문화와 취향이 반영돼 있어서다. 가짜 참가자가 무리수를 던질 경우 나머지 참가자는 미묘한 차이를 포착해 바로 덜미를 잡는다. 자신도 모르게 사용한 단어 하나가 단서가 되어 어떤 사람인지를 드러낼 수 있다.

영상은 재미와 함께 감동을 전하기도 한다. ‘50대 카톡방에 숨은 20대 찾기’ 영상에서 20대를 찾는 과정 자체가 재미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다른 연령대와 교감하며 서로를 이해하려는 모습이 따스한 감동 포인트가 됐다. 상대적으로 20대 어휘를 잘 알고 있는 50대 참가자는 평소 자녀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음을 시사했다.

픽시드 콘텐츠는 재미와 감동은 물론 나와 다른 집단을 이해하는 기회를 선물했다. 이 밖에도 ‘20대 여자 카톡방에 숨은 30대 찾기’ ‘중2 대화방에 숨은 고3 찾기’ ‘헬창(헬스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의 단톡방에서 숨은 가짜 찾기’ ‘군필 단톡방에서 미필 찾기’ ‘직장인들의 단톡방에 숨은 학생 찾기’ 등 다채로운 콘텐츠가 사랑을 받고 있다. 나와 다른 집단의 언어 습관을 엿보는 기저에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배어 있다.



20대 여자 카톡방에 숨은 30대 찾기

20대는 자기소개 대신 MBTI, ‘^^’는 잘 안 써요


시작부터 위태로웠다. 20대 여성 네 명이 모인 대화방에 ‘희라짱’이란 닉네임으로 입장한 30대 여성은 첫인사에서 발각 위기에 처했다. “안녕하세요. 희라짱입니당^^”에서 웃음 이모티콘이 문제였다. 한 20대 여성은 ‘^^’에 대해 “저희 엄마가 많이 쓰시는 것”이라며 의심을 품었다. 20대 참가자들은 인사에 이모지 혹은 ‘ㅎㅎ’만 곁들였다.

간단한 자기소개가 시작되자 20대 참가자들은 구구절절 프로필을 늘어놓지 않았다. 각자 MBTI 유형을 말할 뿐. 다행히 30대 여성도 MBTI를 알고 있어 넘어갔지만 위기는 또 찾아왔다. 최근 구매한 패션 아이템을 언급하면서 ‘깔별’ ‘쌉인정’ 등을 말하며 뿌듯해했는데 정작 요즘 10~20대는 사용하지 않는 한물간 단어였다. 20대가 즐겨 찾는 술집 ‘역전 할맥’ ‘코다차야’ ‘1943’ 등이 등장할 때도 ‘희라짱’은 혼자 당황하며 대화에 동참하지 못했다.

쐐기를 박은 건 “언니 멋져요”였다. 20대 참가자가 “언니 멋져요”라고 말하자 30대 참가자가 “나 언니 아니야”라며 발끈한 것. 요즘 20대가 멋진 사람을 극대화해 지칭할 때 쓰는 ‘언니’에 진짜 언니가 제 발 저려 정체를 드러낸 셈이다.


헬창들의 단톡방에서 숨은 가짜 찾기

자신 있는 부위가 ‘둔근’ 아닌 ‘힙’?


진짜 헬창들 사이에 가짜 헬창이 숨어들었다. 헬창은 헬스를 열심히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참가자들은 운동 관련 질문을 던지며 가짜를 유추해갔다. 가짜 헬창의 운동 경력은 개인 PT 3개월. 운동을 즐기는 지인을 통해 사전 학습을 해와 기본 배경지식은 있었다. 모르는 내용은 중간중간 검색해가며 대화에 참여했다.

그러나 “가장 자신 있는 하체 부위는?”이란 질문에 가짜 헬창이 “힙”이라고 답하자 “힙...이요?” “힙이라”라며 의심의 눈초리가 쏠렸다. 진짜 헬창이라면 ‘엉덩이’ ‘대둔근’ ‘중둔근’ 등의 답변이 나와야 했다. 운동 루틴에 대해서도 가짜 헬창은 “월화 상체 수목 하체 금 복근”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헬스에서 있을 수 없는 조합. 상체 운동을 하면 48시간 뒤 다시 상체 운동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짜의 정체가 탄로 나나 싶은 순간, 분위기가 반전됐다. 한 참가자가 “눈물이 난다”는 표현을 하면서다. 눈물은 근 손실이 생긴다는 속설 때문에 헬창 사이 금기어와 같다. 가짜 헬창은 이 분위기를 몰아 위기를 모면했다. 눈물을 언급한 참가자는 최종 가짜로 지목됐지만 그는 사실 12년 차 헬스인이었다.


군필 단톡방에서 미필 찾기

미필자님, ‘연등신청’은 검색해도 안 나옵니다


2016~2020년 군번 전역자 사이에 입대를 앞둔 미필자가 끼어 있었다. 미필자는 정체를 들키기 않도록 전역한 지인 열 명을 인터뷰해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닉네임부터 ‘야, 뭐하냐’로 정해 최고참인 척 꼰대 연기에 들어갔다. 참가자들은 장병 특유의 ‘다나까’ 말투를 사용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미필자는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해버렸다. “요즘 군대 다 편하지 말입니다”라고.

다른 참가자들은 일순 싸늘해졌다. 그러면서 “KCTC 해봤습니까?” “입수보행 뜻 아십니까?” “연등신청 뜻 아십니까”라며 미필자를 압박했다. KCTC는 과학화전투훈련, 입수보행은 주머니에 손 넣고 걷는 행동, 연등신청은 소등시간 이후 개인시간 신청을 의미했다. 미필자는 검색으로 위기를 모면하다가 “잠시만요”라고 말해 또다시 위기에 빠졌다. ‘해요체’는 민간인 말투이기 때문.

군필자들의 장난기가 발동했다. 모두 미필자의 정체를 눈치 챘지만 중간 점검마다 미필자를 제외한 참가자를 가짜로 지명하면서 군복무 시절의 추억 속 대화를 이어갔다. 이미 가짜 수색은 끝난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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