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성공신화', 임블리의 진심은 통할 수 있을까

SNS 인플루엔서의 명과 암

유슬기 기자 |  201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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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한결같이 보내주신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임블리와 블리블리의 끊임없는 성장은 블리님들의 아낌없는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블리님들과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도록 늘 그랬듯 2019년도에도 진심을 다해 좋은 상품으로 보답드리겠습니다.”

20191월 열린 임블리 팬미팅에서 임블리 임지현 상무가 미팅에 참여한 팬들에게 손수 쓴 메모의 일부다. 이 날 열린 팬미팅은 1300석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1분 만에 티켓이 매진돼 화제가 됐다. SNS에서 84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임블리의 임지현은, 연매출 1700억을 기록하는 성공한 사업가이자 인플루엔서. 쇼핑몰 피팅 모델이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얼마나 성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모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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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호박즙이었다. 지난 4월 임블리에서 구입한 호박즙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글이 SNS에 올라왔다. 처음부터 SNS에 글을 올린 건 아니었다. 임블리 측에 문의를 접수하니 환불은 어렵고 그동안 먹은 것은 확인이 안 되니, 남은 수량과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1개에 대해서만 교환을 해주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후 SNS에는 그와 비슷한 사례의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임블리는 처음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다가 일이 커지자 쇼핑몰 홈페이지가 아닌, 임블리 SNS를 통해 환불해주겠다고 올렸다.

   

의류 쇼핑몰로 성공한 임블리는 화장품, 건강식품에까지 사세를 확장하는 중이었다. 백화점에 입점해 10개의 매장을 두었고, 화장품은 면세점에서도 판매됐다. 의류몰 역시 멋남, 탐나나 등 여럿을 두었다. (탐나나는 5월 31일 부로 영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임지현의 남편인 박준상이 사업체인 부건에프엔씨()의 대표를 맡았고, 임지현은 상무를 맡았다. 그 외 임원진에도 이들의 가족이 이름을 올려 가족기업이라 불렸다.

   

가족기업, 가족이 아니면 버티기 힘들다

   

가족기업의 내부는 친밀할 수 있었으나 치밀하지는 못했다. 사세는 확장됐지만, 시스템은 미비했다. 실제로 잡플래닛에 올라온 임블리에 대한 평가를 보면 이런 한계가 드러난다. “이직이 잦다”, “가족이 아니면 버티기 힘든 구조”, “겉으로 보는 것보다 체계가 없다등의 글이 있다. 여러 번 “SNS 유명세로 유지되는 기업이라는 지적도 여럿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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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블리에서 판매한 호박즙에서 곰팡이가 나왔다고 쓴 SNS

호박즙 논란임블리 태도논란’, ‘초기대응 논란을 넘어서 화장품 논란’, ‘가격거품 논란’, ‘갑질 논란등으로 옮겨 붙을 동안 이들의 대응은 프로답지 못했다. 공식적인 사과와 대처대신, 악플러에 대한 고소 등 사적인 싸움에 집중했다. 무대응 이후에는 댓글창을 닫거나 댓글을 삭제하는 일방적인 대응으로 사건을 악화시켰다. 이는 ‘SNS 인플루엔서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자신의 제품을 믿고 구입한 고객에게는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임블리의 단골들은 임블리에 발길을 끊거나, 안티로 돌아섰다. 실제 임블리의 VVIP였던 고객은 안티 계정의 운영자가 됐다.

   

임지현 상무는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다. 현재 사태에 대한 사과를 담은 영상이었다. 인스타그램에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고객님들은 점점 실망과 함께 떠나고 한때 VVIP던 고객님은 대표적인 안티 계정을 운영하시고, 저희 제품을 파는 유통사는 고객 항의로 몸살을 앓고, 회사 매출은 급격히 줄어 생존을 걱정해야 하고, 직원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뒷수습에 지쳐가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임블리의 정체성, 뮤즈 임지현  

이어 왜 이렇게 됐는지 저는 잘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고 생각했다과거의 저는 양쪽 길이가 다른 가방 끈은 잘라 쓰시면 된다, 막힌 단추구멍은 칼로 째서 착용하셔라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댓글들로 고객분들께 상처를 줬고, 듣기 싫은 댓글은 삭제도 했었다. 먹는 제품, 바르는 제품에까지도 내가 썼을 때는 괜찮았는데라며 일부의 불만 정도로 치부했다. 그래도 잘 팔리는데, 나를 이렇게 좋아해주는 분들이 많은데 그정도는 이해해주시겠지 하며 오만한 생각을 했다고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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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블리 임지현 상무의 사과 영상

박준성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누군가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 것 같다”, “아내는 고객을 대했던 마음이 오해받아 힘들어하고 있다등의 말을 해 사건을 악화시켰다. 명품 카피 논란에 대해서는 랩도 잘하는 사람의 것을 따라하다 보면 닮아가지 않나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으로의 대안 역시 “CS 직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겠다”, “시스템을 강화하겠다등을 제시했다.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제대로 고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2018온라인몰의 새역사 쓴 임블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준성 대표는 임블리의 성공 요인으로 뮤즈인 임지현을 꼽았다. “2013년 오픈한 임블리는 탄생 스토리부터가 기존 바잉 기반의 편집 브랜드나 여타 온라인몰과는 다르게 시작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뮤즈인 임지현이라는 인플루언서에서 비롯되어 탄생된 브랜드다. 이런 특별함이 임블리라는 브랜드를 알리고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뮤즈 임지현 상무로부터 비롯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인지도 등은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임블리만의 정체성이 됐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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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열린 팬미팅

평소 임블리를 자주 이용했던 30대 워킹맘은 호박즙 논란이 있기 전부터 임블리에 발길을 돌렸다. 처음에는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라는 공통 분모가 임지현에 대한 호감으로 작용했고, 그처럼 예쁘고 알뜰하게 스타일링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임블리 단골로 만들었다. 하지만 임블리의 사세가 늘어갈수록 가격은 올랐고, 임블리는 스타일 좋은 언니가 아니라 스타가 됐다. 그가 입고, 쓰고, 바르는 모든 것을 사기엔 부담이 됐다.

 

가족과 팬심으로 운영되는 회사는 얼마나 위태로운가

하지만 임블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스타이자 뮤즈'로 여겼다. ‘팬들이 이 정도는 이해해주겠지라는 마음으로 가격을 올리고, 화장품, 건강식품에 까지 손을 댔다. 몸에 직접 바르는 화장품이나 먹는 식품에서 문제가 생기면 얼마나 큰 문제가 생기는지 이들은 아직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임블리에 남긴 댓글 중에는 우리는 당신의 친구가 아니라 고객이다라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우리 예전에는 안 그랬잖아”, “그 때로 돌아와 줘라는 식의 응석을 부린다. 이것이 고객을 대하는 이들의 진심이라면, ‘임블리 사태SNS로 흥한 쇼핑몰의 타산지석이 될 순 있어도 해피엔딩으로 끝나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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