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선 그를 제재할 수 없다, 신문명 재재

그가 요즘 미디어의 키워드가 된 7가지 이유

유슬기 기자 |  2021.02.19

PD이자 유튜버, 연예인이자 일반인인 재재가 사람들의 눈길을 모은 지는 꽤 되었다. ‘연예인 반 + 일반인 반을 합친 '연반인'은, 덕분에 연예인의 마음도 일반인의 마음도 활짝 열어 재꼈다. 이제 웬만한 아이돌은 이들의 <문명특급>에서 컴백 소식을 전하길 원하고, 내로라하는 영화, 드라마 개봉작들도 재재와 함께 자신들의 신작을 홍보하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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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새예능 <독립만세>에 출연하는 재재

 

1. 뉴미디어에 발을 딛게 하는 훌륭한 입문서다 

문명특급은 '신문명을 전파하라'는 부제의 무려 시사교양프로그램이다. 이제는 누가 이 문명특급에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사가 된다. 재재의 떡잎시절부터 알아온 문명인(<문명특급>의 구독자를 이르는 말)들에게는 뿌듯할 일, 그리고 뒤늦게 그의 진가를 알아본 이들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뉴미디어의 알고리즘에 갇히지 않고, 기존 미디어에서 문명인으로 새로 유입되는 후자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  그는 이제 뉴미디어의 유재석이 아니라 지상파, 종편까지 종횡무진 누비며 누구의 무엇이 아닌 재재로 우뚝 서고 있다.

 

2. 스타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인터뷰어다  

그는 최근 넷플릭스로 공개된 <승리호>의 주연배우들을 만났고, 이번주에 새로 시작되는 <펜트하우스 2>의 출연진을 만났다. 동시에 새로 시작되는 티빙 <여고추리반>의 멤버가 되었고, jtbc의 새로운 프로그램인 <독립만세>에 합류했다. 여전히 그의 본업은 스브스뉴스의 기획PD, <문명특급>MC이나 그에게 주어진 다른 롤들도 무리없이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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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 배우들은 문명특급 출연 후 구독자가 됐다, 재재 인스타그램

 

보통 공개코미디 무대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예능프로그램에 왔을 때 느껴지는 부적응기, 유튜브에서 난다긴다하는 유튜버들이 기존의 미디어에 초대됐을 때 나오는 위화감이 없다는 것 역시 재재의 특징이다.

 

3. 텐션은 높지만, 정신은 산만하지 않다 

그렇다고 그가 레거시 미디어(현재에도 사용되지만 과거부터 이어져온 전통 미디어)에서 다른 문법을 구사하는 것도 아니다. 점잔을 뺀다거나 얌전을 떨지도 않는다. 그는 등장부터 춤을 추고, 높은 텐션으로 분위기를 깨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의 강점인 하이텐션인데도 정신머리가 없지 않은집중력과 여유가 여기서도 발휘된다.

앞서 <승리호> 배우들과의 인터뷰에서, 재재는 유해진의 알싸~한 마늘치킨개인기로 상대의 무장을 해제했고, 이들이 자신의 캐릭터와 평소의 모습을 자연스레 오가며 작품 뿐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자신을 무람없이 털어놓게 하는데 성공했다. <펜트하우스>의 배우들 역시, <펜트하우스>를 향한 시청자의 궁금증 뿐 아니라 배우 각자의 매력을 아낌없이 풀어내 해소하고 돌아갔다.

 

4. 박학다식한데 흥과 끼도 많다 

새로운 영화, 드라마, 음반을 내면서 이를 홍보하는 프로그램에 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건 그야말로 그동안 연예정보프로그램이 계속 해온 틀에 박힌 일이다. 기본의 연예정보프로그램도 힘을 쓰지 못하고 막을 내리는 이 시점에, 재재의 <문명특급>은 왜 컴백, 홍보 맛집으로 더 이슈가 되는가.

여기에 지금 이 시대의 재재라는 인물의 정체성이 있다. 그는 먼저 흥과 끼가 많다. ‘케이팝 고인물이라 불릴 정도로 웬만한 노래의 가사와 안무는 숙지하고 있고, 이를 원곡자 앞에서 부르고 출 수 있는 용기(?)도 있다. 그가 인터뷰이의 마음을 여는 첫 관문은 그의 노래든 그의 연기든 그의 식대로 흡수해 감정을 몰입한 뒤 아낌없이 쏟아 붓는 첫 장면에 있다

재재는 항상 그냥 등장하지 않는다. 초대 가수의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거나, 영화와 드라마의 명장면을 재연하며 나타난다. 그러면서도 잘한다. 가수가 감탄하고, 배우가 놀란다. 구독자는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은 영상에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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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하우스 2> 방영 전 문명특급에 출연한 배우들, 유튜브

5. 무례하지 않은데, 지루하지 않다

그가 개인기에만 혼신을 쏟는 건 아니다. 웬만한 가수의 노래는 다 알고 있고, 웬만한 배우의 필모는 꿰고 있다. 그가 인터뷰이의 생년월일, 이름의 한자, 가족관계 등을 줄줄 읊는 건 이제 흔한 장면이다. 그렇다고 그가 자신의 지식을 뽐내는 데 시간을 쓰느냐면 그건 아니다. 적당한 타이밍에 자신의 배경지식을 보태고, 이로서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만든다.

상대방의 실수를 덮어주고, 그가 낸 손해는 자신이 메꾸겠다는 배우 진선규의 말에 이래서 이분이 착할 선()에 베풀 규()”라며 아내인 박보경 배우가 괜찮겠냐고 묻는 장면은 그 예다.

성의껏 준비해 온 인터뷰어에 인터뷰이는 더욱 마음을 연다. 김이나 작사가가 재재를 유재석처럼 준비하고 신동엽처럼 진행한다고 한 이유는 그가 유재석의 성실함과 넓은 시야에 신동엽의 뻔뻔함과 재기를 갖추어서다. 거기다 그는 유재석처럼 댄스 신고식하기를 좋아하는데, 신동엽처럼 상대가 댄스든 개인기든 원하지 않으면 재빨리 상황을 전환하는 융통성도 갖고 있다.

 

6. 경계를 뛰어넘지 않고, 경계를 의미없게 만든다  

1990년생 재재는 연예인과 일반인의 경계를 없애듯 구미디어와 신미디어를 융합해내고 있다. 여기에는 80년대와 90년대로 나뉘는 세대공감도 포함돼 있다. 그는 겁이 없지만 경우가 없지는 않고, 박학다식한데 지루하지 않다. 더구나 여배우, 걸그룹 같은 젠더의 구분이 재재에게는 무용하다. 그를 여성MC’라거나 여자PD’라고 부르는 이는 없다. 이 역시 그의 주장 때문이나 호소 때문이 아니라 그의 존재가 그 구분 자체를 무용하게 만들어서다.

그는 면접에 수없이 떨어지던 취준생 시절 자신의 캐릭터가 여성적이지 않아서인가를 고민했다고 했지만, 그 때도 지금도 자기다움으로 지켜온 짧은 머리와 슬랙스는 그 자신에게도 누구에게도 여성다움을 강요하지 않는 자유로움이 됐다. 그의 콘텐츠는 항상 30분이 모자랄 정도로 꽉 차지만 여기에 애교, 연애, 결혼 등은 없다. 자신의 커리어와 작품 이야기로도 풍성한 에피소드가 된다.

 

7. 직장 그만두고 프리랜서 될까? 라는 고민에 대한 탐구를 보여준다  

어떤 이는 경계를 넘고, 어떤 이는 경계 자체를 의미 없게 만든다. 재재는 2021년 현재의 문명을 읽는 중요한 키워드다. 매번 100만뷰가 넘는 콘텐츠를 만들고도 그 저작권과 수익은 회사로 가는 회사에 소속된 직장인이라 재재 월급 올려주세요가 단골 댓글이다. 실제로 그의 이런 고민은 jtbc <정산회담>에 담기기도 했다. 현장의 의견이 반반으로 갈릴 정도로 치열한 토론이었다.  

그는 당분간은 프리랜서가 되지 않고 직장인으로 갈 수 있는 범위를 시험해볼 생각이다. 하지만 채널을 종횡무진 누비는 그의 커리어에 직장인과 프리랜서의 구분도 희미해질 전망이다. 

송은이의 말대로 그가 빨간 머리의 국장이 되는 날을 목도하게 될지, 그와 함께 미디어의 지형은 어떻게 변해 있을지, 그의 특급열차는 어디까지 질주할지 그야말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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