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바퀴가 마음 속에 들어왔다

성동일 끌고, 여진구 밀고, 김희원 날아오른 <바퀴달린 집>

류버들 온라인팀 기자 |  2020.08.10

 여행도 랜선으로 해야 하는 요즘, 화면을 켜면 거기엔 여행지가 가득하다. 특별히 다른 여행예능이 있을까싶어 반신반의하며 채널을 돌리다가 한 곳에 시선이 정박했다. 딱 필요한 것만 담아 집채만하지 않은 소담한 집을 끌고 다니며 원하는 곳에 멈추어 원하는 만큼 쉬어가는 여행. 바퀴가 닿는 곳이 곧 마당이 되는 여행이다. 정박지에 멈추면, 다른 캠핑 음식보다 그 지역의 특산물을 먹고, 그 맛에 감탄하는 여행. 라면을 끓여 먹더라도, 라면 한 젓가락 먹고 숲을 보고, 하늘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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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달린 집> 장면. ⒸtvN

 

성동일과 김희원, 여진구가 함께 바퀴달린 집을 끌고 여행을 떠난다고 했을 때 <삼시세끼><캠핑클럽>의 혼종인가 싶었다. 뚜껑을 열고 보니 전혀 다른 종이다. 무언가를 채집하거나 애써 잡거나 하지 않아도 각지의 특산물이 이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오거나 이들이 직접 찾아간다. 음식을 먹는 과정은 미션이 아니라 여행의 일부다.

차를 세우면 거기가 앞마당

 성동일은 모두의 큰형으로 리더십을 발휘한다. 작품으로, 여행으로 전국 방방곡곡에서 쌓은 구력으로 어디를 가든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준다. 막내 여진구는 싹싹하고, 성실하고, 잘먹고, 잘잔다. 예의바르고 뭐든 열심히 하고, 아주 잘웃고 적당히 어리숙한 그는 입맛도 수더분해 홍어삼합부터 선지국밥까지 못먹는 게 없다. 첫 회 부터 그가 하려던 커피며 식혜며 요리들이 스텝이 꼬였지만 그렇게 진땀을 흘리는 모습도 막내다워 보기 좋았다.

의외의 신스틸러는 김희원이다. 캠핑도 처음, 여행도 별로인 그는 퉁퉁 부은 얼굴로 차를 몬다. 속으로는 이걸 왜하지하면서도 시키면 다 한다. 그러던 그가, 조금씩 달라진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의 맛을 알고, 텐트에서 푹 자고 일어난 뒤 새소리를 듣고, 난생 처음으로 패러 글라이딩에도 도전한다. ‘이걸 왜 하는지의아해하던 사람이 이걸 왜 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은 <바퀴달린 집>을 하나의 단막극처럼 보이게 하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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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달린 집> 장면. ⒸtvN

 

성동일은 원래도 지인을 초대해 밥먹이고, 술먹이고, 재우는 게 익숙했던 인물이다. 여진구도 아역부터 시작해 16년차 내공으로 전국 각지에 맛집 공력 만큼이나 사회생활 짬바가 두둑하다. 김희원은 다르다. 낯가림도 많고, 장도 예민하다. 그런데 프로그램 막바지에 다다르니, 그의 진가가 드러난다.

예민하고 낯가림 많은 김희원의, 여행의 발견

무엇보다 초반의 초대손님은 성동일의 지인이었던 라미란, 공효진, 이성경 등으로 중반은 여진구의 지인인 아이유, 피오 등으로 화려하게 채워지던 라인업이 후반에는 김희원의 찐친으로 채워졌다. 극단시절 함께 동고동락하던 이정은, 박혁권, 고창석부터 술을 마시지 못해 카페에서 수다를 떤다는 배우 엄태구까지 이들의 집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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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달린 집> 장면. ⒸtvN

 

김희원의 친구들을 보는 즐거움은 김희원을 볼 때와 비슷하다. 꾸밈없고 진솔하다. 진짜 극단의 어느 대기실에 모인 오랜 벗들을 보는 기분이다. 감자 까기 같은 별일 아닌 일도 다 함께 하고 밥이 잘 된 것 같은 사소한 일에도 까르르 웃음이 터진다. 이들은 제각기 손재주가 좋은데, 그러면서도 묵묵히 자기 일을 해내고 그런데도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다. 한 명이 주목을 독차지 않고, 사이좋게 도란도란 밥상을 나누는 풍경은 보는 이를 얼마나 편안하게 만드는지.

<바퀴달린 집>은 화려한 라인업, 초호화 게스트진으로 눈길을 모았지만 막상 이 집에 도착하면 딱 이 집처럼 소박하고 소담해진다. 겉치레도 간소화하고, 웃기려는 욕심이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조바심 없이 그저 풍경에 어우러진다. 그 욕심 없는 풍경이 보는 이들도 쉬어가게 만든다. 제주, 담양, 고창, 문경, 남양주를 지나 이제 춘천으로 달려가는 바퀴가 이제는 기다려진다. 이들의 바퀴는 다름 아닌 보는 이들의 마음 속으로 굴러 들어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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