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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의 멜로, 송혜교만 믿고 갈 때 일어나는 일

변함없는 아름다움이 드라마의 전부여서는 안된다

유슬기 기자 |  2021.11.18

송혜교는 다작하는 배우는 아니다. 2~3년에 한 작품을 한다. 때문에 송혜교의 새로운 작품은 궁금증과 기대치가 높다. 그는 2008<그들이 사는 세상>, 2013<그 겨울 바람이 분다>, 2016<태양의 후예>를 지나 2018<남자친구> 그리고 2021<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 출연 중이다. 2000<가을동화> 이후 20년 넘게 부침 없이 한 작품을 이끄는 주연으로 변함없는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건 경이로운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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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SBS

 송혜교의 새로운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방송 2회 만에 주말 드라마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시청률은 8%, 스타트가 나쁘지 않다. 송혜교의 드라마는 기대를 어긋나지 않는다. 송혜교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재벌상속녀일 때나 <태양의 후예>의 의사일 때나, <남자친구>의 호텔 CEO일 때나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의 패션팀장 하영은일 때나 모두 눈이 부시다. 그가 쓰는 화장품과 스타일은 매번 화제가 된다.

 송혜교의 드라마에 보여주는 3박자가 맞지 않을 때도 있다 

매작품마다 여지없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는 건 연예인의 연예인이라 불릴 정도로 타고난 외모 덕분이기도 하고, 빼어난 자기 관리 때문이기도 하며 제작진이 송혜교가 맡은 인물에 그만큼 공을 들인 덕이기도 하다. 빼어난 3박자, 적어도 송혜교가 출연한 작품에서는 한 번도 어긋난 적 없는 트라이앵글이다. 그런데 이 삼각편대는 이번 작품에서만큼은 돋보이지 않는다. 이번 드라마가 현실멜로를 표방하고 있어서다. 송혜교는 이번 드라마가 동화가 아닌 현실이고, 내 또래 여성들이 공감할 부분이 많아 선택했다고 했다.

  실제로 드라마에는 “20대엔 직업이 없고 30대엔 집이 없고 40대엔 미래가 없다는 대사나 내 삶의 피로도가 내 마음의 펠로몬을 앞선다”, “이젠 보톡스가 아니라 연골 주사를 맞을 나이라는 대사들로 현실의 공감을 꾀한다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송혜교와 친구들 최희서, 박효주가 현실 친구 케미를 보여준다고 하는데 이들이 술자리에서 나누는 이야기는 성별이 바뀌었다면 문제가 될만한 발언이 많다. 이는 개방적이거나 솔직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감수성의 문제다. 

송혜교는 패션회사 팀장이라 전작보다 패션과 스타일에 더 신경을 썼다. 회사 동료들과의 미팅이나 오래된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도 홀로 빛날 정도로 완벽한 세팅으로 등장한다그 속에서 송혜교는 회사의 팀장이나 오래된 절친으로 보이지 않는다송혜교로 보인다. 이 회차의 댓글 중에는 "다른 배우들도 반사판좀 대주세요"라는 내용도 있다. 때로는 패션 협찬을 받은 연예인이나 쇼를 빛내줄 셀럽으로 나오는 인물보다 송혜교의 스타일링과 비주얼이 더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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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SBS

송혜교의 아름다움이 작품의 몰입에 방해가 된다는 말이 아니다. 이미 송혜교가 주연인 드라마는 송혜교의 송혜교다움을 전제로 하고 한다. 그가 주인공인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은 송혜교에게 한 눈에 반한다. 이들의 만남에서 송혜교(의 역할들)가 상대에게 무례하게 굴어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해도 남자 주인공의 눈에는 반할 수 밖에 없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들은 송혜교의 외모와 도도한 행동에 더욱 매력을 느끼고, 송혜교는 이들을 밀어낸다. 남자 주인공들은 대부분 송혜교에게 여러번 차인다.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서도 장기용이 연기하는 윤재국은 송혜교가 아무리 쌀쌀맞게 대해도, 우연에 우연이 겹쳐 송혜교의 진심과 진가를 스스로 알아채고 송혜교가 처한 위기상황들을 두 발 벗고 타개해준다.

또래 여성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그리겠다 

  송혜교는 이러한 반응을 예상이라도 한 듯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또 멜로로 컴백하네'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다"라고 말했다그는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한살 한살 나이를 먹으며 경험을 하고 공부를 해서그때그때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내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내 나이 또래와 비슷하다이 드라마에는 내 또래 여성분들이 공감할 만한 부분이 많다동화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에서 만나볼 수 있을 법한 멜로"라고 밝혔다.

 짜고 맵고 시고 쓴’ 현실 멜로라고 수식하는 이 드라마의 초반, 에피타이저에서 느낄 수 있는 건 이런 한식 밥상의 개운한 맛이 아니다오히려 낯선 프랑스 식탁에 오른 정찬 같은 잘 차려진 우아함그리고 한 구석의 느끼함이다. 아무리 패션위크라지만 부산에서 만난 한국 여자(송혜교)와 남자(장기용)가 하룻밤을 보내고 프랑스어로 대화를 나누는 첫 장면부터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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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 멜로의 타당성을 송혜교에게서 찾으면 일어나는 일 

더구나 드라마 초반 송혜교가 한 행동들. 다른 사람의 맞선에 대신해서 나가고, 맞선 자리에서 자기 할 일만 하다가, 아쉬운 상황 생기자 상대를 붙잡고 알바하겠느냐, 나같은 프로랑 일하는 건 영광일 거다라는 말을 한다면 초면에 이보다 더한 무례는 없다. 그럼에도 세계적인 포토그래퍼 장기용이 이를 허락하는 이유는, 오직 상대가 송혜교 여서다

패션업계의 트렌드에 능통하고 유능한 팀장와 해외 명품 브랜드의 디자이너가 탐내는 포토그래퍼의 사랑 이야기이지만 업계의 눈으로 보면 허술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포토그래퍼 미스터 제이라는 이름 하나로 모든 게 통한다는 설정 자체가 그렇다. 그리고 미스터 제이는 자신의 영향력을 기꺼이 처음 본 송혜교를 위해 아낌없이 쓴다. 이 제작진이 언론사, 저널리스트의 치열한 세계를 밀도있게 담아낸 <미스티>와 <부부의 세계>를 농밀하게 그려낸 작가진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송혜교에게 의지해 송혜교를 믿고 가는 멜로, 로맨스의 타당성을 송혜교에게서 찾는 드라마는 이제 기시감 혹은 당혹감을 일으킨다. 누군가는 송혜교 정말 하나도 안 변했다를 보며 경이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런 경이가 송혜교 멜로를 끌고 가는 동력이라면, 작품의 허술함을 가리는데 눈부신 배우의 아우라가 쓰인다면 그야말로 씁쓸한 일이다.  그야말로 어쩌면 지금, 송혜교의 멜로와 헤어져야 할 때가 온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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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이남종   ( 2021-11-20 )    수정   삭제 찬성 : 6 반대 : 1
고등학교 사진 보세요. 어땠는지. 성형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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