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로 일파만파 퍼지는 배구발 학폭 논란

조병규, 김동희에 이어 박혜수, 수진, 츄까지

선수현 기자 |  2021.02.23

학폭 문제가 스포츠계에 이어 연예계, 전방위로 퍼지는 모양새다. 불씨를 당긴 건 배구 선수 이재영·이다영(흥국생명) 자매. 2월 10일 두 선수에게 과거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한 누리꾼이 등장했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15일 ‘학교 폭력(학폭)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재영·이다영을 국가대표 선발에서 제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폭 선수, 감독 코트에서 사라져 

 

남자배구 KB손해보험 이상열 감독은 12년 전 박철우 선수를 폭행했던 사건이 재조명됐다. 이 감독은 박철우에게 사죄하고 잔여 경기 출장을 자진 포기했다. 송명근·심경섭(OK금융그룹) 역시 과거 학폭 가해 사실이 제기되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으며, 박상하(삼성화재)는 중학교 시절 친구를 때리고 고교 시절 숙소에서 후배를 때린 사실을 인정하며 불명예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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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논란이 제기되며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 당한 배구 선수 이재영, 이다영(좌), 불명예 은퇴를 한 박상하 ⓒ뉴시스

배구계에서 촉발된 학폭 논란은 연예계로 옮겨갔다. (여자)아이들 수진은 학창시절 술을 마시고 동급생들의 뺨을 때리게 했으며 왕따 주동자였다는 폭로가 제기됐다. (여자)아이들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무분별한 허위사실을 게재한 이들에게 형사고소 및 회사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향후 엄벌에 처해질 가해자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선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지만 배우 서신애가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 중 한 명이었다는 말이 나오며 논란은 가중됐다. 

 

허위사실이다 vs 변명 필요없다 

 

수진의 이야기가 불거지자 서신애는 SNS에 “None of your excuse(변명 필요 없다)”고 글을 남긴 데 이어 빌리 아이리시의 곡 ‘Therefore I Am’을 캡쳐해 올렸는데 노래는 ‘난 네 친구도, 뭣도 아냐’란 내용을 담고 있다. 두 사람은 같은 중학교를 나왔으며, 서신애는 과거 드라마 간담회에서 “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며 “내가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연예인 납신다’고 장난을 치거나 내게 ‘빵꾸똥꾸’ ‘신신애’ ‘거지’라고 불러 슬펐다”고 고백한 바 있다. 

걸그룹 이달의 소녀 츄(김지우)와 중학교 동창이라고 주장한 누리꾼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1학년 때 같은 반 친구 중 ㅈㅇㅂ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이 친구가 반에서 실세 같은 느낌이었다”라며 “ㅈㅇㅂ와 김지우는 돌아가면서 친구들을 왕따 시켰다. 이유는 항상 그냥 본인 맘에 들지 않아서였다.”고 했다.

츄의 소속사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는 23일 “당사는 이슈와 관련된 내용 관계를 명확히 하여 더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제기한 주장은 사실과는 다른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린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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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여자)아이들의 수진(좌)의 학폭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배우 서신애(가운데)가 그 피해자 중 한 명이란 이야기가 전해졌다. 그룹 이달의 소녀 츄(오른쪽) 역시 학폭 문제가 제기됐다. ⓒ뉴시스

배우 조병규는 뉴질랜드 유학 시절 학폭을 가했다는 폭로가 나왔으나 곧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작성자가 소속사에 허위 글임을 사과하고 글을 삭제하면서다. 조병규의 학폭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또 다른 폭로가 다수 잇따랐다. “초·중학교 때 소위 말하는 일진으로 불렸다” “뉴질랜드 유학 시절 조병규 일행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조병규는 23일 SNS에 “처음 허위사실을 유포한 글이 올라왔을 때 너무 당혹스러워서 몸이 굳고 억울했다. 바로 다음 날 선처를 호소하는 연락이 온 이후에도 억울한 감정을 떨쳐내기 힘든 상태였다. 선처를 해주기로 했지만, 그 이후 악의적인 글들이 올라오며 글의 내용과 상관없는 사진과 말 몇 마디면 진실인 것처럼 되어버리는 상황에 당황했고,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사실과 다른 주장과 반박들로 인해 저는 26년간 살아왔던 삶에 회의와 환멸을 느꼈다”는 글을 올렸다. 피해 주장과 허위 사실 공방이 이어지며 소속사 HB엔터테인먼트는 강경 대응을 예고하며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배우 김동희 동창생이라고 주장한 인물 역시 학창 시절 만만한 아이들을 괴롭히고 때렸으며 장애가 있는 친구를 괴롭혔다고 폭로했다. “애들 때리고 괴롭히는 게 일상이었던 애가 당당히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하고, 사람들한테 사랑받는 게 너무 꼴보기 싫다”며 “파장초, 이목중 아이들은 다 안다. 쟤가 어떤 앤지 그냥 이 동네 살고 옆 학교 산 애들도 다 안다”는 글을 게재했다. 

소속사는 확인 결과 ‘사실 무근’이란 입장을 밝혔으나 피해를 주장하는 누리꾼이 2차 폭로에 나섰다. 그는 “학교 복도에서 전교생이 보는 데 목을 졸린 채 주먹질을 당하고 날카로운 무언가로 협박당했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난다”며 “걸리는 게 없다면 소속사에서 부인을 하는데도 왜 김동희 어머니께서 저희 어머니한테 전화를 걸어 사과를 하시는 지 이해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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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병규(왼쪽), 김동희(가운데)에게 학폭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두 배우의 소속사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내놨다. 배우 박혜수는 학폭 가해자로 의혹이 제기됐지만, 글을 쓴 누리꾼이 해당 내용의 가해자가 박혜수가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뉴시스

배우 박혜수도 학폭이 제기됐다.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10층 높이 건물에서 던져 박살내고 비웃고, 머리채를 질질 잡고 교탁 앞에서 가위로 머리를 뭉텅 잘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조미김 속 방부제를 입에 넣고 삼키라며 머리채를 잡기도 했다”고 한 누리꾼이 올린 글의 주인공이 박혜수로 지목된 것.

 

의혹만으로 낙인이 찍히기도  

 

논란이 일파만파 된 상황에서 글을 올린 누리꾼은 “진짜 가해자에게 연락이 왔다” 자신이 지목한 연예인이 박혜수가 아니라고 밝혔다. 자신은 어떤 주어도, 힌트도 주지 않았으며 박혜수가 아니라고 추가로 명시했음에도 박혜수라고 기정사실화되자 글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배우 김소혜는 3년 전에 이어 학폭 의혹이 두 번째 제기됐다. 김소혜의 소속사 에스앤피엔터테인먼트는 “이미 3년 전에 허위사실이란 것이 해명됐던 일이고, 글을 쓴 당사자를 고소도 했던 건”이라며 “과거의 글을 재배포하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어 선처 없이 고소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룹 세븐틴의 민규에게도 학폭 의혹이 제기됐다. 민규의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캡처해 제시하며 민규가 일진이었다는 주장을 더했다. 소속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는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며 “글쓴이가 인증이라며 올린 졸업앨범이 있는데 민규의 졸업사진과 아예 다르다”고 해명했다. 

 

학폭, 과거이자 현재 

 

누군가는 과거의 아픔을 잊지 못한 채 가슴 속 상처를 묻어두고 어제에 살고, 누군가는 과거의 폭력을 기억하지 못한 채 오늘을 산다. 학폭 고발은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이들이 용기를 내 익명이 보장된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 고발하며 시작된다. 피해를 고발하는 이들에게 누리꾼들이 함께 지지 세력이 되어준다. 가해자로부터 뒤늦은 사과를 받아낼 수도 있다. 

반면 사실이 확인되기도 전에 유명인은 ‘학폭 가해자’란 낙인이 찍힌다. 정말 그러한 사실이 없는데 억울한 경우도 생긴다. 소속사는 선처없는 법적대처를 시사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지만 ‘아니면 말고’ 식의 고발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 향후 활동은 이미 치명상을 입은 후다. 박혜수의 사례가 대표적. 

연예계 학폭 논란은 당분간 뚜렷한 해결 방안 없이 첨예한 진실공방만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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