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바꾸어야 할 것은

정인 양부모 1심 공판, 양부모가 만든 입양에 대한 편견

유슬기 기자 |  2021.01.13

입양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의 문제예요.”

지난 11<박명수의 라디오쇼>에 출연한 신애라의 말이다. 이른바 정인이 사건으로 입양가정에 대한 편견이 생기고입양 자체가 위축될 것을 우려한 발언이다. 신애라는 두 딸을 공개입양해 양육해왔다. 새로운 가정에 입양되기 전, 아기가 겪은 경험과 트라우마는 다 알 수 없다. 부모뿐 아니라 아기에게도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신애라는 첫 아이의 경우 7군데를 거쳐 자신의 가정이 왔다고 했다. 아기도 이들을 부모로 받아들일 시간, 가정을 자신의 울타리로 여길 시간이 필요하다. 

jjj.jpg
1심 공판에 나타난 정인의 양부, 뉴시스

 

하지만 정인이의 양부모는 울타리가 되지 못했다. 아이는 짧은 생을 고통 속에 보내다 갔다. 자격이 없는 이들이 쉽게 부모가 됐다. 이들은 "입양 가정에 대한 편견"이라 읍소하며 지난 3번의 학대 신고를 무마했다. 하지만 정작 이들로 인해 입양가정에 대한 편견의 벽이 치솟았다. 

실제로 정인이 사건이후 입양을 포기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전부터 국내 입양아동수는 계속 감소했다. 20111548명이던 국내 입양아동수는 2019387명으로 급락했다. 2018년과 2019년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 70명 중 입양가정이었던 경우는 단 1, 친부모에게 발생한 아동학대는 전체의 57.7%인 반면, 입양가족에서 일어난 학대는 0.3%에 불과하지만 당장 우리 앞에 펼쳐진 이 비극의 충격이 너무 커 다른 통계는 덮고도 남는다.

 

입양 희망 가정은 줄지만,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는 줄지 않았다  

또 다른 정인이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아동학대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개선하고, 위험에 빠진 아동을 분리 조치시킬 수 있는 보호시설을 확충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보호망은 세상에 태어나 버려진 아이들에게 안전한 울타리를 만들어주는 일이다. 신생아는 스스로 생존이 어려울 정도로 미약한 상태로 태어난다. 돌봄과 헌신이 없으면 자립하기 어렵다. 입양은 탯줄과 함께 홀로된 아이들에게는 생존의 문제다.

113일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첫 공판이 있었다. 검찰은 살인을 주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하고, 아동학대치사는 예비 혐의로 적용했다. 정인이의 부검을 의뢰받은 법의학자들이 피고인에게 살인의 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분석해서다. 이에 대한 공분도 크다. 법원 앞에는 우리가 정인이 엄마, 아빠다라며 이들의 재판을 보기 위해 수많은 시민들이 찾아왔다. 정인이가 수목장된 묘소에도 숱한 이들이 추모의 발길을 이어갔다.

 

우리가 바꾸어야 할 일들 

다시, 다른 정인이가 생기지 않도록 우리가 바꿔야 할 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 이들의 양부모가 제대로 된 죗값을 받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들의 파렴치한 일로 인해 입양 자체가 터부시되는 건 정인이 사건이 더욱 비극적으로 흐르는 일이다. 미혼모에게 태어나거나 불가피한 상황으로 유기된 신생아들이 방치되거나 24개월이 지나 국외로 입양되는 상황이 된다. 현재 국내 입양과 국외 입양이 매해 700~800명 정도 이루어진다. 비율은 반반이다.

현재 입양체제에도 문제는 있다. 민간이 입양을 주도하고 있어서 공공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정인의 양모의 경우 정신과 치료 이력이 있었지만 제대로 검증되지 못했다. 입양 후 1년이 지난 후에도 상담과 지원이 필요한 입양가정에 대해서는 입양기관의 사후 관리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입양특례법개정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부디 제2의 정인이는 잃고 난 뒤 가슴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today's pick

magazine 인기기사

topp 인기기사

daily 인기기사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