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 폴 스미스

“나의 보스? 면도할 때 거울에 보이는 사람이죠"

글·사진 서경리 기자

 프랑스의 한 잡지는 그를 이렇게 소개했다.

 “과대망상에 사로잡히지 않은 드문 디자이너. 동료들에게 괴팍하거나 신경질적이지도 않다. 중독 치료를 받은 적도 없고, 전용 제트기를 타고 다니지도 않으며, 같은 여자와 40년째 살고 있다.”

 대부분의 패션 디자이너들처럼 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굳건히 지켜온 폴 스미스의 이야기다. 70대인 그는 지금도 ‘위트 있는 클래식’을 철학으로, 독특한 색채, 과감한 프린트, 장난기 가득한 디테일의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색동 스프라이트 문양'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폴 스미스가 한국을 찾았다. 오는 6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릴 특별전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스미스(HELLO, MY NAME IS PAUL SMITH)’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지난 4월 8일 DDP 살림터에서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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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전시는 여타의 회고전보다 더 솔직한 전시입니다. 내가 어떤 식으로 작업하고 영감을 얻는지 모든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출발은 작지만 어떻게 크게 될 수 있는지를 보고, 젊은 디자이너들이 영감을 얻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의 말마따나 '작은 출발'이었다. 폴 스미스는 15세에 학교를 그만두고 나와 야학으로 패션을 공부했다. 1970년 영국 런던 노팅험에 처음으로 3㎡짜리 작은 가게를 열었고, 1976년 자신의 이름을 건 첫 컬렉션을 선보이기 시작해 현재 73국에 2000개 매장을 가진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키워냈다. 2000년에는 영국 패션산업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조금씩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해나간 폴 스미스의 이야기가 전시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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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뮤지엄

 

 이번 전시에서는 폴 스미스가 실제 작업하는 스튜디오와 런던의 개인 오피스텔에 있는 모든 오브젝트를 전시장으로 옮겨온다. 그의 패션에 영감을 준 명화나 건축, 책 등 그의 영감의 원천이 되는 사소한 모든 것을 공개한다.

 폴 스미스는 “영감은 모든 것에서 온다(You can find inspiration in everything)”고 말한다. “회화의 색채나 벽에 휘갈겨진 낙서에도 영감은 있다. 영감의 재료를 기록하기 위해 나는 항상 카메라로 ‘사진 일지’를 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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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마지막으로  “나의 보스는 아침에 면도할 때 거울에 보이는 사람, 즉 나뿐"이라며, "폴 스미스는 폴 스미스(Paul Smith is Paul Smith) 그 자체다. 오늘날에는 흔하지 않은 특별한 브랜드"라고 자신을 설명했다. 

 “세상은 패션과 관련된 제품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서로 따라하기 바빠 개성 있고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점점 사라지고 있죠. 젊은 디자이너들이 이 전시를 보고 수평적인 사고, 경직되지 않은 자유로운 사고에 영감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패션에는 공식이 존재하지 않아요. 유연하게 흘러갈 수 있는 흐름이 있죠. 우리가 다르게 생각하는 방법을 안다면 패션업계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봅니다.”

 런던 디자인 뮤지엄(관장 데얀수직)과 서울디자인재단(대표 최경란)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에는 폴스미스가 디자인한 의상을 비롯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직접 촬영하고 그린 사진과 그림, 수십 년간 수집한 명화와 팬들이 보내준 선물 등 총 1500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6월 6일부터 8월 25일까지 DDP 디자인박물관에서 열린다. 서울 전시에 이어 광주에서도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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