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리뷰] 《코로나로 아이들이 잃은 것들》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이 겪는 5가지 트라우마

김민희 기자 |  2020.11.18

“코로나 때문에 힘든 것이 있냐고 묻는 어른이 왜 없나요?”

중 1 여학생의 이 질문을 받고 쓰게 된 책이다. 저자는 ‘서울시 코비드 19 심리지원단’ 김현수 단장. ‘성장학교 별’ 교장으로 오랫동안 청소년들의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을 함께 해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기도 하다. 

저자는 중 1 여학생의 위의 질문을 받고 ‘성장학교 별’ 학생들에게 코로나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예상은 했지만 아이들의 심리상태는 훨씬 취약했다. ‘지옥’ ‘스마트폰 유배생활’ 같이 힘든 감정을 호소하는 답변이 넘쳤다. 학생들 한 명 한명에게 마음을 담아 질문을 했다. 학생들에게 코로나란 무엇이었고, 무엇이 가장 힘들었으며, 가장 필요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또 코로나 이후 좋아진 것은 없었는지. 

KakaoTalk_20201118_105559751.jpg

 

코로나 시대의 청소년, 정체성과 경계에 대한 불안 겪어 

저자는 아이들이 코로나로 인해 받은 5가지 상처를 하나하나 헤집었다. ▲학교를 가지 못하게 되면서 겪게 된 ‘단절의 트라우마’ ▲집에서 부모님과 오랜 시간 붙어 지내면서 듣게 된 긴장과 통제에 의한 ‘규칙 트라우마’ ▲비정상적인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도 벅찬데, 규칙적으로 일상을 이어나가길 강요받는 ‘일상 유지 트라우마’ ▲학교를 안 가는 동안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는 비난을 감내하는 ‘결손 트라우마’ ▲스마트폰 사용의 과도한 환경에 노출되면서 겪는 ‘중독 트라우마’ 등이 그것. 

그동안 어른들은 아이들의 상처에 무관심했다. 전대미문의 팬데믹 앞에서 일단 어른들이 패닉상태가 됐고, 코로나와 관련된 수많은 정책과 담론은 ‘성인 위주’의 거대담론이었다. 아, 아이들과 관련돼 반복적으로 거론된 코로나 이슈가 있긴 하다. 바로 ‘코로나가 벌인 학력의 양극화’다. 이는 교육정책을 위한 담론이었지, 아이들을 위한 담론은 아니었다. 한창 성장기의 아이들이 겪고 있는 불안, 걱정, 우울 같은 어려움은 제쳐뒀다. 

미국의 정신분석가 크리스토퍼 볼라스는 《그들을 잡아줘 떨어지기 전에》라는 제목의 책을 썼다. 정신적 붕괴가 일어나기 전에 그 신호를 잘 읽고 적합한 돌봄을 제공해야 할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사소한 사고를 감지하지 못하면 큰 사고가 나듯, 마음도 마찬가지다. 작은 위험 신호를 무시하고 방치한다면 회복 불능의 상태가 될 수 있다. 

“제가 누구인지 모르겠어요. 관계가 희미해졌어요. 시간이 멈춘 것 같고요.”

얼마 전 저자의 외래 진료실을 찾은 중1 학생이 한 이야기다. 코로나 시대의 청소년들은 학생으로서 정체성이 약화되고, 자신의 경계에 대한 불안을 겪는다. 판이 대대적으로 바뀌는 경제와 정치, 환경의 거대담론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런 시대를 헤쳐 나가야 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돌보는 일일지 모른다. 저자는 “쪼개진 아이들의 마음 조각을 이어붙이기 위해 다양한 회복 패키지가 필요하다”고 간절히 호소한다. 

(덴스토리, 232쪽, 15,000원)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today's pick

magazine 인기기사

topp 인기기사

daily 인기기사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