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한 박보검은 못 보는 드라마 <청춘기록>

박보검의 청춘은 이번에도 빛을 발할까

류버들 온라인팀 기자 |  2020.09.09

 한남동은 독특한 동네다. 이름만 들으면 대략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다른 동과는 달리, 여기엔 부촌과 빈촌이 함께 모여 산다. 빈부의 차이를 눈 앞에서 매일 봐야 한다. 작가가 <청춘기록>의 배경을 한남동으로 설정한 이유다.

초등학교 동창이자 절친인 혜준, 해효, 진우는 한남동에 산다. 혜준의 엄마는 해효의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한다. 혜준과 해효는 배우라는 같은 꿈을 꾸고 있다. 하지만 꿈에 이르는 경로는 같지 않다. 2017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사회 73.8%가 개인의 노력보다 집안이나 스펙이 성공에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 사회의 한 가운데 혜준(박보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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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7일 첫방송한 드라마 <청춘기록> ⒸtvN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왕세자 역을 맡은 것 외에 박보검이 부유층을 연기한 건 거의 없다. <응답하라 1988>의 최택은 천재 바둑기사로 상금을 싹쓸이 했지만, 극 중 최택 사범은 돈을 쓸 줄 모르는 사람이었으므로 예외다. 박보검이 연기한 청춘은, 바르고 건강하고 패기 있는데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재주도 있었으나 비교적 가난했다. 드라마 <남자친구>의 김진혁이 그랬고, <차이나타운>의 석현이 그랬다. 하지만 이들은 진흙같은 현실에서도 진주처럼 빛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당신의 청춘은 어땠나요?

  <청춘기록>의 사혜준은 현실의 타격을 더욱 본격적으로 맞는다. 모델이면서 배우를 준비하는 그의 꿈을 아버지와 형은 비웃고, 모델 에이전시 대표는 돈을 떼어먹는다. 톱스타 경호를 하다가 듣도보도 못한 갑질을 당하기도 하고 그 탓에 얼굴에도 상처가 생긴다. 그를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절친이자 같은 꿈을 꾸는 해효의 실패없는 승승장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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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이쯤되면 보는 이들도 숨이 막힌다. 혜준의 현실이, 내가 지나온 혹은 내가 지나는 현실의 아픈 살을 헤집어서다. 청춘이란 빛나고 숭고할 것 같지만 사실은 가진 게 없어 가난한 자존감 따위 짓밟히기 일쑤고, 오디션이든 면접이든 고시든 사회가 정해놓은 선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패배감에 짓눌려 살아야 한다는 걸 청춘을 지나온 이들은 알고 있다

 현실적인 드라마, 박보검이라는 판타지

 박보검은 어떨까. 박보검의 사혜준은, 어떻게 이 현실을 돌파해갈까. 드라마는 박보검이라는 장치로 이 현실을 돌파해간다. 등장인물 소개에도 나와 있듯이, 그는 사람에게 사랑받는 걸 본능적으로 타고난 듯 사람들이 많이 사랑해준다. 이유없이’. 덕분에 그에게는 웬만한 굴욕으로는 구겨지지 않는 마음씨가 있다. 그 마음씨는 그의 눈빛의 결기나, 내뿜는 온기에도 영향을 준다. 그래서 이 드라마의 판타지는 역설적으로 박보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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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이제 막 2회가 방영됐고,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이래저래 현타를 맞은 그는 군대를 가야겠다고 결심한다. 실제로 배우 박보검은 <청춘기록> 촬영 후 831일 해군으로 입대했다. 훈련병인 그는 자신의 드라마를 본방사수하지 못한다. 그가 남기고 떠난 작품에 평가는 엇갈린다. 방영 이후 tvN 월화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찍으며 호기롭게 시작해 '보검매직'이 또 통했다는 호들갑도, 스토리라인이 평면적이고 진부하다는 뼈아픈 지적도 있다.

 <청춘기록>의 하명희 작가는 <따뜻한 말한마디>, <닥터스>, <사랑의 온도> 등을 집필했다. 그가 작품을 통해 일관되게 보여준 건 인간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었다. <청춘기록>이 흔한 로맨스 드라마가 아닌 한편의 가족 드라마처럼 보이는 것도 작가의 세계관의 반영이다. 청춘을 기록하는 이 드라마는 어떤 기록으로 남을까. 부디, 드라마판 아프니까, 청춘이다’, 나도 살아봐서 아는데 누구나 청춘은 힘들다식의 고구마+라떼’가 박보검의 말간 미소로 적당히 희석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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