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절대악역 이정재

"다이어트요? 눈빛 연기를 위해 필요했어요"

선수현 기자 |  2020.08.05

범죄액션 영화 <신세계>의 황정민×이정재 ‘부라더’ 콤비가 7년 만에 스크린에서 재회했다. 5일 개봉한 하드보일드 추격액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통해서다.

영화의 플롯은 단순하다. 누군가를 위해 달리는 처절한 암살자와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의 대결. 빠르고 치밀한 액션 시퀀스가 잠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특히 두 배우의 합은 액션 쾌감을 최고로 끌어올린다.

작품의 큰 줄기를 끌어가는 건 황정민(인남役). 그는 시종일관 검은 양복을 입고 무겁고 정적인 분위기의 은둔형 암살자를 표현했다. 그렇지만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건 이정재(레이役)다. 영화 사이사이 스파크를 일으키는 추격자로 등장했다. 화려한 패턴의 의상과 전신 타투는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한다. 

레이는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칠흑 같은 인물, 아니 누군가를 죽이며 쾌감을 느끼는 인간 백정이다. 눈빛만으로도 섬뜩한 이 캐릭터를 이정재는 제 옷을 입은 듯, 놀랍도록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내면의 깊은 곳에서 악을 소환하기 위해 자신을 내던진 배우 이정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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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엔터테인먼트

Q. 통쾌한 액션 씬이 보는 이는 즐겁지만 정작 배우로서는 힘들었겠어요.
촬영 도중 어깨 근육이 파열됐는데 아직 수술을 못해 여전히 부상을 달고 있어요. 저만이 아닐 거예요. 배우, 스태프 각자 맡은 파트에서 ‘어? 이거 새로운 영화가 되겠는데?’ 그런 기운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모두 조금씩 더 욕심을 낸 것 같아요.

Q. 태국 모텔 안에서의 액션 씬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선 장소 선택이 좋았어요. 실제 태국의 모텔인데요, 왜 저렇게 좁은 곳을 골랐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둘의 싸움이 더 치열하게 보이고 도망갈 곳 없는 서스펜스가 잘 표현됐더라고요. 연기자들은 좁은 곳에서 감정이 치열하게 하는 걸 경험하죠. 

Q. 액션에 스톱 모션 기법이 사용돼 몰입도를 더욱 높였더라고요.
저도 정민형도 처음 해봤어요. 정확한 동작, 각도를 유지한 채 천천히 움직이면서 서로 지정된 곳을 타격하는 거예요. 그때 받은 에너지를 충분히 느끼고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요. 연결해서 찍고 후반작업에서 속도감을 더 높였죠. 완성된 결과물을 봤을 때 ‘저게 진짜 되는 건가’ 싶었어요. 땀도 허공에 날아 다니니 좀 더 리얼해 보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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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엔터테인먼트

 
Q. <신세계> 이후 황정민 씨와 7년 만에 재회했죠. 호흡은 어땠나요?
정민형이랑 <신세계>부터 호흡이 아주 잘 맞았어요. 영화 속에서 변화를 주기 위해 대화를 많이 했는데 전체적 방향성이 같았거든요. 서로가 영화의 목표 안에서 ‘어떤 걸 더 잘 표현하자’ ‘우리의 앙상블이 더 잘 보이려면 어떤 방향으로 가자’ 이런 방향성이 어긋난 적이 없어요. 그런 면에서 호흡이 참 잘 맞았죠.

Q. <관상>의 수양대군은 영화 중반에 등장했고 <신과 함께>에선 심지어 특별출연이란 분량에도 영화에 이정재를 각인하는 힘이 컸어요. 이번 영화도 그렇고요.
그게 부담이었어요. 시나리오에서 7대3, 8대2로 보이는 비중을 어떻게 5대5로 만들어 대결 구도를 훨씬 치열하고 흥미진진하게 만들지 고민을 많이 했죠. 잠깐 나오는 장면도 과하지 않은 연기, 임팩트와 의미가 조화를 이뤄야 했어요. 그게 연기자의 몫이기도 하죠.

Q. 직접 ‘레이’의 패션, 액세서리, 타투 등 콘셉트를 잡았죠? 그처럼 화려하게 잡은 이유가 있나요?
레이의 독특함을 표현은 해야 하는데, 영화 속에서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이 적다 보니 강한 임팩트가 필요했어요. 패션, 타투를 하면 연기를 더 간소화할 수도 있고요. 과도한 액션이나 연기 없이 가만히 보는 눈빛만으로 다 표현이 될 때가 있잖아요.

Q. 다이어트도 한 것 같아요.
강렬한 눈빛을 위해 필요했어요. 어떤 표정을 짓기보다 감정이 그런 상태여야 했거든요. 표정은 짓는 순간 관객에게 다 들켜요. 몸이 초예민한 상태로 있어야 짧게 지나칠 때 섬뜩한 모습이 나올 수 있어요. 현장에 밥차가 있지만 소량의 채소만 먹으며 다이어트를 했어요. 사실 얼마나 먹고 싶은 게 많겠어요? 끝나면 맥주도 한 잔하고 싶고. 신경이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죠. 그런 게 다 자연스럽게 눈빛에 배어나온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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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엔터테인먼트

Q. 감독 이정재로 영화 <헌트>를 준비하고 있잖아요. 감독에 도전한 계기가 있나요?
<도둑들> 촬영 때였어요. 홍콩 배우 런다화(임달화) 선배와 식사를 하는데 ‘지난달에는 친구의 영화를 프로듀싱하고, 이번 달은 <도둑들>에 출연하고 다음 달은 연출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소년시절의 너>를 연출한 청궈샹(증극상) 감독도 도둑 무리로 출연하고 있었고요. 그때 굉장히 큰 자극을 받았어요. ‘이 사람들은 배우나 감독이 아니라 영화인이구나’ 싶었죠. 영화를 만드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자유로움이 부러웠어요. 그때부터 조금씩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고요.

Q. 주연 배우로 정우성을 캐스팅하고 있다는데.
아직 결정 안됐어요. 우성 씨가 4년째 답이 없네요. 시나리오를 아직 안 본 건가. 하하.

이정재와 정우성은 절친 사이로 유명하다. 1998년 <태양은 없다>에서 인연을 맺은 두 배우는 이제 메가폰 욕심을 내며 감독의 길에 나란히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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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엔터테인먼트

영화계에는 ‘이정재가 악역을 맡으면 영화는 성공한다’는 말이 있다. 실제 이정재가 악역을 맡은 <도둑들> <신세계> <암살> <관상> 등이 모두 흥행했다. 신도 구원할 수 없는 역대급 악역 ‘레이’로 출연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관객들은 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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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최제욱   ( 2020-08-08 )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0
우선 믿고보는 영화인이라 긴장과 함께 기대가 됩니다. 신세계에서의 브라더연기를 지금도 재생해서 보고 있지만 황정민씨와 이정재씨의 영화, 볼만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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