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곤 작가, 사적대화 인용 사과 '젊은작가상' 반납

소설집 판매 중단, 어떤 내용이길래...

이훈 객원기자 |  2020.07.22

소설에 지인과의 사적 대화를 그대로 인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김봉곤 작가가 사과와 함께 ‘2020 젊은작가상’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지난 21일 소셜 미디어에 “부주의한 글쓰기가 가져온 폭력과 피해에 대해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며 “고유한 삶과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채 타인을 들여놓은 제 글쓰기의 문제점을 뒤늦게 깨닫고 이를 깊이 반성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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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창비

그러면서 문제가 된 단편 ‘그런 생활’로 올해 초에 받은 문학동네의 ‘2020 젊은작가상’을 반납하겠다고 했다. ‘젊은 작가상’ 심사위원들은 젊은작가상 반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문학동네는 김 작가의 ‘그런 생활’을 제외한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작품집’ 개정판을 내겠다고 예고했다. 다른 출판사 창비는 ‘그런 생활’이 실린 소설집 ‘시절과 기분’ 미수정본과 논란이 된 내용을 수정한 판본도 모두 회수하고 이미 구매를 환 독자에게는 환불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문학동네는 또 다른 이의 사적인 메시지가 역시 그대로 인용된 김 작가의 다른 소설 ‘여름, 스피드’가 실린 소설집 《여름, 스피드》 판매를 중단하고 마찬가지로 구매 독자에게 환불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앞서 ‘그런 생활’에 등장하는 ‘C누나’가 자신이라고 밝힌 A씨가 ‘김 작가가 나와의 카톡 대화내용을 허락 없이 소설에 인용했다’고 폭로한 뒤 이번 논란이 시작됐다. 김 작가는 A씨가 “동의한 줄 알았다”고 해명했지만, 불씨를 꺼트리지는 못했다.

특히 논란 초창기 국내 굴지의 출판사들인 문학동네와 창비 측이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도 일부 작가와 독자들의 반발을 이끌어냈다. 한편에서는 두 출판사의 원고 청탁을 거부하고, 책 구매를 하지 말자는 움직임도 보였다.

여기에 ‘여름, 스피드’에 등장하는 ‘영우’라는 인물이 이름은 다르지만 자신이며 이 소설로 ‘강제 아우팅’됐다는 피해자 B씨가 추가로 등장하면서 논란은 가중됐다.

결국 김 작가가 젊은작가상을 반납하는 데 이르렀고 문학동네와 창비가 책 판매 중단·환불 조치에 이어 후속 대책 마련을 예고하면서, 우선 논란의 불씨는 잠잠해졌다. 

2016년 등단한 김 작가는 국내 문단에서는 보기 드문 ‘퀴어 문학’을 수면 위로 끌려 올렸다는 평을 받으며, 급부상했다. 스스로 성수자임을 고백하고 1인칭 시점으로 동성애 문제와 일상을 다룬 사소설(私小說) 형태인 ‘오토픽션’(자전소설) 장르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창작윤리’에 둔감했다는 지적은 피해가지 못하게 됐다. 이번 김 작가의 사적 대화 인용은 문단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계에서 다른 사람의 삶을 예술적 소재로 전시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김 작가와 함께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김초엽 작가는 소셜 미디어에 “소설의 가치가 한 사람의 삶보다 우선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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