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간 불화로 '지민 탈퇴' AOA, K팝의 그늘

권민아가 인스타그램에 남긴 폭로 글 보니

이훈 객원기자 |  2020.07.06

걸그룹 ‘AOA’ 동료였던 권민아를 괴롭혔다는 의혹을 받은 지민이 팀을 탈퇴하고 연예 활동을 중단했다.

후폭풍으로 AOA의 향후 활동까지 불투명해지면서 K팝의 고질적 병폐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국위 선양을 한다며 국가적으로 각광 받고 있지만, K팝의 그늘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드러낸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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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아 포함 6인조 시절 AOA. ⓒFNC엔터테인먼트

배우로 전향한 권민아는 작년 5월 AOA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종료하고 회사와 팀을 나왔다. 이후 권민아는 AOA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일들과 관련 악플 세례에 시달렸다. 일부 가혹한 악플에 감정이 복받친 권민아는 지난 3일 소셜 미디어에 지민의 괴롭힘으로 인해 AOA를 탈퇴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지민의 괴롭힘으로 인해 자신의 아버지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은 물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다고 털어놓아 파장이 일었다.

지민은 “소설”이라는 글귀를 시작으로 반박에 나섰으나, 권민아가 자해의 증거로 자신의 손목 흉터를 공개하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결국 지민은 동시에 팀 탈퇴와 연예계 활동 중단했다. 사실상 연예계 은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굴곡이 많았던 AOA는 이번 사건이 직격탄이 돼 데뷔 8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AOA는 2012년 데뷔했다. 당시 댄스 그룹과 밴드 활동을 병행하는 팀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멤버 7명 중 지민, 초아, 유나, 민아에 밴드 활동에만 나서는 유경이 가세, 밴드 유닛 AOA블랙이 완성됐다.

하지만 유경을 제외하고 설현, 혜정, 찬미 등이 가세된 댄스그룹이 ‘짧은 치마’ 등으로 인기를 누리며 밴드 유닛은 흐지부지됐다. 결국 유경이 2016년 팀뿐만 아니라 FNC를 떠났다. 2017년에는 핵심 멤버 중 한명인 초아가 휴식기를 보내며 잠적설, 탈퇴설 끝에 그해 6월 팀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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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아가 괴롭힘을 당했다며 인스타그램에 남긴 폭로 글.

작년 5월에 5인 체제로 재편했다. 지민, 유나, 혜정, 설현, 찬미 등 다섯 멤버가 FNC와 재계약한 반면 권민아가 이 회사와 계약을 종료하고 팀 자퇴를 결정했다. 당시에는 불화설은 없었다. 그러다 이번 권민아의 폭로로 AOA와 FNC는 벌집을 쑤셔놓은 것처럼 됐다. 지민의 탈퇴로 4인조가 된 AOA의 향후 활동에 먹구름이 끼게 됐다. 결국 AOA는 9월에 예정했던 ‘원더우먼 페스티벌’ 출연을 취소했다. 일각에서는 AOA 해체설도 나돌고 있다.

아이돌 그룹 내 특정 멤버 괴롭힘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2년 톱 걸그룹으로 각광 받던 ‘티아라’는 멤버 화영에 대한 ‘따돌림 논란’으로 추락했다. 멤버 화영이 탈퇴하는 과정에서 다른 멤버들이 화영을 따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K팝 아이돌 그룹의 인기 요인은 여러 가지다. 노래, 춤, 외모뿐만 아니라 각 멤버의 캐릭터 그리고 그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관계성에 공감하는 팬들도 상당수다.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멤버들의 관계를 다룬 ‘팬픽’, 즉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 등을 소재로 팬이 직접 쓰는 소설이 성행하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따돌림, 괴롭힘, 불화 등으로 인해 그런 관계성이 망가지는 것을 목격하게 되면 팬심은 급격히 식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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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조로 활동하던 AOA 과거 활동모습. ⓒFNC엔터테인먼트

사실 멤버들 간 불화는 일찌감치 지적돼온 K팝의 그늘이다. 아이돌 그룹이라는 공동체는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 아니다. 아이돌 활동이라는 미명 아래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합숙생활이 대다수 소속사의 기본 원칙이라,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24시간 붙어 있게 되고 그러다보면 풀지 못한 앙금이 쌓일 수 있다. 한 그룹의 멤버로 데뷔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경쟁도 겪어 스트레스도 극에 달하기도 한다. 소속사가 멤버들 간의 화합을 위해 계속 유연하게 움직여야 하는 이유다.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도 사회적 단체 활동이다. 단체를 움직이기 위해 서열 관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부작용이 따르는 것은 필연적”이라면서 “나이가 어린 멤버가 대다수인 이 공동체가 불화 없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소속사의 관심과 보살핌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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