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탄절’에 퍼진 임영웅 팬들의 품격 있는 선행

[인터뷰] '영웅시대' 밴드 리더 카타리나

서경리 기자 |  2020.06.16

<미스터 트롯>의 진(眞) 임영웅의 생일을 맞아 팬들이 또 한번 일을 냈다.  

6월 16일 임영웅의 생일을 맞아 팬들이 펼친 선행 릴레이가 온라인 뉴스로 도배된 것. 그들의 선행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임영웅 공식 팬카페 '영웅시대' 회원들은 그동안 소외된 이웃과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임영웅' 이름으로 꾸준히, 그리고 뒤에서 조용히 도움의 손길을 뻗어 왔다. 각종 장학금과 저소득 가정 지원, 헌혈증 기부 등 방식도 다양하다. 

팬클럽 '영웅시대'의 회원들은 소모임을 만들어 봉사활동을 하기도 한다. 시작은 밴드 '영웅시대'의 쪽방촌 봉사다. 지난 5월 14일 회원 22명이 카톨릭 평화의집 쪽방촌 주민에게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 전달하고 성금 150만원과 모자 300개를 기부했다. 또 6월 16일 임영웅의 생일에 맞춰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 616만원의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기부와 봉사에 참여한 회원들은 하나 같이 모두 입을 모아 말한다. “임영웅을 만나 삶의 활력을 얻었으니, 그 가수를 위해 뜻깊은 일을 하자”라고.

 

인터뷰/ '영웅시대' 밴드 리더 카타리나

밴드를 만들고 이끄는 밴드 리더 카타리나(본명 안명숙)와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밴드 '영웅시대'는 동명의 팬카페에서 인연을 맺은 임영웅의 팬들이 직접 만나 소통하기 위해 만든 소모임이다. 

그는 난생 처음 연예인에 ‘입덕’하며 우울증을 극복했다고 한다. 임영웅으로부터 받은 위안을 더 큰 사랑으로 돌려주는 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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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영웅시대’ 회원들이 가수 임영웅의 생일을 기념해서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 616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밴드'영웅시대'

 

“난생 처음이었어요. 가수에 대한 관심도, ‘팬심’이 무엇인지도 처음 느꼈죠.”

그는 오랜 공직생활을 마치고 2년 전 정년퇴임했다. 은퇴자로 살다보니 처음에는 자유로운 생활이 즐거웠지만, 점점 세상에서 잊혀지는 것 같아 서운하고 쓸쓸한 마음에 우울증이 왔다. 우연히 본 TV조선의 <미스터트롯>에서 임영웅의 노래를 듣다가 주저앉아 오열하듯 울었다. 

경연 무대에 오른 임영웅이 나직이 읊조리듯 불렀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_노사연 곡 '바램'

"위로받은 기분에 당황스러울 정도로 울었어요. 트로트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노래 부른 가수 임영웅에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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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에라프로젝트 제공

- 임영웅에게는 어떤 매력이 있나요.  

"장윤정 심사위원이 그러더군요. 많은 가수들이 무대 오를 때 노래만 부르고 내려가는데 임영웅은 감정을 세팅하고 무대에 올라 전달되는 게 다르다고. 임영웅이 부른 ‘바램’ ‘어느 60대 노부부이야기’ 모두 감정 이입되는 가사들이잖아요. 다른 가수들은 음악 소리에 묻혀가는 경향이 있는데 임영웅의 장점은 목소리를 드러내며 노래 가사를 느껴지게 만들어요. 제 아들과 또래인데 내공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밝은 얼굴로 흥을 돋아 열광할 수 있게 만드는 에너지를 갖고 있어요. 홀어머니 밑에서 철이 일찍 들었다는 점도 신통하고 대견해요."

- 밴드 ‘영웅시대’는 시작은?

“팬카페 '영웅시대' 회원들이 의외로 연령대가 좀 높더군요. 임영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어 소규모 모임을 바라던 차에, 카폐에 지역별 소그룹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제가 사는 서울에서도 소규모 모임이 생기면 좋겠다, 했더니 아들이 그러더군요. ‘엄마가 직접 만들지 그래요’라고. 팬카페에 서울지역방을 만들고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카카오톡 대화방을 열었어요. <미스터트롯> 결승전이 열릴 때는 대화방에 천명 가까이 모이기도 했죠. 사람이 많다보니 대화방 운영이 어렵더라고요. 공지사항 올리기도 힘들고요. 회원들과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싶어서 밴드 '영웅시대'를 만들었어요." 

- 팬클럽 활동을 하며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딸이 서른 네 살이에요. 중학생 때 HOT 팬이었는데 그 간절한 마음을 이제 알게 됐어요. 좋아하는 가수에게서 위로와 위안을 받게 될 줄 몰랐거든요. 최근에 딸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했어요. 우리 방 회원들은 40~60대가 많아요. 갱년기가 올 시기인데 그 부분이 해소되는 듯해요. 한 40대 후반 회원이 사춘기 딸과 매일 싸웠는데 임영웅을 좋아하고 집안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하더군요. 엄마가 행복하니까 딸을 향한 잔소리도 줄어들고, 남편에게도 관대해진 거죠. 하하."

그는 40~50대 팬들의 활동이 얼마나 열성적인지 한참 설명했다. 음원 스트리밍은 기본, 기사마다 '좋아요'는 필수다.  임영웅이 출연하는 광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도 상상 이상이다.

"임영웅이 지방에 다닐 때 ‘바리스타 커피’만 마셨어요. 농담으로 '나 매일 이거 마시는데 CF 모델 제의 안 들어오나?'라더군요. 그때부터 팬들이 움직였어요. 매일유업 홈페이지에 엄청나게 글을 올렸죠. 결국 매일유업 광고를 찍었고요. 헤어브랜드 리즈케이 대표가 임영웅 팬이었는데 모델로 쓴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상품이 매진됐어요. 최근 홈쇼핑에 나온 건강 팔찌도 모두 동이 났죠. 단체 톡방에 청호나이스, 쌍용자동차 등 구입 후기가 많이 올라오고요."

- 봉사활동도 한다고 들었어요.

"개인적으로 20년 넘게 장애인보호시설에 봉사활동을 다녔어요. 퇴직 후 시간 여유가 생기니 봉사활동을 더 많이 하려고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영웅시대 활동으로 바쁘더라고요. 바꿔 생각하니 회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 좋겠더라고요. 회원들의 생각도 같았어요. '우리 팬덤은 연령대가 있으니 결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자. 가수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해서 가수를 빛나게 해주자'라고요. "  

밴드 ‘영웅시대’는 카톨릭 사랑·평화의집에 매달 봉사활동을 다니고 있다. 회원 30여 명이 450명 분량의 도시락을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 쪽방촌을 일일이 다니며 전달한다. 임영웅 생일 6월 16일에 맞춰서는 616만원을 모아 연세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 전달 했고, 모자 1000개를 독거노인·노숙자·장애인 보호시설에 보냈다. 

임영웅에게 선물하는 것도 좋지만, 물질적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하고 그 마음이 임영웅에게 전달되는 게 그 어떤 선물보다 뜻깊을 거라 생각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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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밴드 '영웅시대' 제공


-봉사활동이 쉽진 않을 것 같습니다만.

"봉사활동을 처음 해본 사람도 많아요. 혼자 다니기엔 뚜렷한 계기가 없고 용기가 안 나서 그래요. 그런데 밴드 ‘영웅시대’를 통해 봉사활동 참가자를 모집했더니 서로 가겠다고 하더라고요. 다들 뿌듯해하고 기회를 만들어줘 고맙다면서요."

그는 앞으로 "뒤에서 묵묵하게 지원하고 싶다"고 말한다. 가수 얼굴은 꼭 보지 않아도 상관없다. 임영웅이 잘 되고 좋은 소식이 알려지는 것만 해도 뿌듯하다는 거다.

"임영웅 팬의 이름으로 좋은 일도 계속 할 거예요. 저희가 첫 주자인 셈인데 점차 다른 모임도 따라하더라고요. 좋은 일은 파급효과가 큰가 봐요. 임영웅 팬들과 좋은 에너지를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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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밴드 '영웅시대' 제공

그 가수에 그 팬  

가수 임영웅은 오랜 무명생활을 끝에 <미스터트롯>으로 일약 스타가 된 후 꾸준한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그램 우승 후 첫 광고 수익을 전액 기부하는 데 이어, 모교 경복대학교에서 받은 상금 전액 500만원을 고스란히 실용음악과 후배들을 위해 기부했다. 

한편, 임영웅 공식 팬카페 ‘영웅시대’의 선행 릴레이도 끊이지 않는다. 서울·경기 회원들은 소외된 취약계층 아동을 돕기 위해 사용해 달라며 1천318만5817원의 후원금을 전했고, 충북 지역 회원들은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300만원을 기부했다.

또 부산·경남 웅사랑방 회원들은 임영웅 출신학교인 경기도 포천 동남 고등학교에 장학금 331만원을 기부했다. 대전·세종 회원들도 대전 동구 관내 한부모가정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장학금 616만원을 대전 동구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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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처음   ( 2020-06-17 )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0
밴드리더님의 마음과 생각이 어쩌면 저랑 똑같을까요?~^^ 임영웅!그 가수의 그 팬이 되고싶습니다 얼굴을 당연히 보고는 싶지만 못본대도 멀리서 좋은소식 건강하기만을 바랍니다~♡
  돈뭉치   ( 2020-06-17 )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0
팬은 가수를닯아간다고 하지요 임영웅 성품도 인성도 착하니 팬들도 성품도 인성도좋은거같네요 봉사한다는거대단한겁니다 휼륭한리더자가 있으니 그를 따르는사람들이 늘어나겠지요 팬분들과 리더자의봉사정신 높이평가합니다 휼륭하십니다 임영웅도 행복할꺼라생각합니다
  그녀는짱   ( 2020-06-17 )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0
선행을 하면서 그 선행이 내게 오는것이 아니라 내가 응원하는 가수에게 갔으면..하는 바램으로 봉사하시는 펜들의 모습을 보니 그 가수 임영웅은 참 복이 많아 보입니다..그 복을 받을만틈 선하고 영향력있는 사람인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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