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교수, BBC '2019년 100인의 여성'에 선정

‘왜 그런 행동을 할까?’가 궁금했던 소녀가 걸어온 길

김토프  |  2019.10.16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영국 BBC 방송이 선정한 ‘2019년 100인의 여성’에 이름 올렸다.

BBC는 16일(현지시간)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영감을 많이 준 100인의 여성을 선정해 공개했다. 이수정 교수는 100인 중 유일한 한국인이다. BBC는 이 교수에 대해서 "범죄심리학과 교수로 한국에서 화제가 된 수많은 살인 사건들을 분석해왔다"며 "스토커 규제법 소개에 힘쓰는 등 법안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수정 교수는 우리나라 프로파일러 1세대다. 30대 중반이던 1999년 경기대 심리학과 교수가 되고, 교정학과에 배정됐다. 범죄심리학에 대한 관심은 2000년대 들어와서다. ‘범죄심리학세부 전공은 2002년 생겼고, 프로파일러 개념이 도입된 건 2004~2005년 유영철 사건 이후다. 범죄심리학자로서 20, 그는 현장형 연구자다. 범죄자가 있는 교도소를 찾아가 흉악범과 얼굴을 맞대고 면담한다. 자신의 저서 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에서 그는 이렇게 적었다.  

처음엔 범죄자를 만나면 분노하고 화가 나다가, 이 분노를 극복할 수 있는 사고방식이 생겼다. 왜 그가 그렇게 되어야 했는지를 알아내려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사람들의 심리에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왜 그런 행동을 할까?’가  가장 궁금했다고. 심리학자라는 직업을 알게 된 건 사춘기 때.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를 통해서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심리학이 일반적이지 않을 때다. 연대에 심리학과가 생긴 해에 입학했다.

이수정 교수는 프로파일러로 활동하며 심리형사 정책과 입법에 영향을 많이 끼쳤다. '전자발찌 법안(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이 대표적이다.

“전자발찌 법안은 3년 정도 삼수를 한 법안이에요. 원래 성범죄자들에게 다 채우려 했는데, 고위험군을 선별해서 채우도록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이번에 발생한 선배 약혼자 살해 케이스도 전자발찌 착용자였잖아요. 제가 만든 기준으로 선별된 사람이 출소해서도 위험한 재범을 하는 걸 보면 여러 생각이 듭니다. 불행한 사건이지만, 연구자 입장에서는 ‘내 연구가 제 기능을 하고 있구나’라는 감흥이 있어요.”

이 교수는 지난 7월 《topclass》와의 인터뷰에서 살면서 궁극적으로 바라보는 지점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아이들이 어른들을 신뢰할 수 있고, 아무 데서나 놀 수 있는 세상"이라고 답했다.  

100인에 선정된 여성들에게 던진 ‘여성이 이끄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공통 질문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범죄심리학자로서 미래의 세상은 내 아이들에게 안전한 곳이 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한편, BBC 선정 100인의 여성에는 이수정 교수 외에도 미 항공우주국 화성 프로젝트 매니저 미미 아웅,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일본에서 하이힐 반대을 펼친 이시카와 유미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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