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계 1타 강사 이효리, 22년째 슈퍼스타

스무살에 데뷔해 마흔까지 스타가 아닌 적 없는 본투비 연예인

유슬기 기자 |  2019.09.17

연예인을 하지 않았으면 뭘 했을 것 같아?”

. 난 본투비(born to be) 연예인이야.”

“(어이없는 듯 잠시 정적)”

오빠는 모를 수도 있겠다. 나는 워낙 슈퍼스타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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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일로 만난 사이> 1회

 

tvN <일로 만난 사이> 1회의 한 장면이다. 유재석이 매회 새로운 일터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게스트와 함께 일하는 이 프로그램은 2019년판 체험, 삶의 현장이다. 이 현장에 첫 번째로 소환된 게 이효리이상순 부부다. 이효리는 여기에 나와서 나는 1회 전문 게스트라며, “내가 나와서 틀을 딱 잡아주고 간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이에 대해 효리는 예능계 1타 강사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예능계 1타 강사, 이효리

유재석과 일로 만나, 이경규강호동과 한 끼 줍쇼를 해도 이효리는 웬만해서는 주눅 들거나 눈치보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리하거나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도 않는다. 이를테면 이런 1인자들 앞에서도 이들이 어떤 선을 넘으면 그건 옛날 방송 스타일이라고 말하고, “요즘은 그런 식으로 하면 안된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이효리다. 그리고 그런 말은 대부분 맞는다.    

예능인은 흔히 스튜디오형과 현장형으로 나뉜다. 신동엽, 김구라 등이 전자라면 유재석, 강호동 등은 후자다. 이효리는 전천후다. 스튜디오형 토크쇼에 나가도, 리얼 버라이어티에 나가도 제 몫 이상을 해낸다. 무대에서는 화려하게, 현장에서는 소탈하게 변한다. 풀메이컵에 완전히 무대의상을 입어도 어울리고, 민낯에 밀짚 모자에 몸빼 바지를 입고 밭일을 해도 어울리는 게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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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예능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 9.995%을 기록한 <효리네 민박>

 

본투비 연예인이라는 건 시대를 반 발자국 정도 앞서 가면서, 촉을 읽는 트렌드 리더이자 세터가 되는 일인데 현재 아니 데뷔 후 22년 째 이효리는 그런 존재다. 그가 슈퍼스타로서 자신의 삶을 일종의 운명이라고 말하는 게 농담만은 아니다. 1998년 핑클로 데뷔할 때부터 그는 이전에 없던 1세대 걸그룹이었고, 5년 후 ‘10 minutes’유고걸로 여자솔로가수 시대를 열었을 때도 그는 독보적이었다.

 

본투비 연예인   

이후 걸그룹과 솔로들 중 이효리보다 춤도 잘추고 노래도 잘하는 이들은 쏟아졌지만 그만한 파급력을 가진 이는 드물었다. 이효리는 서른 즈음부터 예능의 치트키가 된다. 이미 그는 게스트 뿐 아니라 MC로서도 독보적인 존재였다. 신동엽과 <해피투게더>를 진행할 때나 유재석과 <패밀리가떴다>를 이끌 때 이효리는 한 번도 보조 MC의 역할에 머문 적이 없다. 늘 자기 분량을 해냈고, 인위적이지 않은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 냈다. 이는 본능과 센스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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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핑클 완전체가 모인 <캠핑클럽>

 

이효리는 걸그룹, 솔로, 예능인으로 모두 방송대상을 받은 유일무이한 존재가 됐는데, 홀연 아티스트 이상순과 열애 후 결혼을 하며 제주도의 소길댁이 됐다. 그의 결혼도 하나의 이슈이자 트렌드가 됐다. 제주도 살기스몰웨딩또 결혼을 전후해 그가 실천하고 있는 채식주의는 그 시대를 읽는 또 하나의 키워드다. 남들보다 반 발자국 앞서서 행동에 옮김으로서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 되는 건 스타 이효리와 자연인 이효리의 사생활을 넘나드는 일이었다    

그리고 2019, 데뷔 22년차를 맞는 이 연예인은 오늘도 핫하다9월 16일, SBS <동상이몽>에 특별 출연한 이효리이상순 부부는 다른 부부의 에피소드 없이 90분을 꽉 채웠다. 이들이 출연하기 전부터 이효리가 메이비윤상현 부부의 집을 방문한다는 소식은 화제가 됐다. 실제로 이효리가 김포의 윤비부부의 집에 방문해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밥을 해먹고 차를 마시는 이 스토리는 소문난 잔치에도 먹을 것이 많다는 걸 보여줬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모두 스토리가 되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많다

이효리는 이미 자신의 이름을 건 <효리네 민박>과 과거의 영광을 재현한 <캠핑클럽>까지 모두 화제성과 흥행성면에서 성공을 거뒀다. 민박집 회장일 때의 이효리는 이미 인생사 희노애락을 모두 겪어본 현자이자 선배 느낌이었다면, <캠핑클럽>의 이효리는 철없는 리더와 철든 리더의 중간 즈음에서 과거와 현재를 아우른다. 이효리가 그 땐 알지 못했던 것들을 이제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고, 멤버 뿐 아니라 자신과 화해하는 모습은 그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모두 공유되고 공감되는 하나의 스토리가 된다   

그는 민박집 손님을 대할 때나, 예전의 멤버들을 대할 때나 솔직하고 담백하다. 일반인을 대할 때나 연예인을 대할 때 공평하고 공정할 수 있는 것도 독보적인 재능이다. <캠핑클럽>에서 나머지 멤버들이 장을 볼 때, 이효리는 사인을 받지 못해 쭈볏거리는 아이들과 말을 튼다. 이 아이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조건으로 멤버의 이름을 묻는 문제를 내고, 그 안에서 또 웃음 포인트를 뽑아낸다. 그건 순간적인 감각으로 만들어내는 명장면이다. 이러니 PD들이 이효리를 여전히 섭외 1순위로 여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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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동상이몽>에 특별출연한 이효리, 이상순 부부

 

15년 전, '10 minutes'이라는 희대의 명곡을 인연으로 작사가와 가수로 연을 맺은 메이비에 대한 감사한 마음으로 <동상이몽>에 출연한 이효리는 이제 너무 방송에 나와서 우리 부부는 사이좋게 지낼 수 밖에 없다고 말하면서도, “방송을 계속 해야 하는지, 조용히 살아야 하는지 고민이라며 속내를 터놓는다. 유명인으로 살았으나 속세를 떠나고 싶고, 구도자의 길을 가고 싶지만 속세가 그리운 마음이다. 메이비는 그 이야기를 듣고 방송을 하지 않아도 잘 살 수 있지만, 순간 순간 허전한 마음이 들 수 있으니 지금처럼 마음에 내킬 때 하나씩 하라고 조언한다  

그의 오랜 친구인 메이비도, 또 그와 함께 그룹을 했던 핑클 멤버들도 심지어 그의 가족조차도 이효리를 어려워 했거나 어려워 한다. 이상순은 효리 친구들이나 가족들은 모두 나에게 전화한다고 말한다. 슈퍼스타의 후광은 주변 사람들도 그를 편히 대할 수 없게 만든다. 그는 자기에게 다가오지 못하는 이들을 보며 나의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나오래 고민했다고 했다

    

22년째 슈퍼스타

이발소 집 넷째로 태어나 연예인이 되고도 한 동안 셋방에 살았다는 이야기와, 제주도에 살면 생활비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나 이효리에요. 처음 봐요. 제 생활비 걱정하는 사람이라는 농담을 함께 할 수 있는 연예인. 동물과 식물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자신과 세상을 존중하는 법을 배워가는 사람. 과거의 영광을 자신 있게 말하면서도 그 때의 부족 또한 인정할 줄 아는 스타. 연예인으로서든 연애지상주의자로서든 화려한 자신의 과거를 부끄러워하지도, 과거의 영광에 도취되지도 않는 그의 균형감이 어쩌면 그를 쉼 없이 빛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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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매거진 <엘르> 화보, 제공 쟈딕앤볼테르

 

너무 뜨겁고 밝은 태양 곁에는 누구든 가까이 가기 어렵다. 그건 태양의 문제가 아니라 섭리의 문제다. 그의 말마따나 운명의 문제일수도 있겠다. 누구보다 이 왕관의 무게를 오랜 시간 감당해 온 게 그다. 다행히 태양처럼 불()이 많은 그의 곁에 흙()이 많은 반려자인 이상순이 곁에 있어 그가 단명하지 않고오래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쩌면 우리는 이 슈퍼스타가 어떻게 우리보다 반발씩 앞서 가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지 오래오래 지켜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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