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채널 백종원에게도 <골목식당>은 참 어렵쥬?

백종원의 시련은 어디까지인가

유슬기 기자 |  2019.08.14

813일 올라온 유튜브 백종원의 요리비책’, 뼛속까지 시원한 초간단 냉라면영상은 14일 현재 1,010,706번 조회됐다. 이 채널의 구독자는 258만 명이다. 댓글은 2006개가 달려있는데 그 중에는 제가 청각장애인인데 요리할 때 어떤 소리가 나는지 몰랐는데 백주부 영상에는 작은 소리도 자막으로 나오니까 너무 좋았어요라는 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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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이 하면’, 영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확장된다. 그가 처음 본격적으로 방송에 등장한 <마이리틀 텔레비전>부터 그의 행보는 그대로 블록버스터가 됐다. <집밥 백선생>은 하나의 레시피가 됐고, ‘백종원 레시피는 요리하는 이들에게 만능키다. 그의 레시피가 없는 음식을 찾는 게 게임으로 나왔을 정도다. 1 가정에 1 백종원이 보급된 것처럼, 그의 손맛은 채널을 타고 전국 방방곡곡, 가가호호에 전달된다.

 

백종원이 하면, 흥하는 이유    

그중에서도 가장 화제가 높은 건 역시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다. 이 프로그램은 20181월에 방영을 시작했는데, 금세 화제성과 시청률을 거머쥐며 수요일 밤의 왕좌를 차지했다. 12년을 이어온 <라디오 스타>의 아성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지역경제 심폐소생 프로젝트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하루 평균 3000명이 식당을 시작하고 2000명이 식당을 폐업하는 가물어 메마른 자영업계에 뿌려진 단비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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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백종원은 장사의 귀재이자 요리의 귀재이다. 이제는 방송계의 '치트키'이기도 하다. 혹자는 그를 황소개구리라 부른다. 등장하면 지배한다. 흥미로운 지점은, 그의 등장은 주변을 살린다는 점이다. 그의 방송은 일종의 재능기부로 보인다. tvN <커피프렌즈><강식당>에서 백종원은 그 자체로 해결사였다 

뼛속까지 방송인으로 보이지만 그는 이미 더본코리아, 더본차이나, 더본아메리카의 대표이사다.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홍콩반점0410, 본가, 미정국수, 역전우동 등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다. 거기에 카페 빽다방까지 문을 열었다. 그의 외식업의 공통점은 접근이 쉽고, 가격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이른바 가성비가 높다는 것인데, 그의 레시피와도 일맥상통한다. 진입장벽이 낮고, 쉽게 맛을 낸다. “참 쉽쥬?”가 시그니처가 된 이유이고, 그의 이력이 그의 방송과 연결돼 하나의 캐릭터가 되는 이유다. 그의 경험치는 레시피이자 솔루션이 된다.

 

더욱 무거워진 백종원의 어깨  

하지만 이는 백종원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설탕을 많이 넣는다’, ‘간이 세다등은 그의 뒤를 따라다니는 꼬리표였다. 네모난 식도와 웍을 휘두르며 금세 한 상을 차려내는 그의 요리는, 이른바 셰프들이 하는 파인다이닝과는 거리가 멀었다. ‘누구나 맛있게 한 상을 차려먹을 수 있는세상을 꿈꾸며 아낌없이 재능을 기부했던 백종원은 그 때문에 부메랑을 맞기도 했는데, 지난 주 방송된 <골목식당-이대백반집> 편은 이런 충돌이 극대화된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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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백반집은 <골목식당>의 초창기 멤버다. 중년의 부부가 운영하는 이 백반집은 순두부, 제육 등이 대표메뉴다. 겨울에 이 집을 찾은 백종원은 미리 끓여놓지 말 것제육은 채소와 함께 소분해 만들 것을 주문했다. 해당 백반집에는 커다랗게 골목식당 인증이 붙었고, 백종원의 얼굴도 붙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골목식당>이렇게 바뀌었습니다로 끝내지 않고, 바뀐 상태가 유지되는지 점검한다.  

<골목식당>의 첫 정이 담긴 백반집은 방송이 아니고서도 10번 가량 점검했다. 점검 결과는 늘 기대 이하였다.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점검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았다. ‘맛이 좀 이상하다는 손님에게 이들은 오히려 백종원 레시피가 원래 간이 세다고 응수했다. 이들은 음식과 함께 백종원의 후광 효과를 팔았다. 백종원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아 망가진 음식을, 다시 백종원 탓을 했다.        

보다 못한 백종원이 등장했다. 백반집 부부는 약속을 지켰다고 했지만, 주방과 홀에 남은 증거는 달랐다. 백종원과 시청자가 함께 공분한 지점은 이들의 태도였다. 거짓말을 했고, 뉘우치지 않았고, 표정관리가 되지 않았다. “백종원 대표 덕분에 빚을 다 갚아 살이 이렇게 쪘다는 말에 누구도 웃지 못했다. 오히려 백종원은 울었다. 카메라에 등을 돌리고 눈물을 훔쳤다. ‘이러려고 골목식당을 한 게 아닌데라는 회한이 커다란 등에서 묻어 나왔다.

 

자영업자의 희망과 절망이 담긴 골목     

그동안 <골목식당>에는 여러 빌런이 등장했다. 어머니에게만 장사를 맡겨 두고 일을 하지 않는 아들도 있었고, 패기와 이상은 있지만 성실함과 현실감각은 없는 청년들도 있었다. 그러나 어찌됐든 이들은 <골목식당>을 만나 바뀌었고, 백종원의 솔루션은 식당뿐 아니라 이들의 태도를 바꿨다. 그것은 한 편의 휴먼드라마였다. 자영업자의 마음을 아는 자영업자의 연대는 그 자체로 감동이 있었다 

그런데 이대백반집은 다른 장르의 드라마다. 식당부부는 10번의 기회에도 바뀌지 않았고, 선량한 주인공을 괴롭히는 막장 캐릭터가 됐다. 뉘우치지 않는 악인은 드라마에서도 예능에서도 외면 받는다. 앞으로 바뀌겠다는 말도 공중에 흩어진다. 이 모든 난관을 백종원은 어떻게 헤쳐 나갈까. 아무리 백종원이라도, 주인공의 어깨가 너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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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최해원   ( 2019-08-19 ) 찬성 : 4 반대 : 0
좋은 프로다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하는데 백반집의 과욕이 험으로 남았으나 백종원의 기지로 해처 나갈것으로 믿는다 장수 프로가 되도록 기원 하겠다
20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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