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은 교촌치킨 소진세 회장

오너 리스크는 넘었지만...

선수현 기자 |  2019.08.07
지난 4월 22일 경기 오산시 소재 교촌에프앤비 본사에서 소진세 신임 회장이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교촌에프엔비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서 교촌치킨이 17년 연속 수상했다. 교촌은 상이 제정된 2003년 이래 2019년까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치킨 왕좌’를 지켜온 셈이다. 교촌은 치킨프랜차이즈 교촌에프앤비(주)가 운영한다.

교촌에프앤비를 이끄는 인물은 소진세(69) 회장. 소 회장은 대구고·고려대를 졸업하고 1977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했다. 1999년 롯데백화점 본점장 당시 외환위기 상황에도 국내 최초 단일 점포 매출 1조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과 마케팅본부장, 롯데미도파 대표이사,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롯데쇼핑 총괄 사장 등을 역임했다.

뼛속까지 ‘롯데맨’인 소 회장이 40년 롯데 외길인생에서 발을 뗀 건 2018년 12월 단행된 임원인사 때다. 롯데그룹이 신동빈 체제를 굳히는 가운데 소 회장은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 부회장, 이재혁 롯데그룹 식품BU장 부회장과 함께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사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소 회장이 세간의 관심을 다시 한 번 모은 계기는 새로운 가족이 생기면서다. 독립영화 감독인 아들 소준범 씨가 KBS 정지원 아나운서와 1년간의 열애 끝에 지난 4월 6일 결혼식을 올렸다. 소 회장은 아나운서 며느리를 맞이하고 16일 뒤인 22일, 교촌에프엔비 회장직에 오르는 겹경사를 맞이했다. 


평균 매출 6억 1,827만원, 치킨업계 부동의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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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3일 당시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이던 소진세 회장이 사내외 위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소 회장 이전 교촌에프엔비의 수장은 권원강(68) 회장이었다. 1991년 구미에서 10평 남짓한 작은 가게 ‘교촌통닭’을 차린 권 전 회장은 특유의 소스를 무기로 사업을 확장했다. 1999년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시작한 교촌치킨의 인기는 가히 선풍적이었다. 두 번 튀긴 닭에 입힌 간장소스 열풍은 전국을 강타했고 교촌치킨은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7년 9월 7년 만에 세상에 내놓은 신제품 ‘교촌라이스’는 출시 78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마리를 돌파하기도 했다.

교촌치킨은 가맹점 수는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보다 적지만 독보적 매출을 자랑한다. 지난해 교촌치킨 가맹점의 평균 매출은 6억 1,827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7.1% 증가한 규모다. 매장 면적당(3.3㎡) 평균 매출도 3,504만원으로 전년 대비 0.4% 늘었다. 교촌치킨 소스를 생산·공급하는 교촌에프앤비의 자회사 비에이치앤바이오도 지난해 매출액 200억원, 영업이익 37억원을 올리며 성장세를 그렸다.

승승장구하는 교촌치킨에 폭풍이 몰아친 건 지난해 10월. 권 전 회장의 6촌 동생인 권순철 상무의 ‘갑질’이 파문을 일으켰다. 교촌이 운영하는 한식 레스토랑에서 직원들 목을 조르고, 간장 소스통을 얼굴에 집어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권 전 회장은 대의를 위해 모든 걸 내려놓기로 결심했다. 전문 경영인 체제로의 변화하는 길이 교촌을 살리는 길이라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권 전 회장은 전문 경영인에 적합한 인물로 소진세 회장을 기용했다. 소 회장이 교촌에프엔비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을 때 업계의 반응은 다소 의아하다는 게 지배적이었으나 여기에는 권 전 회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회장은 3월 13일 교촌 창립 28주년 기념일 행사에서 퇴임을 밝히며 “교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에는 보다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두 사람이 같은 대구 출신으로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온 배경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권 전 회장은 본인과 외동딸, 6촌 동생인 권순철 전 상무까지 교촌에서 함께 물러나며 경영 일선에서 모두 손을 뗐다. 교촌의 미래를 전적으로 소 회장에게 맡긴 셈이다. 소 회장 역시 변화와 혁신의 각오를 다졌다. 그는 취임식에서 “교촌이 가진 상생의 가치를 발전시키고 글로벌 교촌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에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 시스템 확립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 형성 ▲상생의 가치 발전 등을 경영 방향 전면에 세웠다.  

소진세표 ‘변화’ ‘혁신’은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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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치킨. 사진=조선DB


현재 교촌에프엔비(주)는 교촌치킨 외에도 한식 브랜드 ‘담김쌈’, 돼지고기 전문점 ‘숙성72’ 등을 런칭했다. 가정간편식 ‘교촌 닭갈비 볶음밥’, ‘교촌 궁중 닭갈비 볶음밥’을 출시하며 영역도 확장하고 있다. 미국, 중국,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서 31개 매장을 운영하며 한국식 치킨 맛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소진세 회장의 취임 100일이 지난 시점, 교촌치킨에 불어 닥친 오너리스크는 적절한 관리가 이뤄졌단 평가다. 그러나 아직 교촌치킨을 장악할 소 회장의 ‘경영 맛’이 보이질 않는다. 교촌치킨이 치킨업계 부동의 1위를 지키며 교촌에프엔비(주)를 받쳐주고 있지만 신사업은 아직 존재감이 미미하다. 치열한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이제 소 회장이 의욕을 보이던 ‘변화’와 ‘혁신’ 키워드를 드러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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