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네 민박>에는 있고 <캠핑클럽>에는 없는 것

<캠핑클럽>에 쏟아지는 상찬 속에 문득 드는 생각

유슬기 기자 |  2019.07.19

이제 곧 핑클의 완전체 여행기, <캠핑클럽> 2회가 시작된다. 멤버들은 캠핑카와 캠핑에 좀 더 익숙해질 테고, 보는 이들도 이들의 모습이 좀 더 편안해 보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먼저 아무도 캠핑족이 아닌 이들이 캠핑카를 타고 전국을 누비는 모습부터가 어색하다. 제작진이 마련해준 캠핑카는 완벽하다. 간단한 취사와 취침, 샤워와 용변이 가능할 정도로 만능이다. 하지만 이를 잘 다룰 줄 모르는 이들이 이 차와 하나가 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제작진은 한창 활동할 무렵 이들이 이용했던 의 추억을 담아 캠핑카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여전히 제작진의 보이지 않는 손이 필요해 보인다.

캠핑클럽.jpg

누군가와 67일을 함께 여행한다는 건 분명히 서로에게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고, 해외 유명 여행지를 가거나 국내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것보다 캠핑이라는 공간과 경험은 신선하다. 하지만 캠핑과 핑클은 <핑클>을 위한 조합으로 보일 정도로 연결고리가 약하다. <효리네 민박>이 스스럼없이 흘러갈 수 있었던 데는, 이미 제주라는 환경에 완벽하게 적응한 이효리의 부부와 그들이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주거공간이 있기에 가능했다. 민박집 주인들은 안정되어 보였고, 때문에 이곳을 방문한 민박객들도 스스럼없이 여장을 풀고 무장을 해제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선명한 제작진의 '보이지 않는 손'     

<캠핑클럽>을 보는 마음은 다르다. 모두가 주인인데, 모두가 손님같다. 캠핑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캠핑 안에 들어와 있는 것도, 14년 만에 다시 완전체가 모여 숙식을 함께 하는 걸 보는 마음도 뭔가 아슬아슬하다. 이들이 친하게 보여도 예능에 최적화된 이효리의 노련미 덕분이 아닌가 싶고, 정적이 흐르면 그래도 아직 어색하구나싶다. 물론, 1회니까 그렇다. 제작진은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열 걸음 떨어져 있다고 하는데, 이들이 사전에 섭외한 장소는 이미 완벽해 핑클은 이들이 입력해 둔 네비게이션을 따라 움직이는 걸로 보인다. 멤버들 중 누구도 이 장소에 대한 정보가 없고 미리 공부해 둔 바도 없어 그저 감탄할 따름인데, 이렇게 인적 드물고 경치 좋은 곳을 발굴한 제작진의 준비정신이 돋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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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자막마다 각자의 캐릭터를 부각시키는데, 막내인 성유리의 말에는 모두 착함이 붙고, 그 때도 지금도 리더인 이효리의 멘트에는 이를 살리기 위한 자막과 카메라 효과가 돋보인다. 거기다 두 사람은 해체 이후 현재까지도 방송을 꾸준히 하고 있는 방송쟁이들이라 어떤 멘트에 어떤 리액션이 적절한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이들의 예전 히트곡은 이제와 농담의 소재가 되고, 여기엔 뜻밖의 재미가 있다. 여기에 이진이 의외의 매력을 더하고, 옥주현이 바지런히 음식을 만들고 침실을 만들면 이야기는 완성된다.  

하지만 어쩐지 여전히 조마조마한 마음이 든다. 우리도 학창시절에 친했던 친구들을 만나면 그 시절로 돌아간다. 그 때의 미숙한 마음과 미숙해서 서로에게 주었던 상처들이 떠오른다. 보이지 않지만 서로 의식하고 있던 당시의 권력관계나 말하지 않아도 소외된 적 있었던 누군가의 얼굴도 떠오른다. 우리가 핑클과 공유하고 있는 건, 이들의 눈부신 요정시절 뿐 아니라 그 사이의 세밀한 감정선도 함께다. 그래서 친구를 만난다는 건 과거를 만나는 일이고, 그 과거가 늘 눈부시기만 한 건 아니다.

 

함께 미숙했던 그 시절로 돌아간다는 것     

<캠핑클럽>에 쏟아지는 성찬과 환호 아래에서 여전히 조마조마한 건 그 시절, 동일하게 예민하고 미숙한 시간을 지났던 동시대인의 사적인 경험 때문일 수 있다. 그들과 우리는 모두 그 시절을 지났고 누군가는 결혼을 했고, 누군가는 새로운 분야에서 일가를 이뤘고, 누군가는 명상과 요가를 통해 새로운 인격체(?)가 됐다. 이들은 그 시절을 함께 지났다기 보다는 각자 지나왔다.

캠핑클럽2.jpg

물론 이들은 여전히 눈부시고, 이들이 함께 하는 풍경도 그렇다. 하지만 이들을 한 군데 모아놓으니,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기시감과 긴장이 넘나든다. god<같이 걸을까>를 볼 때 느꼈던 감정과는 또 다른 느낌, 아무리 멋진 풍경과 별빛도 이를 다 상쇄할 수는 없는 기분이다. <캠핑클럽>의 마지막회 즈음엔, 이 모든 회한을 털고 새로운 추억을 적을 수 있을까. 아직은 반신반의한 마음과 부디 그러길 바라는 마음이 천칭의 양쪽에 올라 함께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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