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회 맞은 <나혼자 산다>, 확장판 무한도전

'만나면 좋은 친구'인 예능을 응원하게 되는 이유

유슬기 기자 |  2019.07.05

요즘 <나 혼자 산다>는 예전 <무한도전>의 확장판을 보는 것 같다. 회장을 비롯해 2명의 메인 멤버가 빠진 뒤에도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며 300회를 맞이한 이들의 저력도 그렇지만, 300회 동안 쌓인 인프라와 스토리를 활용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이들의 순발력을 봐도 그렇다. 처음엔 ‘1인 가구를 비추는 관찰 프로그램이었던 <나 혼자 산다>는 스스로 생명력을 갖고 자라 이제는 각 캐릭터들이 느슨한 관계를 갖고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 받는 한 편의 성장 드라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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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회 특집 운동회_캡쳐

 

<나 혼자 산다>, 리얼 성장 드라마      

이제 하나의 동호회 느낌이 된 무지개 라이브는 캐릭터간의 케미스트리만으로도 흥미로운 상황을 연출한다. <무한도전>이 한창 상승세를 탈 무렵, 각 멤버들이 거성’, ‘돌아이등의 캐릭터를 갖고 그저 모여 있기만 해도 빵빵 터지던순간을 떠오르게 한다. 그 때는 이들의 도전 미션 뿐 아니라, 그저 모여 노는 것을 보고 싶어서 <무한도전>을 기다렸다. <나 혼자 산다>의 최근 분위기가 그렇다. 여름 나래학교, 제주도 MT, LA 여행과 여름 현무학당 등을 거치며 서사가 돈독해진 이들은 실제로 친해졌고, 이들이 친해지는 모습을 본 시청자들도 이들과 친해졌다. 그저 회장과 회원으로 만난 전현무와 한혜진의 만남과 썸과 연애와 이별까지 모두 지켜본 것도 이례적인 경험이었다. 이들의 서사를 지켜봤기에, 이들의 이별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들의 연애도 결별도 프로그램을 휘청이게 했지만, 이 모든 위기를 숨기지 않고 받아들이며 나름의 공개적으로 대책을 세울 수 있었던 것도 <나 혼자 산다>의 저력이었다. 이 때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게 박나래의 존재다. 그는 회원일 때부터 <나 혼자 산다>의 큰 부분을 담당했다. 기안 84와 미대오빠 충재와 썸라인을 만들며 이야기를 쫄깃하게 만든 것도 <나 혼자 산다>의 흥행 포인트였다. 이제는 썸이 아니어도 할 이야기가 많다. 다른 회원들을 집으로 초대하거나, 신입 회원의 집을 방문해 나름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건 그 만이 할 수 있는 독보적인 영역이었다. 마마무 화사의 집에 화자까야를 만들며 여은파(여자들의 은밀한 파티)’를 주최한 것도, 동친(동네친구) 려원과 김장을 담그며 이야기를 뽑아낸 것도 박나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유노윤호.jpg

그리고 지금, 전현무와 한혜진이 빠진 자리를 그는 이들의 공백을 애써 부인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채운다. 더구나 다른 회원들과 썸금지 조약등을 만들며 새로운 스토리를 써나가는 것도 그의 몫이다. 이시언, 기안84 같은 낯가림 많은 이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모습 그대로 방송에 임하는 것도, 성훈이나 화사 한혜연, 유노윤호 같은 회원이 대량 짤을 생성하며 <나혼자 산다>의 고정멤버로 자리잡는 데에도 박나래의 편안하면서도 위트있는 진행에 힘입은 바 크다.

   

예능이 여전히 만나면 좋은 친구일 수 있다는 믿음      

300회 맞이 운동회는 <나혼자 산다> 제작진의 저력이 아직도 팽팽함을 보여준 에피소드다. 운동장에 호루라기를 불며 등장한 인물이 김연경 선수일 줄이야. 이들이 무지개 회원들을 관리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한 컷이었다. 신입멤버 유노윤호는 자연스레 자신의 회사 소속인 보아, 이연희 등과 함께 <나혼자 산다>에 등장하면서 자연인이자 친구로서 이들을 소개한다. 이들이 기존 멤버와 어울려 의외의 매력을 보여주는 모습은 <무한도전>의 '못친소'를 보는 기분이다.

 

이시언.jpg

<나혼자 산다>의 멤버는 언제든 추가될 수 있고, 또 빠질 수도 있다는 면에서 <무한도전>보다는 더 느슨하고 자유로운 연대의 분위기를 낸다. 물론 그 때문에 새로운 멤버가 갖는 위험성도 늘 존재한다. 위대한 승츠비라 불리던 승리와 잔나비의 최정훈 등은 <나혼자 산다>의 업보이기도 하다. 멤버들의 됨됨이가 가감없이 드러나 악플의 세례를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혼자 산다>는 이 모든 걸 안고 함께 간다. 그러다보면 보는 이들도 이들과 미운정, 고운정이 쌓인다. 우리네 친구관계가 그러하듯이. 여러 위기와 위험성을 보았음에도, 그 안에서 분투하는 <나혼자 산다>를 응원하게 되는 건 여전히 만나면 좋은 친구로서의 예능의 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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