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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 두 살, 김밥 할머니의 눈물

내 삶 전부를 준대도, 나누면 좋아

유슬기 기자 |  2022.01.04

13일 청와대에서는 기부, 나눔단체 초청 행사가 있었다. 각 단체에서 봉사로 타의 모범이 된 이들이 초대됐다. 92세의 박춘자 할머니는 몸을 가누기 쉽지 않은 고령이었다. 붉은 옷을 입은 백발의 봉사자를 위해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손을 내밀어 부축했다. 박춘자 할머니는 그 손을 잡고 눈물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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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저는 가난했습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어머니가 없었습니다. 아버지와 근근이 힘든 삶을 살았습니다. 돈이 없어 배가 고팠습니다. 열 살부터 경성역에서 순사의 눈을 피해 김밥을 팔았습니다. 그렇게 돈이 생겨 먹을 걸 사 먹었는데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그게 너무나 좋아서 남한테도 주고 싶었습니다. 돈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주면 이 행복을 줄 수 있었습니다. 그 뒤로 돈만 생기면 남에게 다 주었습니다. 나누는 일만큼 기분 좋은 일이 없었습니다. 모두 나누며 구십이 넘게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팔자에 없는 청와대 초청을 받았습니다. 방금 내밀어 주시는 손을 잡으니, 어린 시절 제 손을 잡아 주던 아버지의 손이 생각났습니다. 귀한 분들 앞에서 울고 말았습니다. 미안합니다."

돈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주면 행복을 줄 수 있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했던 남궁인 응급의학과 교수는 그 모습을 이렇게 기록했다.

그 모습에 모두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할머니는 평생 남한산성 앞에서 김밥을 팔아 번 돈과 자신의 집과 땅을 6억 원 넘게 기부한 사람이었다. 금전뿐이 아니었다.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이혼당해 가족 없이 살던 할머니는, 40년 전부터 길에 버려진 발달 장애인을 가족처럼 돌보며 살았다. 고령이 되자 할머니는 셋방을 뺀 보증금 2,000만 원마저 기부하고 거처를 옮겨, 예전 당신이 기부해 지금은 복지 시설이 된 집에서 평생 돌보던 장애인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러니까, 성자였다. 할머니가 청와대에 초청받아 영부인의 손을 붙들고 우는 장면은 여느 드라마 같았지만, 현실이었다.”

 박춘자 할머니는 김밥부터 홍합탕, 다방, 소라탕까지 안 해본 장사가 없다고 했다. 그는 돈이 모이면 무조건 나눠줬다. 지금도 당신은 새 옷 대신 헌 옷을 산다. 작년 연말에는 성남시의 한 복지시설에서 평생 모은 재산 63000여만원을 기부했다. 전재산, 자신의 전부와 삶을 주었다. 첫 시작은 30년 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광고를 보면서였다.

 그는 이후 인터뷰에서 어머, 저기다 싶었지. 나는 도와주는 사람도 없었는데 세상이 바뀌었구나 했어라고 말하며 장사해 번 돈과 집을 팔아 받은 33000만원을 기부했다고 했다. LG복지재단으로부터 받은 의인상 상금 5000만원도 이곳저곳에 모두 기부했다. 지난 5월에는 살고 있던 집의 보증금 일부인 2000만원을 기부하고 시설로 거처를 옮겼다. 아이를 낳지 못해 이혼을 당했던 그는 오래 전부터 장애를 가진 이들을 돌보며 살고 있다. 박춘자 할머니는 말한다.

나눠주면 좋아, 기분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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