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송중기의 이별이 참담한 이유

불행이 소비되는 사회는 얼마나 불행한가

유슬기 기자 |  2019.06.28

지인이 말했다. 결혼을 알릴 때보다 이혼을 알릴 때 훨씬 어려웠다고. 이들도 이혼발표는 결혼발표보다 더 큰 용기를 필요로 했을 것이다. 결혼은 두 사람 사이의 약속이고 그 약속을 더는 지키지 못하게 된 게 이혼인데, 이 두 사람은 이들을 아는 모든 이들과 약속하고 그 약속을 어긴 것처럼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송중기의 법률대리인은 626일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조정신청서를 접수했다. 하루 뒤 송중기는 저는 송혜교씨와의 이혼을 위한 조정절차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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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썸엔터테인먼트

 

결혼발표 때나 이혼발표 때나 그는 다른 사람의 입을 빌리지 않았다. 지난 201775일 오전 630분 송중기는 안녕하세요. 중기입니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글에는 “(작품으로) 행복했던 시간을 함께 한 후 제겐 또 한 명의 소중한 친구가 생겼고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며 사랑하는 연인이 되었습니다. 2017년 새해 시작과 함께 저희 두 사람은 앞으로의 인생을 함께 하기로 둘만의 약속을 했고 서로의 부족함은 사랑으로 채우고 어려움은 함께 이겨내는 새로운 삶의 시작을 위해 201710월 마지막날 송혜교 씨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입니다.” 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은방울꽃, 다시 찾은 행복     

두 사람은 10월의 화창한 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혼인식을 올렸다. 당시 송혜교가 들었던 부케의 꽃은 은방울꽃으로 꽃말은 다시 찾은 행복이었다. 송혜교 역시 자신의 결혼 소식을 팬카페에 올리며 당시 "안녕하세요. 혜교입니다. 작품을 같이 하면서 가치관과 생각들이 비슷하다 느꼈고 그 어떤 이야기를 나눠도 잘 통했습니다. 제게는 좋은 동료, 친구였기에 작품이 끝나고도 서로 연락하며 잘 지내왔고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후 오랜 시간 동안 중기씨가 제게 보여준 믿음과 신뢰는 미래를 함께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저에 대한 진정한 마음이 느껴져서 고마웠고 저 또한 그에 대한 확신이 생겼습니다.” 라고 적었다          

당시 영화 <군함도> 인터뷰로 만난 송중기는 결혼에 대해 애써 말을 피하거나 돌리지 않았다. ‘현명하고 아름다운 연인과 교제하는 기쁨과 새로 시작될 삶에 대한 기대를 말하며 지금처럼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 것이라 말했다. 실제로 두 사람은 결혼 후 이전과 못지 않은 커리어를 보여 주었다. 송혜교는 tvN <남자친구>라는 드라마로 tvN 수목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송중기는 그의 연기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되었던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로 인연을 맺은 박상연, 김영현 작가와 함께 <아스달 연대기>라는 대작을 준비했다. 두 사람은 모두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배우자와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작품과는 무관한 송중기/ 송혜교의 반응은 어떤지”, “결혼 후 달라진 점은 없는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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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방울꽃 부케 ⓒ 인스타그램

 

송중기는 <아스달 연대기> 제작발표회에서 결혼 후 마음의 안정을 얻었고, 송혜교 씨도 작가님 두 분의 오랜 팬이다. 오랜만에 하는 드라마인만큼 끝까지 집중해서 잘 하라고 응원해주었고 덕분에 잘 마쳤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드라마의 방영이 다 끝나기도 전에 두 사람의 이별 소식이 들려왔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누군가의 이별  

뜻밖의 소식은 처음엔 충격이었고 다음엔 황망함을 주었다. ‘?’라는 질문이 들었지만, 당사자가 아닌 이상 알 수 없는 물음이었다. 그 헛헛한 빈자리에 여러 이슈들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소속사가 올린 글의 행간을 분석하는 글이나, ‘이혼조정신청의 의미, 둘 중에 누가 먼저 조정신청을 했는가에 대한 해석 등이 이어졌다. 이혼 소식이 알려진 오전이 지나고 오후에는 이혼의 이유에 대한 소식이 쏟아졌다. 지라시를 통해 전달된 카더라 뉴스는 실제 뉴스가 되어 퍼날라졌고,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자동 증폭됐다. 저녁이 되자 각 소속사에서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톱스타가 갖는 인지도와 인기는 그만큼의 관심과 구설을 낳는다. 이슈가 되는 기사에는 댓글이 달리기 마련이고, 어떤 댓글은 기자도 생각지 못한 재기와 통찰을 보여준다. 이번엔 다르다. 이들의 결별 소식에 이어지는 댓글에는 참혹함을 넘는 참담함이 있다. ‘부부의 사정은 두 사람 밖에 모른다는 불문율조차 통하지 않는 추측과 단정, 모함과 비난이 쏟아진다. 이들의 나이와 이전의 연애, 외모와 재산까지 모든 게 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단서가 된다          

이혼전문 변호사인 최유나가 그리는 인스타툰 메리지 레드는 결혼생활에 빨간 불이 켜진 부부의 사례를 다룬다. 그는 이혼소송을 진행하며 가장 많이 떠올린 글이 정현종의 시 방문객이었다고 말한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로 알려진 그 시다. 이 시의 알려지지 않은 뒷부분은 이렇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 부서지기 쉬운 /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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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남자친구

 

불행의 이유는 제각각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결혼 3년 미만에 이혼하는 이들의 비율은 21.4%20년 이후 부부의 이혼율에 이어 2번째로 높다. 이들이 어떤 부서지기 쉬운,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으로 이혼했는지 당사자가 아닌 이들은 알 수 없다.  이쯤 되면 그런데 유독, 왜 이들의 이혼에만 저마다 숟가락을 올리며 핏대를 세우는지 갸웃해진다. 대중의 사랑을 받은 만큼, 대중의 질타도 받아야 한다면 과연 누가 비뚤어진 사랑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의 유시진이 아니고, 송혜교는 강모연이 아니다. 이는 박보검이 <남자친구>의 김진혁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이 당연한 사실을 혼동하고 있는 건, 아직도 드라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익명의 대중이 아닐까. 배우가 차기작을 고민하는 일이야 당연한 일인데, 송혜교는 드라마 <하이에나>를 고사한 일로도 영화 <안나>를 검토한다는 이유로도 비난받는다.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안나 까레리나>의 문장을 인용하지 않아도, 타인의 불행은 결코 가늠할 수 없다. 불행이 유희처럼, 무감각하게 소비되는 사회는 또 얼마나 불행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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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김광조   ( 2019-07-03 ) 찬성 : 1 반대 : 0
이별이 꼭 불행은 아닙니다. 이별은 그저 과정입니다...
  정혜숙   ( 2019-07-02 ) 찬성 : 0 반대 : 0
참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톱스타라 관심이 많긴 하지만 기자들 너무 심하게 자신들이 본것처럼 하는데 그들도 사람인지라 마음이 아플텐데 .
 물론 톱스타이니 궁금하겠지만 조금 인내할 줄도 알았으면.
  김태환   ( 2019-07-02 ) 찬성 : 2 반대 : 0
글쎄.. 딱 한가지만 바꾼다면 모두 맞는말 같은데. 그 대상이 송송커플같은 특급 연예인이 아니고 일반인이라면 어느정도 기자의 글에 공감할수 있겠다. 연예인이라는 존재는 무언가. 수많은 대중들의 관심과 인기를 먹고 사는게 연예인 아닌가?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모든 대중들의 관심이 쏠리는건 당연할테고 그로인해 그들은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할수도 없는 수십수백억대의 돈과 평생 한번 살아보지 못하는 저택에서 그들만의 삶을 누리는게 아니겠는가. 당연하다. 일부의 악의적 범죄행위를 제외한다면 송송커플의 이혼이 온갖 심심풀이 이야깃거리가 되고 씹히고 씹혀서 너덜거리는 한이 있어도 일반인의 평범한 이혼이 아닌한 그들 스스로 감내해야할 부분이다. 아니.. 감내가 아니라 마땅히 그조차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는게 당연하다.
  아인맘   ( 2019-06-29 ) 찬성 : 8 반대 : 1
기자님, 기사(?) 글을 3번정도 읽은것 같아요. 어쩜 베 생각을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글로 꼬집어 써주셨을까 하구요. 저는 송송커플 팬이라 더 안타깝기도 ㅎㅈ만, 지금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써 이혼에 대한 부분도 정말 이해가 가거든요 ㅜㅜ 그러너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작 그들의 상황은 안중에도 없이 떠들기만 급급한거 같아요ㅜ 기자님 글을 송중기 송혜교님이 본다면 참 좋겠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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