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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현실에서 상상한 하늘에 대한 꿈

애나 한 개인전 《창공 어딘가에서》...1월 8일까지

서경리 기자 |  2021.12.03
사진제공 챕터투

챕터투는 2021년 11월 24일부터 2022년 1월 8일까지 연남동 전시 공간에서 애나 한(Anna Han)의 개인전 《창공 어딘가에서(Somewhere Above the Ground)》를 개최한다.

다양한 매체의 물성과 가능성을 적극 포용하며 작업 영역의 한계를 계속 확장해왔던 애나 한은, 팬데믹이 불러온 변화와 그러한 외적 요소가 작가의 삶의 궤적과 맞물려가며 어떠한 창작 욕구를 촉발시켰는지에 대해 살펴보는 기회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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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SKY_ 2021_ acrylic on canvas_ 162 x 116.5 cm

공간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경계로 인식한 가운데에서 자신의 작업을 전개해 나가는 방식이 일반적이라면, 애나 한은 벽체의 발색을 바꾸거나 빛을 입사시키고 구획을 의도적으로 변형하면서 공간을 자신에게 순응하도록 하는 전시 구성을 선호해 왔다.

전시 제목은 많은 경우 의도적인 모호함을 내포하는데, 여기에서는 우리에게 각인된 특정한 이미지와 결합하면서 충실한 안내자 역할을 수행한다. 다양한 그라데이션의 타원은 이 시점에서 비로소 의미하는 대상이 변화무쌍한 하늘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드러낸다.

결핍과 갈망, 곧 도래할 듯 맴도는 미래에 대한 애가이기도 한 파스텔톤 캔버스의 다양한 변용은, 작가가 우리에게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환시의 대상과 장소를 보다 명확히 한다.

‘재단된 하늘’을 담은 애나 한의 새 연작은 변화하는 색에 대한 연구이다. 옅은 회색 톤으로 칠해진 전시장은 알루미늄의 물성을 흉내 내고 두 벽의 경계까지 한껏 물러나 그어진 타원형은 우리의 시각과 움직임을 담아 두려는 듯 설계되었는데, 신비로운 컬러와 그라데이션으로 입체감이 부여된 회화 연작들은 밀실적 답답함에 저항하며 창공의 무한함에 깃댄 공간성을 불러온다.

새로운 세상에 도달하기 위하여 스스로를 세상과 격리시키며 떠나는 여행 속에서 좌석 주위로 보이는 비행기 창문이 선사하는 청량감은 수백 번의 차분한 붓질로 탄생한 회화 연작이 끌어안은 각각의 하늘 조각만큼과 치환된다.

작가는 주어진 장소에서 영감을 받아 공간을 재해석하거나 자신의 삶과 내면세계를 압축하여 담아내는 과정을 통해 공간이라는 물리적 장소에 심리적 접근을 더해왔다. 그동안 애나 한이 선보였던 설치 작업 너머로, 이번 전시는 자유로웠던 시기에 대한 감정이나 기억을 소재로 회화를 통하여 풀어낸다.

작가는 다양한 색을 담은 캔버스 연작에 적합한 부유하는 듯한 전시 공간을 선사한다. 작가는 감각적인 색채 연출이 돋보이는 전시장 구성을 통하여 챕터투의 화이트 큐브 공간을 본인의 감정을 투영한 하늘 풍경으로 확장시킨다. 챕터투 전시에 펼쳐진 하늘 풍경은 답답한 현실 속에서 상상해왔던 하늘에 대한 꿈이다.

구름 위의 자유로운 ‘나’를 향한 갈망이자, 그 미래에 대한 희망이다. 관람객 모두는 비행기에서 고요한 새벽과 아침을 맞이하며 자유로이 꿈을 꾸었던 승객이었다. 《창공 어딘가에서(Somewhere Above the Ground)》를 통하여 작가는 관람객들이 꿈의 조각들을 발견하고 공유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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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SKY_ 2021_ acrylic on canvas_ 162 x 116.5 cm

 

애나 한은 뉴욕 프랫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와 미시간 크랜브룩아카데미오브아트(Cranbrook Academy of Art) 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스코히건스쿨오브페인팅앤스컬프처(Skowhegan School of Painting & Sculpture) 수학 후, OCI미술관, 고양아람누리미술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부산비엔날레 특별전 등 국내 유수 기관과 뉴욕, 미시간, 메인 등 미주 지역의 다양한 전시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청주, 고양, 미국 뉴욕, 독일 바트엠스(Bad Ems) 등 국제적인 아티스트 레지던시에 참가했으며, 서울시립미술관 등 다수 기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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