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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골드 화장품으로 중국 시장 공략하다

익성 ‘아우라이프’ 이봉직 대표

선수현 기자 |  2021.11.21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이 금을 소재로 한 수입 화장품을 대상으로 처음 위생허가를 승인한 국내 브랜드가 있다. 익성의 ‘아우라이프 나노골드 화장품 7종’. NMPA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위생 안전성 검사, 성분·중금속 검사, 제조 절차 등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 어려움을, 그것도 차량용 극세사 흡·차음재를 생산하는 익성이 타개한 것이다. 

차량용 흡·차음재 생산 기업과 나노골드 화장품은 언뜻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보이지만 모든 기저에는 나노 기술이 있다. 익성은 100% 수입품에 의존하던 흡·차음재를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 은과 구리를 나노화해 차량용 흡·차음재를 만든 기술을 금에 적용해 금을 나노화한 나노골드를 개발, 화장품에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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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성 ‘아우라이프’ 이봉직 대표 ⓒ서경리 기자

나노골드는 99.999% 순금을 모공에 흡수되는 100~120nm보다 작은 5~30nm급 크기로 나노화한 신규 소재다. 순금을 나노화하면 입자 크기가 작아짐에 따라 무지개 역순의 빛을 띠게 되는데 무지개 역순의 마지막인 와인빛을 띄어 와인골드라고도 불린다. 나노골드는 본연의 특성을 유지한 채 피부 속으로 빠르고 쉽게 흡수돼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 작용뿐 아니라 자체의 뛰어난 항균 기능이 피부를 정화하고 재생을 돕는 등 다양한 효능을 갖는다는 게 익성의 설명이다. 

익성은 2017년 출시한 라이프 사이언스 브랜드 ‘아우라이프’는 화장품을 시작으로 공기 정화, 헬스케어, 바이오 등으로 점차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이봉직 대표는 “기초 소재 분야에서 쌓아 올린 우수한 기술력으로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 시장 공략을 확대하면서 미국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동차 흡·차음재로 잘 알려진 기업 익성이 기존 산업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화장품 브랜드 ‘아우라이프’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습니까.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전기차의 문제 중 하나가 전자파입니다. 익성은 은과 구리를 나노화하는 기술을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그런데 나노 기술을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겠더라고요. 기업은 10년 주기로 환경 변화에 직면하지 않습니까. 익성의 다음 10년 먹거리를 고민해 보니 나노 기술을 금에 적용해 질 좋은 화장품을 만들 수 있겠더군요. 국내 유명 화장품 브랜드를 찾았지만 거절당했습니다. 그래서 2017년 아우라이프를 만들고 나노골드 화장품을 직접 생산하게 됐습니다.”

‘아우라이프’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우라(aura)와 삶을 의미하는 라이프(life)를 결합한 익성의 라이프 사이언스 브랜드입니다. 아우라의 어원에는 금이 담겨 있습니다. 금의 원소기호가 ‘AU’잖습니까. 또 동양에서 말하는 기(氣)가 일종의 전기인데, 금이 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몸에 금이 있으면 기가 잘 통하는 겁니다. 이게 아우라, 금(AU)과 모두 연결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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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이 몸에 좋다는 건 새로운 얘기가 아니지만, '정말 좋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옛날부터 금을 선호해왔습니다. 부의 상징만은 아닐 겁니다. <동의보감>에도 금에 대해 적혀 있어요. 심신 안정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말입니다. 금이 약재 효과도 갖고 있어 금침도 놓고 왕이 먹는 환을 금으로 싸서 먹었죠. 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금가루를 음식에 뿌려 먹기도 하고요. 동양에서는 금 좋은 걸 다 알아 연구 성과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서양은 연구가 활발합니다. 미국은 나노골드로 맞춤형 암 치료제, 표적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고, 글로벌 의료용 나노소재 시장이 2025년 450조 원, 이 중 나노골드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나노골드 화장품에 금이 얼마나 들어갑니까? 

“금 원액은 크림에 4%, 세럼에 2% 들어갑니다. 나노골드는 99.999% 순금을 모공에 흡수되는 100~120nm보다 작은 5~30nm급 크기로 나노화한 신규 소재입니다. 피부에 흡수된 나노골드는 끈적임 없이 수분·영양을 공급하고 극대화된 항산화 효과로 피부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시켜 줍니다. 순금을 나노화하면 무지개 역순이 빛을 띠는데 나노골드는 무지개 역순의 마지막인 와인 빛을 띠어 와인골드로 부르기도 합니다. 이밖에도 아로니아 추출물, 히알루론산, 펩타이드 등이 들어가고요.”

신규 소재에 대한 부연설명 부탁합니다.

“현재 미국 국방성 산하 민간연구소와 신물질도 공동 개발하고 있습니다. 나노골드와 펩타이드를 결합한 ‘나노골드 펩타이드’입니다. 펩타이드는 탄력을 유지하는 성분인데, 그동안 좋다는 건 알려져 화장품 원료로 사용해왔지만 실질적으로 피부에 잘 흡수되진 않았어요. 이게 나노골드를 만나 피부 깊이 침투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나노골드는 촉매·촉진 성질을 갖고 있어 다른 성분을 끌고 가서 그 성분이 기능할 수 있게 도와주거든요. 또 금은 이온 성질이 있어 전도성을 갖는데 미세한 전동을 일으켜 주변에 수분이 고입니다. 보습 효과가 뛰어난 거죠. 나노골드 펩타이드는 12월 중순이면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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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노골드 화장품이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고 들었습니다. 금 소재 수입 화장품으로는 최초라고요. 

“중국에서 금 알갱이 화장품이 엄청난 인기를 모았는데, 피부엔 잘 스며들지 않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때문에 중국은 금 소재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금속이 함유된 모든 수입 제품은 위생허가 자체를 받지 않았습니다. 기준도 없었던 거죠. 그런 상황에서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위생 허가를 처음으로 받았으니 그 자체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일반 화장품조차 신규 승인이 어려운 와중에 나노골드 화장품이 승인 받은 게 대단한 일이죠.”

어떻게 가능했습니까.

“사실 문화 교류에 답이 있습니다. 사업과 별개로 중국 노주 주칭준(朱称俊) 작가와 인연을 맺게 됐는데, ‘신 수묵화’의 창시자로 중국 문화예술계에서는 대가로 손꼽히는 작가입니다. 살아 있는 중국 작가로는 최초로 한국 예술의전당에서 전시(노주 주칭준 특별전)를 가진 인물이죠. 익성이 전시회 메인 협찬사로 참여하며 인연을 맺게 됐고 중국에서도 익성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후 점차 다양한 교류를 맺게 됐고요.”

그렇다고 해도 웬만한 파트너십만으로 이루기 힘든 결과인데요.

“여기에 재미있는 개인적인 인연도 있었습니다. 노주 선생과 미팅하는 자리에서 이야기 도중 알게 된 사실이 있거든요. 저희 집안에서 보관하고 있는 글씨가 있는데, 이게 노주 선생님 조상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조상의 인연이 400년 뒤 후손과 후손의 만남으로 이어진 거죠. 서로가 엄청난 인연이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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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 수묵화’의 창시자로 알려진 노주 주칭준(朱称俊) 작가의 작품 <지리산>

재밌는 인연이군요.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별개의 문제인데요, 중국 소비자의 반응은 어떤가요?

“5월 말 중국 위생허가가 결정됐고, 수출은 9월부터 시작했습니다. 현재 코로나로 인한 물류 대란 영향이 있어 소량으로 중국에 보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보내는 물량마다 완판될 만큼 반응은 아주 좋습니다. 다른 금 함유 화장품은 금이 눈에 보이는데, 금이 눈에 보이면 흡수가 잘 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 제품은 금이 눈에 보이진 않지만 근본적인 효과가 있어 중국 소비자들이 더 선호하는 듯 합니다.”

아우라이프에서 화장품 외에도 생산하고 있는 제품이 있습니까?

“마스크와 코로나 진단 키트가 있습니다. 두 제품 모두 나노 기술이 들어가 있고요. 마스크는 수출용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표면이 촘촘해 미세먼지를 차단할 뿐 아니라 오랜 시간에도 숨 쉬기 매우 편안한 기능이 있습니다. 또 위드 코로나 시대에 진입하며 개인 진단 키트가 생활화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현재 정부가 부담하는 진단 비용을 언젠가는 개인이 부담해야 할 때가 올 테니까요. 다른 진단키트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있는 돌기를 검사하는데 아우라이프 진단 키트는 RNA 단백질 유전자 구조를 가지고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해 PCR 검사 대비 진단율이 80% 이상 높습니다. 감염 초기 단계에서도 바이러스 검출률이 높아지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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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성 ‘아우라이프’ 이봉직 대표 ⓒ서경리 기자

1995년부터 익성을 경영해왔습니다. 26년 동안 지켜온 경영 원칙이 있다면.

“특별한 건 없습니다.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직원과 신뢰를 갖고 일하려 합니다. 또 고등학생 때의 교훈을 사훈으로 쓰고 있는데, ‘스스로 속이지 말자’ ‘남을 사랑하자’ ‘자아를 실현하자’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스스로를 속이지 말자’, ‘자아를 실현하자’는 경영과 맞닿아 보이지만 ‘남을 사랑하자’는 어떻게 실천할 수 있나요?

“지난해 충북 음성이 큰 수해를 입었습니다. 일대 우리 공장도 반파 지경에 이르렀죠. 기업은 수재 지원금 후순위에 놓여 있었지만 우리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은 이웃을 위해 마스크를 기부했습니다. 겨울에는 소외계층 가정에 극세사 단열재를 보내고 있고요. 단칸방에 비닐을 쳐서 보온을 하는데 그보다 저희가 개발한 극세사 단열재를 덮으면 훨씬 따뜻합니다. 또 젊은 기업인들의 인큐베이팅 자금 지원에 관심이 큽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기업인들에게 관심이 많아 보입니다.

“요즘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젊은 세대는 성공 확률이 너무 낮습니다. 제가 기업을 시작하던 때와 너무 달라요. 이 정도 경영해온 저도 힘든데 그들은 오죽 힘들겠습니까. 스스로 잘되려 애쓰는 사람을 도와주고 싶습니다. 과거에는 기업 노하우 하나로 평생 벌었지만, 기성 기업인들의 자세도 변해야 합니다. 개발 노하우를 젊은 세대에 전수하고, 한 단계 높은 차원의 기술을 또 개발해서 전수하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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