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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전지현 액션 계보 잇는 배우

넷플릭스 <마이 네임> 한소희

선수현 기자 |  2021.10.28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은 공개와 동시에 월드랭킹 3위에 오르며 흥행몰이에 나섰다. 주인공 지우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언더커버로 잠입하는 설정은 다소 진부했지만 그 과정을 풀어가는 액션만큼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돋보인다. 특히 <부부의 세계>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한소희가 우아하고 예쁜 모습은 던져 버리고 피범벅의 짐승 같은 액션 배우로 파격적인 변신을 사실도 흥미를 유발했다.

김진민 감독은 한소희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두 가지만 물었다고 한다. “하고 싶냐”와 “연습할 건가”. 한소희는 1초도 망설이지 않았다. 그에 대한 답도 몸소 보여줬다. 3개월 넘는 기간을 액션스쿨에 출퇴근하며 고된 훈련을 소화한 것. 그의 노력은 날것 그대로의 액션을 보여주며 액션 여배우의 새로운 계보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한소희가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 싶을 정도의 감탄도 자아냈다. 화장끼 하나 없는 얼굴로 지우에게 스며든 한소희는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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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 한소희는 지우를 연기하며 날것 그대로의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넷플릭스


<마이 네임>이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3위를 기록하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소감이 어떤가요?

“객관적인 평가는 어렵겠지만 저는 재밌게 봤어요. 작품이 공개되는 시점부터 반응을 보는 게 겁났고 하나의 숙제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주변에서 좋은 평가를 해줘서 감사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저의 색다른 면을 봤다는 반응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더라고요. 그 부분이 기분 좋고 제가 원했던 말이기도 했어요.”

촬영을 준비하면서 10kg 가까이 증량했다고요?

“사실 일부러 증량한 건 아니고 잘 먹고 훈련하다 보니 촬영 직전에 9~10kg가 늘었더라고요. 액션 장면이란 게 리허설부터 한 컷 한 컷 찍는 과정이 굉장히 길어요. 그 시간을 버티려면 체력이 뒷받침 돼야 하니까 먹고 싶은 것 다 먹으며 훈련에 임했고 결과적으로 살이 찐 거예요. 또 매일 다치고 멍들고 피도 났는데 피곤함이 겹쳐 많이 부은 면도 있어요.”

액션 느와르 장르답게 강도 높은 액션 씬이 많이 나옵니다. 웬만한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고 하는데 훈련 과정이 꽤 고됐겠어요.

“평일 오전에 액션스쿨에 가서 오후 5~6시까지 훈련 받는 생활을 백일 넘게 했어요. 많은 액션 씬을 소화해야 돼서 기본자세, 구르기, 달리기 등 체력 단련 위주로 했고요. 제가 맞는 장면은 비교적 쉬웠는데 누군가를 때리는 장면이 어렵더라고요. 제가 미숙한 걸 알고 있어서 상대가 다치지 않을까 걱정하며 촬영하는 게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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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 한소희는 지우를 연기하며 날것 그대로의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넷플릭스

 

연기하기 가장 힘들었던 장면을 꼽아 본다면?

“아무래도 첫 촬영이죠. 아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촬영이었는데 모든 게 힘들고 어려웠어요. 동시에 마지막 복수하러 가는 장면도 기억에 남네요. 몸과 마음을 다 던져 촬영했거든요. 아빠의 복수를 향해 달려간다는 마음을 해하지 않으면서 목적의식을 갖고 나아가기 때문에 체력 면에서도, 마음 면에서도 힘들었어요. 또 ‘난 왜 이거밖에 안 될까, 더 잘하지 못하지’하는 스스로에 대한 분노가 생겨 울기도 했고요.”

아찔했던 순간이 있나요?

“강재(장률)와 무진이(박휘순) 싸운 철근 다리가 있어요. 무진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뛰어야 하는 장면인데 사실 제가 고소공포증이 있거든요. 떨어지면 죽는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무서워서 앞만 보고 달린 기억이 나요.”

심리적으로 위축되면 더 힘들게 느껴지겠어요. 액션 씬을 앞두고 나만의 준비 과정이 있었나요?

“최대한 집중하려고 했어요. 특정 장면을 위해 계획하고 나를 계산적으로 만들기보다 현장에 미리 가서 공간과 공기를 느끼려고 노력했죠. 그러면 긴장감도 덜어지더라고요. 현장에서는 감독님 디렉팅에 의지했어요.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저한테는 100% 만족하지 않았거든요. 부족한 면을 느끼는 게 제가 성장할 수 있는 에너지로 작용하기도 하지만요.”

‘하지원, 전지현의 계보를 잇는 액션’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무한한 영광이죠. 그 길을 따라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보여줄 게 많아요. 감사할 따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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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 한소희는 지우를 연기하며 날것 그대로의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넷플릭스

 

<부부의 세계>가 끝나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액션”이라고 말한 게 기억납니다. 그 답이 <마이 네임>이었네요. 모두 심신이 편한 역할은 아니었는데, 이런 역할을 고르는 이유가 있나요?

“편하게 갈 수 있는 역할을 선택해 내가 잘할 수 있거나 경험했던 역할이 아닌 색다르고 다양한 장르를 선택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단순하게 무드를 놓고 보자면 어두운 쪽에 치우친 역할을 하고 있는 게 닮은 구석이 있어서 아닐까요. 그런 면이 부정적이진 않아요. 예전 인터뷰에서도 ‘사연 있어 보이는 얼굴을 갖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라고 답한 적이 있는데 그런 평가도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아버지의 복수에 나선 지우는 괴물을 물리치기 위해 그 역시 괴물이 됐을까요?

“그들과 다르다고 생각했으면 죽이지 못했을 거예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너네 같은 괴물을 상대하려면 인간일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마지막 부분에 모든 걸 포기하고 끝내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슬픈 감정이 들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감독님은 절대 울면 안 된다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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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부터 액션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드라마를 볼 때 어떤 장르를 즐기나요?

“다양한 장르를 좋아해요. 저도 최근 안 사실은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첫 장면을 좋아하더라고요. 뭔가 집중할 수 있고 흡입력 갖는 포인트가 돼요. 주인공 감정을 내면의 소리로 표현하는 게 역할과 많이 닿는다고도 느끼나 봐요. 또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걸 좋아해요. 우리 모두 알고 있지만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 감정이 있잖아요. 치부 끝의 감정을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끌어내서 표현하지 않아도 뭔지 알 수 있는 작품이요. 그중에서도 <디태치먼트>는 2~3번 돌려본 영화예요.”

인간 이소희(본명)는 요즘 행복한가요?

“저는 행복과 불안이 비례하는 스타일이에요. 행복한 동시에 대중의 관심을 받으면서 그에 부응해야 한다는 마음이 커지고, 실망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제 앞으로의 날보다 더 많이 생각하게 돼요. 그럼에도 저를 멈추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 있다면 매사에 겁을 내지 않는 거예요. 저라는 사람에게 솔직해지려 노력하고요. 꾸미고 싶지 않아요. 먼 훗날 제 인생을 되돌아 봤을 때 부끄럽단 생각이 들지 않았으면 하거든요. 착하게 혹은 나쁘게 사는 개념이 아니에요. 어떤 직업을 하든, 어떤 삶을 살든 그저 떳떳하게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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