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첫 여성 CEO 홈플러스 임일순 대표의 활약과 과제

홈플러스 스페셜 안착 1주년 vs 매장 내 자영업자들에 대한 갑질 논란

유슬기 기자 |  2019.06.27

201710월 홈플러스는 임일순 경영지원부문장, 당시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는 인사를 냈다. 이 인사로 임일순 사장은 국내 대형마트 업계 최초 여성 최고경영자가 됐다.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임일순 사장은 1986년 모토로라와 컴팩코리아 등을 거쳐 1998년 유통업계에 발을 들였다. 코스트코, 바이더웨이, 호주의 엑스고 그룹 등에서 재무를 맡았다. 홈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로 온 게 2015년이다. 국내 주요 유통 기업에 여성 임원은 드물다. ‘오너 경영자를 제외하고 여성으로는 국내에서 유통 기업 대표가 된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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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플러스 임일순 CEO_조선 DB

 

임 사장 취임 이후 신선식품 품질이 떨어지면 100% 반품정책,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창고형 할인마트를 접목한 홈플러스 스페셜점포 등 고객 중심의 신사업이 시작됐다. 그는 먼저 고객의 소리를 들었다. 취임한 직후인 2017년 말부터 주부들을 대상으로 FGI(Focus Group Interview, 표적집단면접)를 진행해 주부들이 원하는 대형마트의 모델이 무엇인지를 파악한 후 만든 게 홈플러스 스페셜이다. 새롭게 내놓은 하이브리드 매장인 홈플러스 스페셜의 평균 매출은 2017년 대비 40% 이상 늘었고, 한 번 쇼핑에 구매하는 금액도 30% 증가했다.

   

대형마트와 창고형 매장 합친 홈플러스 스페셜의 안착           

그는 코스트코에 근무할 당시, 칫솔도 12개씩 치약도 12개씩 묶음으로 파는 것을 보고 불편을 느꼈다. 홈플러스에서는 낱개 판매를 시작하는 대신, 협력사에 가격을 낮추지는 않았다. 창고형 매장을 활용해 대량으로 전시하는 방식을 썼다. 가성비를 택한 대용량 소비자와, 소량 구입을 원하는 1인 가구의 수요를 모두 만족시켰다는 평이다        

가장 눈길을 모은 건 만 12년 이상 장기근속한 무기계약직 사원 43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일이다. 영화 <카트>와 웹툰 <송곳>의 실제 주인공이었던 이들은 과거 대량 해고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이후 복직된 이들은 201871일자로 정규직 직급인 선임이 됐다     

취임 2년차, 여러모로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대형마트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대형마트업계는 실제로 쉽지 않은 상황에 맞닥뜨렸다. 온라인쇼핑몰, 새벽배송몰의 약진, 편의점 확장세 등으로 업계 전체 매출이 지난해부터 하락세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이 76598억원으로 전년보다 3.7% 줄었고 영업이익은 1091억원으로 57% 감소했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상황이 어려워지자 매장 폐점과 직원 감축을 시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임일순 사장은 이런 분위기를 감지해 지난 617일 사내게시판에 4장 분량의 손편지를 올렸다. 그는 편지에서 작금의 상황은 유통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져 과거의 모습 그대로라면 생존을 위협받는 현실이라고 쓴 뒤 여러분에게 주주에 대한 막연한 염려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저는 우리와 주주가 걷고 있는 길이 다르지 아니하며 회사는 주주 변경과 상관없이 영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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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마트와 창고형 매장을 합친 '홈플러스 스페셜'_뉴시스

 

매장 내 자영업자들, 홈플러스에 갑질당했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요소는 있다. MBK 파트너스는 마트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개선해 왔다. 이 때 확보한 재정을 홈플러스 스페셜등 신사업에 투자했다. 실제로 지난해 홈플러스 경남 동김해점과 부천 중동점 2곳을 폐점했다. 지금까지 점포 14곳을 매각 후 재임대으로 매각한 적은 있지만 아예 폐점한 것은 처음이라 당시 노조의 반발이 거셌다. 또 점포 내 입점해 있던 자영업자들이 일방적으로 묻지마 폐점을 당해 갑질논란에도 휩싸였다. 중동점의 경우 임대점주 뿐 아니라 해당 지점의 직원, 협력업체들에게도 타격이 있었다. 이에 중동점 13개 매장 임대 점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홈플러스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 마트 안 자영업자들의 생존권과 재산권이 위협받는다는 이유였다          

실제로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매장 위치를 바꾸면서 임차인에게 이른바 갑질을 한 홈플러스에 대해 과징금 4500만원을 부과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2015년 당시 경북 구미점의 임대 매장을 개편했는데 이때 27개의 매장이 원래 있던 자리에서 다른 위치로 옮겨야 했다. 하지만 아무 협의나 보상 없이 매장 임차인들의 매장 면적을 줄이고 인테리어 비용을 떠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매장 면적은 22~34% 정도 줄었고, 추가 인테리어 비용은 8700만원 가량 들었다. 당시의 일은 임일순 CEO의 취임 전이지만, 이를 어떻게 수습해가는가도 그의 리더십의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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