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양현석과 승리의 데칼코마니

2014년부터 2016년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유슬기 기자 |  2019.06.25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참아왔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은 힘들 것 같습니다. 더 이상 YG와 소속 연예인들, 그리고 팬들에게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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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S 보도 캡쳐

 

지난 614일 양현석은 이런 심경을 알리며 자신이 23년간 이끌어온 YG엔터테인먼트 경영에서 손을 떼고 사퇴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입지는 크다. YG엔터테인먼트는 최대주주인 양현석이 지분 16.12%를 보유하고 있고 양민석 대표가 2.31%, 네이버가 8.5%, 상하이 펑잉 경영자문 파트너십회사가 7.54%, 국민연금이 5.06%를 갖고 있다.

   

승리 검찰에 송치되던 날, 양현석·조로우·정마담 실검에 올라                   

현재 YG와 관련된 핵심 사건들의 시점은 주로 2014~2015년이다. 승리 게이트와 단톡방 멤버인 정준영의 성범죄가 일어난 시점도 그 때다. 지난 겨울부터 이어져온 승리 게이트는 이제 검찰로 송치됐다. 승리는 625일 성매매처벌법 위반(알선, 성매매), 업무상 횡령, 특경법상 업무상 횡령, 증거인멸 교사, 성폭력특별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식품위생법 위반 등 총 7개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을 달아 송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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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 보도 캡쳐

 

승리는 2015년 일본인 사업가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매매가 이뤄진 장소는 서울 시내 한 호텔로, 호텔 숙박 비용 3000만원은 승리가 YG엔터테인먼트의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다만 경찰은 이때 YG 측은 승리의 성매매 알선 혐의와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만 해도 YG와 승리의 선긋기가 통하는 듯 보였다. YG는 승리와의 전속계약도 해지했다. 그런데 승리의 행적과 무척 유사한 행적이 양현석 대표에게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가 해외 투자자들에게 해외와 국내에서 접대를 해왔고, 이 자리에 유흥업소의 여성들이 동원됐다는 이야기다. 특히 이 모임을 주선한 정마담은 승리의 단톡방에도 동일하게 등장한다         

24MBC 시사프로그램 <스포트라이트>2014년 양현석과 싸이가 동남아 재력가 조로우를 여러 차례 만났으며 유흥업소 여성들이 그가 소유한 2600억 원 상당의 요트에 머무는 호화여행을 했는데 그 배후에 YG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조 로우는 말레이시아 전 총리이자 국영투자기업을 통해 5300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나집 나자크 최측근이다. 조 로우는 이 비자금을 조성하고 핵심 관리한 인물로 인터폴에 적색 수배돼 있다.

   

동남아 재력가들 접대 정황, 조로우와 정마담의 연결고리          

조 로우는 비자금을 관리하면서 카지노와 클럽에 반 년 동안 약 1000억 원 이상 쓴 것으로 알려졌다. 나집 전 총리의 아들 리자 아자즈와 함께 할리우드 영화에 투자하면서 할리우드의 큰 손으로도 떠올랐다. 호주의 모델인 미란다 커와도 절친인 것으로 알려진 조 로우는 201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생일 파티를 열기도 했는데 이 자리에 할리우드 스타들이 있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이 참석했고 싸이가 축하 무대에 섰다. 조 로우가 할리우드는 물론 세계 연예계의 큰 손으로 떠오르자 YG에서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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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스트레이트> 화면, 가운데가 조 로우

 

<스트레이트>에 따르면 양현석은 당시 YG 수익의 80%를 담당했던 빅뱅의 군입대가 다가오며 아시아권 진출 및 사업 다각화를 준비했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승리다. 빅뱅 멤버로 글로벌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던 승리는 단톡방 멤버들'인 최종훈, 정준영 등과 함께 동남아시아 재력가들과 접촉하고 투자까지 이끌어냈다         

YG는 그동안 아티스트를 활용해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으나 패션사업, 외식사업 등 줄줄이 실적이 부진했다. 외식사업 계열사인 YG푸즈는 2017년 순손실 10억 원, 20183분기까지 순손실 2억 원을 냈다. 패션사업도 접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합작해 설립한 네추럴나인1월 청산했다. 스트릿 의류 브랜드 노나곤을 출시했는데 영업손실이 커져 사업을 접었다.

   

증언은 많지만 증거가 없다         

과거 YG에서 그룹 무가당의 멤버로 활동했던 프라임은 과거 YG의 술접대 행태를 폭로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프라임은 2016년 당시 YG 소속 방송인이던 유병재와 관련된 기사에 내가 밤마다 양현석 술접대했으면 이맘때쯤 저 자리일 것. 난 그 어두운 자리가 지긋지긋해 뛰쳐나왔다라는 내용의 댓글을 남겼다. 이후 논란이 되자 그는 사실인 글만 쓰겠다. 내가 술접대를 수년간 나간 건 그 자리를 직접 보고 함께한 수많은 남녀 지인들과 클럽 관계자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YG와 계약하고 나서부터 스케줄보다는 주말 술자리 호출이 많았고 그게 건강 악화로까지 이어졌다. 유명하거나 높은 사람이 오면 대리기사를 불러 정리하고 아침에 집에 혼자 들어가곤 했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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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 보도화면 갈무리, 무가당 멤버였던 프라임의 SNS

 

프라임(정준형)이 YG와 인연을 맺은 건 2006년 그룹 무가당으로 데뷔하면서부터다. 당시 원타임의 멤버 송백경은 오진환의 군 입대로 팀의 잠정 해체를 맞은 후 새로운 팀을 준비했다. 그룹 스위티의 해체 이후 솔로 앨범을 준비 중이던 이은주와 바운스의 멤버였던 김우근, 프라임이 모여 무가당을 결성했다. 이은주는 현재 YG 양현석 대표의 아내다.         

앞서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이 불거졌을 때 양현석 전 대표와 YG 측은 정마담의 유흥업소 여성들은 식사자리에 왜 왔는지 모른다. 어떤 형태의 접대도 없었다. 식사비도 계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싸이도 조 로우는 제 친구가 맞다. 할리우스 쇼비즈니스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사람이고 저와 양현석 형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고 했다. 하지만 제보자의 증언은 다르다. YG는 이런 접대가 있을 때 늘 현금으로 계산했기 때문에 증거가 남지 않았고,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모르쇠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성접대의 경우 현장을 포착하거나, 증거나 남아야 수사가 가능한데 이 경우 이미 수년이 지난 일인데다 제보자의 증언만 남아 이후 혐의를 밝히기가 어려우리라는 전망이다.

   

강남경찰서장, 대기발령 조치          

실제 150명의 인력이 투입됐던 버닝썬 수사도 용두사미라는 비판을 받았다. 수사인력이 대거 투입됐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경찰과의 유착비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승리와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설립한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단속 내용을 알려주거나 단톡방 멤버의 음주운전 사실을 무마해주는 등 유착의 핵심이었던 경찰총장윤모 총경은 물론, 미성년자 출입사건 무마를 위해 버닝썬 측이 강남서 출신 전직 경찰관 강모씨에게 돈을 건넨 사실이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YG 사건도 비슷하다. 2016년 비아이의 마약 투약 의혹을 폭로한 한모씨에게 양현석 YG 전 대표가 진술 번복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씨의 법률 대리인 방정현 변호사는 한씨는 2016822일 마약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고 그 다음날 YG 사옥으로 불려갔다. 양 대표는 우리 아이들이 그런 일로 경찰서나 수사 기관에 불려다니는 자체가 싫다. 네가 처벌받는 일 없게 하겠다며 진술 번복을 강요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씨는 1차 피의자 신문에서 경찰에게 “201653일 마포구에 있는 아이콘 숙소 앞에서 LSD를 비아이에게 전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으나, 3차 피의자 신문에서 진술을 번복했다. 결국 비아이는 경찰 소환조사 없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피의자였던 한씨는 유유히 외국으로 잠적했다         

버닝썬 게이트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서울 강남경찰서의 서장은 결국 대기발령 조치됐다. 경찰청은 전날 이재훈 강남경찰서장을 대기발령하고 해당 보직에 박영대 총경을 보임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강남서에서 경찰관의 각종 유착 및 비리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자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 서장을 대기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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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썰전> 중

 

사건의 본질은 수사기관 유착 vs 혐의 없음으로 내사 종결 될 것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수면 아래 잠겨 있던 승리와 양현석의 행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증언이 있을 뿐 증거는 없고, 수사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이 무렵은 YG가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승승장구 하던 시절이다. 양현석 대표 동생 양민석 YG 대표이사가 박근혜 정부 당시 최연소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에 위촉됐다.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엔터테인먼트 업계 대표로 경제사절단에 함께 하기도 했다. YG의 대표 아티스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2009년부터 법무부 홍보대사를 맡기도 했다         

YG의 양현석 전 프로듀서가 20147월 서울의 한 고급 식당을 통째로 빌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이제 한 달 남았다. 버닝썬 게이트의 공익제보자이자 한씨의 법률대리인인 방정현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왜 모든 의혹이 무마되었는지, 그 유착관계를 밝혀내는 것이 본질이라고 말했다. 양현석은 지금까지 나온 내용은 사실무근이며 성접대 의혹에 대해서는 조만간 경찰에서 혐의 없음으로 내사 종결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과연 누구의 말대로 흘러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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