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결승, 정정용호 대한민국 끝까지 간다

막내형 이강인+신의손 이광연,우크라이나에 맞서 보여줄 마지막 승부

유슬기 기자 |  2019.06.14

2019년은 2000년에 태어난 이들이 스무 살이 되는 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어림, 혹은 젊음이 부럽지만은 않았던 이유는 우리가 보았던 2002년의 찬란한 기억 때문이다. 그 해를 떠올리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마법이 현실이 되어 한국 축구가 월드컵 4강에 올랐던 기억, 동그란 공 하나에 한 나라가 하나가 되었던 환희, 모두가 태극전사였고 모두가 찬란했던 기쁜 우리 젊은 날이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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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U-20 월드컵에서 한국이 최초로 결승에 올랐다
 
 

이후 2006 독일월드컵, 2010 남아공월드컵, 2014 브라질월드컵과 2018 러시아월드컵을 겪으며 다시는 2002년과 같은 순간이 없으리라는 슬픈 예감은 현실이 됐다. 그런데 2019년 예상 밖의 일이 일어났다. 2019 U-20 월드컵에서다. U-20 월드컵은 FIFA에서 주관하는 20세 미만 축구 대회다. 1999, 2000, 2001년에 태어난 선수들이 주전이다. 2년에 한 번 열리고, 상금은 없다. 오직 명예를 두고 다투는 대회다. 한국은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2002년 월드컵 4강과 타이기록이었다.

   

"제 생애 FIFA 주관 대회에서 한국이 결승에 오르는 걸 보게 되다니"- 안정환 해설위원

U-20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이 소집되었을 때 팀의 주전인 이강인 선수는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라고 말했다. 당시에는 언론에서도 어린 선수의 치기어린 포부라고 봤다. 동료 선수들도 ‘8혹은 ‘4정도를 목표로 예상했다가 이강인이 우승을 말하자 어리둥절하면서도 강인이가 한다면 하는 거지라는 마음으로 우승 바이러스에 물들어 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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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팀웍을 다지는 선수들

 

예선전 1차 포르투칼과의 경기에서 전반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한 골을 내어줬을 때는, 예선 통과 자체가 어려울 줄 알았다. 하지만 선수들은 경기가 진행되는 중에도 성장했다. 이후 한국은 남아공을 1:0, 아르헨티나를 2:1로 이기면서 기세를 역전시켰다.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아 조2위로 16강에 진출한 한국팀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상승세였다

16강 전에서 일본과 맞붙은 한국은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예전에는 경기를 볼 때 한국이 볼점유율이 높으면, 볼은 많이 갖고 있었는데 (열심히 뛰었는데) 골운이 좋지 않아 졌다고 생각했다. 이번 월드컵을 보면서 이 또한 전술의 일부임을 알게 됐다. 전후반 골점유율은 일본이 더 높았다. 한국은 상대가 공을 잡으면 밀착수비를 펼치며 상대방을 괴롭게 했다. 결국 공을 바깥으로 돌리다보니 점유율과 점유시간이 높아졌다. 그렇게 상대선수의 체력을 고갈시킨 후, 후반에 집중력을 높이는 게 한국의 전략이었다. 이 전략은 맞아 떨어져 한국은 후반 39분 최준의 크로스를 받은 오세훈이 헤딩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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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전, 한일전에서 승리후 기뻐하는 선수들

 

이강인의 활약 + VAR의 도움 + 빛광연의 선방    

8강에서 만난 세네갈과의 경기는 축구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경기였다. 한국은 2:1로 뒤지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후반 연장시간 8분에 동점골을 넣었다. 연장전에서 한국은 선제골을 넣어 3:2로 역전했고, 세네갈은 연장추가시간에 동점골을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간 두 팀은 선발 두 선수가 나란히 실축하면서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닌경기를 했다. 그리고 이어진 골키퍼 이광연의 선방과 세네갈 선수의 실축은 한국을 승리의 팀으로 만들었다. 이 경기에서 돌려본 VAR만 일곱 번이었다   

그리고 에콰도르와의 4강전, 한국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남미 선수 특유의 개인기로 위기의 상황이 있었지만, 골은 골문을 맞고 빗겨가거나 이광연의 선방에 막혀 골대에 이르지 못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에콰도르 선수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거친 플레이가 이어졌지만 한국 선수들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20세 미만 선수들의 경기는 성인 경기에 비해 분위기와 흐름이 금방 바뀐다. 에너지가 최대인 이들의 피지컬은 아슬아슬한 상황을 자주 연출한다. 그 안에서 무너지지 않는 한국 선수들의 멘탈은 더욱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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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와의 4강전에서 이강인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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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승리를 견인한 최준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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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기 눈부신 선방을 보여준 빛광연, 아니 이광연 선수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선수는 막내형 이강인이다. 팀 중 가장 막내지만, 한국의 결정적인 플레이는 그의 발끝에서 시작된다. 그는 4강까지 14도움을 기록했다. 안정환 해설위원의 표현에 따르면 손으로 가져다 주는 것처럼볼을 건네준다. 4강전의 결승골도 이강인의 도움과 최준의 골로 완성됐다. 평소 밥도 늘 함께 먹으며 친하게 지낸다는 두 사람은, 골 직전 눈빛을 서로 읽었다고 했다.

   

원팀(One-team)의 팀 웍, 정정용 감독 전술의 힘을 보여주다    

폴란드에서 총 6경기를 치른 한국 대표팀은 이제 마지막 한 경기, 결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초반에는 부각되지 않던 정정용 감독의 리더십이 점점 더 존재감을 보인다. 그의 말이 아닌, 한국팀의 경기를 통해서다. 이들은 서로를 원 팀이라고 부른다. 이 말은 경기에 뛰는 선수와 벤치에 남은 선수, 감독과 코칭 스태프를 모두 아우르는 말이다. 결승까지 대표팀의 경기는 강행군이었다. 장거리를 이동해야 했고 하루 쉰 뒤 다시 경기를 뛰어야 했으며, 연장에 연장을 거듭했다. 4강전까지 보고 나니, 이들의 체력훈련이 얼마나 탄탄했는지 알겠다. 4강전의 영웅 수비수 최준과 골키퍼 이광연은 여태까지 모든 경기에 풀타임으로 출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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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년 축구 지도자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연 정정용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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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대회 대표팀 선수들 ⓒ 대한축구협회

 

정정용 감독은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어린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 벤치에 남은 선수들을 정정용 감독은 특공대라고 부른다. “너희들이 잘 준비하면 언제든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고 말이다. 이들은 응원단이 되어 경기장 안에 기운을 불어 넣는다. 최준 선수는 4강전을 마친 뒤 한국, 우승하겠습니다. 한국 끝까지 간다!”라며 웃었다. 결승에서 만나게 될 우크라이나는 4강전에서 우승후보인 이탈리아를 꺾고 올라왔다. 두 팀은 모두 사상 처음 결승에 올랐다. 우크라이나의 FIFA 랭킹은 27, 한국은 37위다. 해외 배팅 사이트는 우크라이나의 우승을 점치고 있다. 이들이 대회 유일의 무패팀일 뿐 아니라, 폴란드 접경 국가라 시차나 응원단의 규모 면에서 여러 모로 유리하리라는 판단에서다   

실력 뿐 아니라 인성, 팀웍 거기에 운까지 좋았던 한국 U-20 대표팀은 끝까지 행운의 주인공이 되어 2019년을 역사의 한 장면으로 만들 수 있을까. 어떤 결과든 한국 축구의 새역사가 될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결승 경기는 616일 일요일 새벽 1시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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