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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진 기사님 또 없나요? <모범택시> 이제훈

“우리 사회 목소리 내야 하는 지점, 연기로 표현합니다”

선수현 기자 |  2021.06.02

정의가 실종된 사회, 전화 한 통이면 움직이는 무지개 운수. SBS 드라마 <모범택시>의 무지개 운수는 법의 테두리에서 구제받지 못한 피해자의 사적 복수를 대행해줬다. 비록 용인될 수는 없는 행동일지라도, 궂은 날이 지나고 활짝 뜬 무지개처럼 아픔을 겪은 사건 피해자들이 마음속 멍에를 조금이나마 덜고 맑은 날을 기약하길 바라는 마음이 충분히 전달됐다.

<모범택시>는 장애인 노동착취, 학교폭력, 직장 내 갑질, 보이스피싱 등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들이 모티브가 되어 다양한 에피소드로 제작됐다.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 Y> 등을 통해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려왔던 박준우 감독의 내공이 다분히 묻어나는 지점이었다. 드라마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시종일관 유쾌했다. 최종회 시청률이 15.3%를 기록했을 만큼 시청자들은 <모범택시> 속 무지개 운수를 통해 정의 구현이란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특히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위장 잠입도 마다하지 않은 김도기 기사. 장애인을 착취하는 젓갈공장에 제대로 골탕먹인 거래처 대표, 학교폭력 가해자를 혼내주러 간 기간제 선생님, 성범죄·폭력을 일삼는 대표에게 복수의 펀치를 날린 엘리트 신입사원, 보이스피싱 사기단을 엄벌하러 간 로맨틱 마초 등 다크 히어로라는 큰 틀에서 매번 인물의 경계를 뒤흔들었다. 찌질하면서도 멋짐이 폭발했고 능청스러우면서도 정의 앞에 단호했다. 김도기를 훌륭하게 표현하며  ‘갓도기’란 애칭까지 붙은 배우 이제훈이 빛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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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모범택시>가 시청률 15.3%로 막을 내렸습니다. 드라마의 인기 비결을 꼽아본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으며 즐겁게 보는 내용이지만 시나리오가 실제 있던 사건을 모티브로 구성됐어요. 이러한 일을 겪은 사람이 우리 주변에 있다는 사실에, 보는 분들이 마음을 더 써준 것 같습니다. 그런 사건들이 재발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묵시하지 말자는 마음이 뿜어져 나온 게 아닌가 싶네요. 또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도 중요했는데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담당해오신 감독님이 그간의 생각과 태도를 드라마에 설득력 있게 녹여낸 것 같아요.”

장애인을 착취하는 기업, 학교 폭력 문제 등 드라마에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에피소드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무거운 주제들을 다루면서 적지 않은 감정들이 교차했을 것 같은데요.

“처음에는 단순히 만든 이야기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대본을 볼수록 화가 나고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통쾌함이 느껴지더라고요. 무지개 운수와 김도기 캐릭터를 통해 대리만족하며 아드레날린이 나왔어요. 김도기 캐릭터도 어머니를 잃고 트라우마로 살아가는 외로운 캐릭터잖아요. 그런 부분을 가볍게 표현할 수 없더라고요. 대본을 읽고 촬영에 들어가기 전 마음을 진중하게 다스리려고 노력했어요. 무지개 운수에 모인 사람들이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저에게 힘이 됐고 함께 이겨내면 외롭지 않다는 사실도 새삼 느꼈어요.”

반면 다양한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연기하는 걸 보며 ‘이제훈이 꺼낼 수 있는 것은 다 꺼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 외에도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이 있나요?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제가 가지고 있는 뾰족한 부분은 다 꺼냈어요. 평소 흥미롭고 인상 깊었던 인물들을 생각에 쌓아 뒀는데 다양한 캐릭터 변신을 통해 보여줄 기회였거든요. 평소 인물 생각을 많이 해둬서 주저하지 않고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었네요. 만약 시즌2가 제작되면 더 새로운 모습도 보여줄 수 있을 거예요.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 나온 박정민 씨 캐릭터도 도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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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모범택시>에서 사적 복수를 대행해주는 무지개 운수의 김도기 기사 ⓒSBS


<모범택시>에 등장한 캐릭터 가운데 인상적인 ‘부캐’를 고른다면?

“왕선생 역할을 재밌게 봐준 것 같아요. 그렇게 로맨틱하게 나올지는 몰랐지만요. 김도기와 간극이 큰 캐릭터인데 그런 간극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도 앞선 부캐들이 있어 가능했을 거예요. 젓갈도적, 고등학교 선생님, 어리버리한 회사원 등 하나하나 다 쌓여 반응도 좋았던 것 같고 저도 자유롭고 과감하게 스타일링 할 수 있었어요.”

사건을 해결할 때마다 보여준 액션 연기들도 인상적이었어요. 

“<모범택시> 해결 방식이 주먹과 타격이 많아 제대로 보여주고 싶은 열망이 강했습니다. 촬영 과정에서 무술팀과 액션 합을 무수히 맞췄고 현장에서 바로 보여줄 수 있을 만큼 준비했어요. 의욕이 강해서 오히려 제작진이 제가 다치지 않을까 상당히 우려했죠. 솔직히 위험한 장면도 많았는데 현장에서 최대한 배려하며 안전하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특히 14화 카체이싱 장면에서 큰 트럭이 부딪히는 위험한 장면이 나왔는데, 마지막인냥 열과 성을 쏟아서 실감나는 장면이 나온 것 같아요. 회가 거듭할수록 성취감도 컸어요.”

이제훈 배우는 평소 바른 이미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모범택시>의 김도기처럼 평소 정의감이 강한 편인가요?

“예전에는 억울함이나 불의에 대해 솔직하고 가감 없이 표현했는데, 배우라는 직업을 한 해 한 해 할수록 행동이 조심스러워지더라고요. 인생에 영향을 미치거나 잡음이 생기는 부분에도 점점 감수하며 살아가게 되고요. 그럼에도 달라지는 게 있다면 주변에서 억울한 사건, 피해자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일로 표현하게 됐어요. 가만히 있기보다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생각에 <아이 캔 스피크> <시그널> <무브 투 해븐> 등의 작품을 선택한 측면도 있어요. 작품을 할수록 간접 경험과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도 넓어져서 작품을 고르는 기준도 확장된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되든 너무 억울한 일이 생기면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며 해소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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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평소 영화 매니아로도 알려져 있죠. 최근 재미있게 본 작품이 있다면요?

“요즘 영화관에 갈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도 촬영 중에 <자산어보>와 <미나리>를 봤는데 참 좋더라고요. 이번 주는 <분노의 질주>를 보러 가요. 독립영화도 좋아하고 챙겨보는 편인데 <혼자 사는 사람들>도 기대하고 있어요. 앞으로 마스크 벗는 날이 와서 좋은 영화를 많이들 찾아줬으면 하는 마음도 커요.”

영화 제작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영화 제작사 하드컷을 공동설립하고 단편 영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는데 올해 12월 왓챠에서 공개 예정이에요. 박정민, 최이서, 손석구 배우와 각각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맡았어요. 총 네 작품을 선보이는데 저는 7월 초 촬영에 들어가요. 요즘 젊은 친구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무엇에 열광하는지를 소재로 시나리오를 썼는데 잘 연출해 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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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지난해 11월 개봉한 <도굴>부터 드라마 <모범택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브 투 해븐>까지, 너무 쉬지 않고 일만 하는 건 아닌지 생각도 드는데요.

“그동안 쉬지 않고 해 와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지친 상태는 맞아요. 다행이도 영화 제작 프로젝트 외에 더 이상은 일정이 없어요. 배우들이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마음에 드는 작품이 오는 걸 예상할 수 없고 계획하는 것도 불가능이에요. 그나마 많은 사랑을 받고 힘을 얻어서 다음 작품으로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어요.”

이제훈 배우에게 <모범택시>는 어떻게 기억될 것 같나요?

“액션을 제대로 폭발시켰던 작품이에요. 보는 분들에게도 단순히 재미로 휘발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면서 한 번 곱씹어 보고 잊지 말아야할 것들을 떠올리게 했고요. 그냥 보고 던지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목소리 내야 할 이야기고, 동시에 가슴 아픈 사고가 발생했을 때 외면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받았어요. 어떤 작품은 촬영이 끝나면 ‘이제 끝났다’는 자유를 주는데 <모범택시>는 오히려 더 써내려가길 바라는 마음이 컸어요. 그런 의미에서 시즌2도 제작되길 바라는데 ‘부캐’를 통해 더 다양한 이야기도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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