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과 홍상수의 ‘진솔한 솔직함’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고, 그 사람이 나를 바꿨다는 이들의 고백

유슬기 기자 |  2019.05.30
hong.jpg
ⓒ 강변호텔

 

저희 두 사람 사랑하는 사이고요. 저희 나름대로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습니다.”

20173월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서 홍상수 감독은 배우 김민희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두 사람은 공식 석상에서 진심을 다해 만나는 사이임을 밝혔다. 홍상수 감독은 무대에 오르내릴 때 김민희를 에스코트했고, 그가 긴장한 듯 보이면 물을 건네기도 했다    

20195월 최태원 SK 그룹 회장은 소셜 밸류 커넥트 2019(SOVAC)’에 참석했다. SK 그룹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의 방향을 선포하는 자리였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은 201912SK그룹 신년회에게 임직원에게 사회적 가치 창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당부했다. 앞서 2017년에는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기업의 핵심 가치로 정관에 적혀있던 이윤 창출을 빼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넣기도 했다.

최태원.jpg
SOVAC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 ⓒ뉴시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인간 최태원으로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게 됐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회장이 아닌 자연인으로 답하겠다고 운을 띈 그는 나는 착한 사람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나와 아주 반대인 사람을 만나 그 사람을 관찰해보니 잘못 살아온 것 같았습니다. 그는 돈 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오직 사람만을 향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따뜻한 감성을 받아 그때부터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아주 반대인 사람은 이 축제에 먼저 도착해 맨 앞자리에 앉아있던 김희영 T&C재단의 이사장이다. T&C재단은 최태원과 김희영의 영어이름 이니셜을 따 만든 재단으로 2017년 최태원 회장이 20억원의 사재를 들여 설립했다.

   

아내와 함께 살 순 없다는 그     

두 사람에게는 애틋했을 이 순간들이 주변인에게는 불편한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제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볼 때 두 사람과 거리를 두고 작품으로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부터 <밤의 해변에서 혼자>, <그 후>(2017), <클레어의 카메라>(2018), <풀잎들>(2018) <강변호텔>(2018) 등 최근작까지 모든 작품에 김민희가 출연하기도 하거니와, 이 때 남자주인공은 대부분 불륜에 빠지거나 빠졌던 유부남이고 여자 주인공은 김민희다.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나오는 독백과 대사는 이들의 처지를 대변한다.

최근작 <강변호텔>에서 남자주인공(기주봉)은 처음으로 아버지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냈는데, 그는 아들들을 모아놓고 사랑으로밖에 살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변호한다. 그리고 나중엔 그 아들들마저 따돌리고 호텔에서 처음만난 여인(김민희)를 보기 위해 그의 근처를 서성댄다. 그의 말처럼 그는 너무 어릴 때 결혼했, “미안하다는 이유로 함께 살 수는 없었.

홍상수 감독은 1985년 미국 유학생활 중 동갑내기 여성을 만나 결혼한다. 이들의 나이 스물 다섯 때다. 이후 아내는 그의 프랑스 유학과 한국 복귀까지 모든 여정을 함께 한다. 지난 35년간 홍상수 감독 작품의 발아기와 총아기를 함께 했을 뿐 아니라 그리고 노모의 간병과 딸의 양육도 도맡았다.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인연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도 미국 유학시절 만났다. 두 사람은 함께 테니스 동아리를 하며 가까워졌다. 연애시절 노소영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했고, 두 사람은 취임식 이후인 1988년 결혼식을 올렸다. 최태원 회장의 나이 스물 아홉, 노소영 관장의 나이 스물 여덟이었다. 이후 두 사람 사이에는 12녀가 태어났다. 당초 선경그룹이었던 SK는 노태우 정권 시절 제2 이동통신 사업자로 내정된다. 이후 김영삼 정권 때 한국이동통신이 민영화 되는데 이를 인수한 선경이 통신업에 진출한다    

당시의 내용을 담은 기사를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19941월 선경그룹은 한국이동통신의 주식 24%4370억원에 인수하며 그토록 원했던 통신업에 진출하게 된다. 2 이동통신 사업자로는 그해 2월 포철을 주도 사업자로 하고 코오롱을 1대 주주로 하는 신세기이동통신이 선정된다. 선경의 한국이동통신은 1997년부터 SK텔레콤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연간 12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반면 신세기이동통신은 2002SK텔레콤에 합병됐다

김희영.jpg
김희영 T&C재단 이사장. ⓒ조선DB

 

보살핌을 받아야 할 어린아이와 어린 엄마를 책임지겠다?  

대통령의 사돈 기업이라 특혜를 받았다는 지적은 정경유착이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나, SK가 재계 2순위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이후 최태원 회장은 2003‘SK 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으로 징역 3년을 받았으나 집행유예 5년을 받았다. 이후 2013‘SK 계열사 출자금 중 465억원을 국외에서 불법적으로 쓴 혐의(횡령)’으로 징역 4년의 유죄판결을 받고 법정 구속된다. 이후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그리고 201512월 말, 최태원 회장은 한 일간지에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이 때도 그는 자연인" 최태원이 "부끄러운 고백을 하려 한다, “노소영 관장과 10년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결혼생활을 더는 지속할 수 없다는 논의를 이어가던 중 우연히 마음에 위로가 되는 한 사람을 만났다고 적었다. 그리고 그는 그분과 함께 하는 삶을 꿈꾸고 있으며, 수년 전 여름 저와 그분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다고 고백했다. “노 관장과 장성한 아이들이 받았을 상처를 보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할 생각이지만, “저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어린아이와 어린 엄마를 책임지겠다고 썼다.

 

'사회적 가치'는 사라지고

홍상수 감독과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바는 "진솔" 혹은 "솔직"이다. 평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 솔직의 가치를 스스로 지키지 못하는 것이 괴로웠고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홍상수 감독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진솔한 속내를 가감없이 말한다. 해외의 유수영화제는 그의 고백에 초청으로, 수상으로 화답한다. 두 사람은 국내 언론을 피해 국제 언론과의 취재에만 응하며 축제를 즐긴다. 최태원 회장은 공적인 언론, 공식 석상에서 자연인으로서 솔직한 고백을 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덕분에 사회적 가치를 천명했던 축제 이후그가 강조했던 가치는 사라지고 연일 두 사람의 이름으로 도배된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지금은 맞고.jpg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그때도 틀리고, 지금도 틀렸다  

홍상수 감독과 최태원 회장은 모두 아내와의 이혼 소송 중이다. 이 지난한 소송의 끝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알 수 없다. 홍상수의 작품을 여전히 작품으로대할 수 있는 이들은, 어쩌면 당연히 이 진흙탕을 보지 않는 외국 관객인지도 모른다. ‘공감능력이 제로였던 자신을 바꾼 이에 대한최태원 회장의 열렬한 고백은, ‘사회적 가치를 위해 축제를 준비했던 SK의 숱한 직원들에게는 공감할 수 없는 무력함을 선사했다    

적어도 솔직의 미덕내 마음의 편안함이 아닌 한 때 그들과 가족이었던, 혹은 한 때 그들을 존경하고 신뢰했던 상대방에 대한 배려에서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들의 상대방이 오직 현재의 연인이라면, 그 외의 모든 이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이들의 고백은 둘만의 내밀한 공간에서 이루어져도 충분할 것 같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는 로그인 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3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그냥   ( 2019-06-17 ) 찬성 : 0 반대 : 0
부인이 싫증나고 더 젊고 예쁜 여자가 좋다고 하세요. 그게 진솔하네요
  빈손   ( 2019-06-02 ) 찬성 : 6 반대 : 0
최태원님 그녀가 그렇게 욕심 없고 순수하시다면 빈손으로 나가 같이 살자고 해보세요~
  최효원   ( 2019-06-01 ) 찬성 : 7 반대 : 0
최태원! 말 똑바로 하자! 당신이 혼외 동거녀와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내 뱉은 말은 당신의 정실부인 노소영을 두번 죽이는 짓이야! 당신 동거녀가 돈에는 관심없는 사랑만 아는 아름다운 영혼의 소유자라서 이런 결과를 초래(?) 했다는 말은 비겁한 자기변명일 뿐이다! 당신이 재벌 총수가 아니라면 어엿한 가정이 있는 유부남을 만나 애까지 낳고 그러고 살겠냐? 당신의 장성한 자녀들은 비겁한 당신을 존경하지 않을 것 같다! 위자료 노소영이 원하는 대로 주고 깨끗이 정리하라!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기껏해야 100년도 못사는 인생! 죽어서 짊어지고 갈 것도 아니잖아?
201907

201907

구독신청
낱권구매
전체기사

event2019.07

event
event 신청하기
영월에서 한달살기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