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ssage | 잊지 못할 여정 – 태양의 마음으로

베이징(下)

황금의 우의는 해가 갈수록 빛난다

베이징에서
거목으로 자란
만남이로구나


베이징에서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인민대회당에서 리더와 회견하고, 베이징대학교에서 젊은 영재들과 대화를 나누고, 톈차오극장에서 최고의 예술가들과 교류하고, 활력 넘치는 광장에서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눈 일 등 모두 잊지 못할 만남입니다.

머리에 금색 리본을 단 소녀가 “아저씨, 어디서 오셨어요?” 하고 물었을 때, 동그란 눈동자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당신을 만나기 위해 일본에서 왔답니다.”

반도체 공장을 시찰할 때는 열심히 연구하고 실습하는 여성들에게 “여러분이 땀과 눈물로 이룬 역사를 반드시 많은 사람에게 전하겠습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밝게 웃으며 “우리 마음을 담은 우정을 일본 사람들에게 전해주세요” 하고 대답해줬습니다.

베이징에서 크게 번성한 경극에서는 “예무지경 천외유천(藝無止境 天外有天, 예술의 정진에서는 끝이 없다. 위에는 또 위가 있다)”이라고 합니다. 끝없이 펼쳐진 아름다운 가을하늘처럼, 끝없는 정진과 향상을 위해 철저히 노력하는 예술과 문화의 깊이가 그 거리에 있습니다.

어떠한 어려움에도 지지 않는 어진 어머니들이 있습니다. 꿋꿋이 실력을 갈고닦는 학예의 투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인민을 위해’라는 높은 목적으로 일어선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중국은 반드시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선언했습니다.

당나라 시인 장구령은 “인당만리성(人當萬里城, 만리장성에 필적하는 인물)”이라고 읊었습니다. 인재는 성(城)입니다. 인재와 인재가 맺은 연대가 만대에 걸쳐 사회를 지키고 뒷받침해 번영케 하는 ‘만리장성’이 되지 않을까요.


만년의
사람과 사람이 만든
만리장성에
평화의 깃발을
그대들이 휘날려라


베이징은 우리 부부가 존경하는 ‘인민의 총리’ 저우 총리와 ‘인민의 어머니’ 덩잉차오 여사의 정신이 맥동하는 도시입니다. 저우언라이 총리 부부는 오로지 인민의 행복을 염원해 “생명불식 전투부지(生命不息 戰鬪不止, 목숨이 있는 한 투쟁을 멈추지 않는다)”라고 정하고, 온 힘을 다해 끝까지 동분서주했습니다.

중국과 일본의 국교정상화가 성사되기 넉 달 전, 저우언라이 총리의 몸에서 암이 발견됐습니다. 덩잉차오 여사는 총리와 함께 베이징 중난하이에 있는 집 근처 베이하이공원을 산책하면서 이런 대화를 나눴다고 합니다.

“싸웁시다. 저도 함께 투쟁할게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총리가 말했습니다.

“나는 이번에도 두렵지 않소. 싸울 것이오. 당신이라는 훌륭한 아군도 있으니.”

그리고 총리 부부는 조금도 흔들림 없이 진두지휘해 국교정상화를 이뤄냈습니다.

1974년 12월 저우 총리는 베이징 305병원에서 자애로운 아버지처럼 저를 맞아줬습니다. 저는 총리의 건강이 염려돼 만남을 고사했지만, 총리의 강한 의지로 회견이 성사됐습니다. 총리는 일흔여섯, 저는 마흔여섯이었습니다.

“중일우호는 우리의 공통 염원입니다. 함께 노력합시다!”

총리는 목숨을 쥐어짜듯 간절하게, 만대에 걸친 우정과 평화를 서른 살이나 어린 제게 의탁했습니다. 이것이 평생에 한 번뿐인 소중한 만남이었습니다.

총리의 뜻을 그대로 계승한 덩잉차오 여사와는 여덟 차례에 걸쳐 대화를 나눴습니다. 어느 때는 가을날 베이징에서 총리의 덕을 기리며, 또 어느 때는 봄날 도쿄에서, 도호쿠에서 가져온 천엽벚나무를 감상하면서 말입니다.

여사는 최고의 여성 지도자이면서도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스스럼없고 따뜻하며 세심한 배려로 모든 사람을 감싸 안았습니다. 격렬한 투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목숨을 위협하는 큰 병을 이겨낸 만큼 병으로 괴로워하는 벗에게 보낸 깊은 자애는 각별했다고 합니다. 총리 부부에게는 자식이 없지만 “아이들은 미래를 개척하는 보물, 아이들은 모두 우리 아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며 ‘중국의 어머니’로서 젊은 세대를 끝까지 격려했습니다.

1990년 5월, 덩잉차오 여사를 베이징 자택 ‘서화청(西花廳)’에서 마지막으로 만났습니다. 소카대학교에 식수한 ‘저우벚나무’와 ‘저우부부벚나무’가 흐드러지게 핀 사진을 선물하자 참으로 기뻐했습니다. 현관까지 배웅해준 여사의 모습이 마음 깊이 새겨져 잊히지가 않습니다.

“중일우호라는 정원에 아름다운 큰 꽃송이를 피워주십시오!” 하고 말한 덩잉차오 여사의 마음을 가슴에 품고 우리 부부는 중국, 일본의 청년들과 함께 나아갔습니다.


변치 않는
그대의 마음은
도읍이로구나


우정에는 신의로 보답하고 싶다.

진심에는 거듭 성실로 대하고 싶다.

1972년 국교정상화를 맺고 3년 뒤, 신중국이 정식으로 파견한 첫 유학생들을 제가 보증인이 되어 소카대학교에 받아들였습니다. 모두 훌륭하게 대활약하는 모습만큼 기쁜 일은 없습니다.

교육 교류의 길도 크게 열려 소카대학교와 미국소카대학교의 많은 학생이 중국에서 유학해 많이 배우고 세계 시민의 우정을 넓히고 있습니다.

“서로 신뢰하고 존경한다, 이 두 가지가 핵심입니다.”

이 말은 저우언라이 총리의 외교 철학입니다. 정치와 경제에서 많은 풍파가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 민중과 민중 그리고 청년과 청년이 쌓은 진정한 우의(友誼)는 어떤 것에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어떠한 시련도 견뎌내고 이겨내어 해가 갈수록 더욱더 황금빛을 발합니다. 중국과 일본을 잇는 ‘금의 다리’는 마음과 마음으로 맺은 금강불괴(金剛不壞)와 같은 우정의 다리입니다.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SGI 회장은 세계 각국의 지성인과 대화하면서 세계 평화와 문화·교육 운동을 해오고 있다.
유엔평화상, 세계계관시인상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1세기를 여는 대화》(A. 토인비), 《인간혁명과 인간의 조건》(앙드레 말로), 《20세기 정신의 교훈》(M. 고르바초프), 《지구대담 빛나는 여성의 세기로》(H. 헨더슨) 등 세계 지성인들과의 대담집을 냈다.
  • 2020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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