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ssage | 잊지 못할 여정 – 태양의 마음으로

베이징(上)

황금의 우의(友誼)는 해가 갈수록 빛난다

금의 다리 / 함께 건넌 / 베이징이로구나

좋은 이웃과 함께 사이좋게, 즐겁게 살아가는 것은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모습입니다. 국제사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웃나라가 서로 손잡고 힘을 합쳐 우정을 깊이 다지고 넓혀나가는 모습에 평범하면서도 세계 평화를 향한 확고한 희망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유구한 역사와 문화의 도읍인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도쿄에서 비행기로 4시간이면 갈 수 있습니다. 직항 노선이 없어 홍콩에서 선전과 광저우를 경유해 베이징에 들어가던 때와 비교하면 매우 가까워졌습니다. 2012년 9월, 일본은 중국과 국교를 정상화한 지 40주년을 맞았습니다. 이를 기념해 도쿄후지미술관이 기획한 ‘지상의 천궁, 베이징 고궁박물원전(展)’을 홋카이도, 효고, 후쿠오카, 아이치, 에히메, 도쿄, 미야자키, 니가타, 나가사키 각지를 돌며 열었습니다.

명나라와 청나라 황제들이 24대 500년에 걸쳐 살던 세계 최대 규모의 왕궁 ‘자금성’을 민중에게 개방한 미(美)의 전당이 바로 고궁박물원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소장한 보물 약 180만 점 중에서 여성과 아이들의 관점에서 추려낸 명품 200여 점이 전시됐습니다. 2011년에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의 영향으로 해외의 많은 전람회를 중지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고궁박물원 관계자들은 “재난을 이겨내는 데 격려가 됐으면 한다”며 전시를 열어줬습니다. 그 존귀한 우의(友誼)는 일본 전국의 1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에게도 틀림없이 전해졌을 것입니다.

전시품 중에는 황후들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행동거지를 계절에 맞춰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그중 한여름을 그린 그림에는 황후가 책을 읽고 시를 읊고 있습니다. 손에 든 책에는 당나라 때 여류 시인 두추낭의 시가 적혀 있습니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금루의를 아끼지 마라.
그대에게 권하노니 젊은 시절을 소중히 하라.”

여기에는 덧없는 부귀영화에 휩쓸리지 않고, 진정으로 충실하고 총명한 청춘과 인생을 살고자 하는 여성의 마음이 담긴 선율이 있습니다. 문화 교류로 시간과 국경을 초월해 여성이 가진 아름다운 생명의 공명을 넓히는 일만큼 훌륭한 것이 있을까요. 나는 그것이 평화 우호와 가치 창조의 위대한 힘이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금의 여정 / 눈보라를 견뎌야 / 아침 해 있노라

중국과 맺은 우정은 내가 젊은 날부터 바란 염원이자 서원(誓願)이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우리 집은 한창때인 형 넷이 차례로 징병에 끌려가서 부모님의 낙담과 걱정은 한없이 깊었습니다. 내가 경애하는 큰형은 중국 대륙에서 잠시 귀국했을 때 매우 분노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쟁은 미담 따위가 될 수 없다. 일본군은 오만하다. 이대로라면 중국 사람들이 불쌍하다.”

이 말은 훗날 버마(지금의 미얀마)에서 전사한 큰형의 유언이 됐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 내가 스승으로 모신 도다 조세이(戶田城聖) 선생은 일본의 군국주의와 싸우다 2년간 투옥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불굴의 민중 지도자인 선생은 일본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민중에게 신뢰를 받아야만 진실한 평화국가가 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강조했습니다. 《삼국지》 《수호전》 《십팔사략》 등 방대한 규모의 중국 문학과 역사를 교재로 삼아 청년들을 자유자재로 활달한 분위기에서 훈도했습니다.

나는 그렇게 교육받은 제자로서 1968년 9월 8일, 미래를 짊어질 대학생 1만 수천 명 앞에서 중국과 국교 정상화를 맺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동서 냉전이 극심하던 당시, 일본은 중국을 적대하는 정책을 폈기에 그 제언에 각계가 다양하게 반응했는데 그중에는 나를 협박하는 언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중일 우호가 아시아의 번영과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그리고 지리적, 역사적으로 깊은 인연에서 보더라도 두 나라 선철들의 마음을 우리 마음으로 삼아 반드시 미래를 위해 길을 열겠다고 결의했습니다. 나는 제언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본 청년도, 중국 청년도 손을 맞잡고 밝은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함께 웃으며 노력해야 한다.”

그로부터 4년 뒤인 1972년 9월 29일, 공식적으로 국교가 정상화됐습니다.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SGI 회장은 세계 각국의 지성인과 대화하면서 세계 평화와 문화·교육 운동을 해오고 있다.
유엔평화상, 세계계관시인상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1세기를 여는 대화》(A. 토인비), 《인간혁명과 인간의 조건》(앙드레 말로), 《20세기 정신의 교훈》(M. 고르바초프), 《지구대담 빛나는 여성의 세기로》(H. 헨더슨) 등 세계 지성인들과의 대담집을 냈다.
  •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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