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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에 담은 바람

창가학회의 초등학생 문화신문에 몽골을 무대로 한 창작 동화 《대초원과 백마》를 연재한 일이 있다. 1974년 《소년과 벚꽃》을 발표한 이래 열여덟 번째 작품이다.

예전에 제2대 회장 도다 조세이 선생님이 내게 말했다.

“다이사쿠, 둘이서 말을 타고 몽골의 초원을 달려보고 싶구나.”

동양의, 세계의 평화를 염원하는 선생님의 이 말씀이 잊히지 않는다. 동경해온 천지인 몽골, 드넓은 대초원, 끝없이 펼쳐진 하늘…. 나도 미래의 사자(使者)인 아이들과 이 웅대한 세계를 달리고 싶다. 마음속 푸른 하늘에 용기와 희망의 바람을 보내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대초원과 백마》를 쓰기 위해 펜을 들었다. 돌이켜보면 도다 선생님이 경영하는 출판사에 들어가 처음으로 맡은 일이 소년 잡지를 편집하는 일이었다. 1949년 5월, 젊은 편집장이 된 나는 세계의 유명한 동화도 소개하기로 했다. 평소 아이들을 좋아한 나는 그 아이들에게 꿈의 날개를 달아주고 싶었다. 후에 내 소설 《인간혁명》에 삽화를 그린 미요시 데이키치 화백이 〈신데렐라 이야기〉에 삽화를 그려준 일이 그립게 떠오른다.

어느 날, 지난 호 잡지에 예고한 〈페스탈로치의 소년 시절>의 원고가 들어오지 않아 마감 시간을 맞출 수 없게 됐다. 집필하기로 한 작가는 예고한 원고가 아닌, 연재소설을 가져왔으며 재촉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예고 기사를 실은 이상 독자들을 속일 수는 없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는 기분으로 스위스의 대교육자인 페스탈로치의 전기를 단숨에 썼다. 그 일이 동화를 쓰게 된 계기가 됐는지도 모른다.


마음의 대지(大地)에 행복의 대륜(大輪)

1995년 미국 《아동 문학 작가 인명록》에 나를 소개하는 내용이 3페이지에 걸쳐 실렸는데, 이 인명록은 내가 쓴 작품에 대해 “곤란에 직면했을 때, 희망과 인내의 중요함을 표현하고 있다”고 평했다. 창작 의도를 정확하게 알아줘서 더없이 기뻤다.

내가 쓴 동화가 해외에도 소개될 수 있었던 것은, 세계적으로 저명한 동화 화가 와일드 스미스 씨가 많이 힘써줬기 때문이다. 와일드 씨는 《눈나라 왕자님》 등 내가 쓴 네 편의 작품에 그림을 그려줬다. 산뜻한 색채의 교향악이라고 찬탄받은 그 훌륭한 그림에 감탄할 따름이다.

1988년 세이쿄신문사에서 그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이렇게 질문했다.

“아이들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무엇을 가장 간절히 원할까요?”

와일드 씨는 즉시 대답했다.

“행복입니다.”

본질을 꿰뚫는 명쾌한 대답이었다. 나도 전적으로 동감이다.

행복은 마음의 화원에 핀다. 풍요로운 마음, 강한 마음의 대지라야 행복이라는 큰 꽃망울을 활짝 피울 수 있다. 그러나 에고이즘(이기주의)과 배금주의라는 살벌한 정신 토양에서는 꿈도 낭만도 자라지 못한다. 또 무엇이 정의인지, 무엇이 인생의 진정한 보물인지를 명확히 말할 수 있는 어른도 많지 않다. 소년, 소녀들의 퇴폐한 마음은 인류의 쇠퇴로 이어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의 마음에 대지를 일궈 씨를 뿌리자고 생각했다. 정의의 씨앗, 용기의 씨앗, 희망의 씨앗, 노력의 씨앗 그리고 상냥함의 씨앗을 뿌리고 싶었다. 그 도전 가운데 하나가 동화 집필이다.

미래의 사자(使者)인 소년, 소녀들이 백마를 타고 21세기의 대초원을 달릴 날이 멀지 않다. 그날을 생각하면 내 가슴에는 희망의 종이 드높이 울려 퍼진다. 그 아이들을 위해 마음의 보물을 전해 남기는 일이야말로 내 절실한 바람이고 또 어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SGI 회장은 세계 각국의 지성인과 대화하면서 세계 평화와 문화·교육 운동을 해오고 있다.
유엔평화상, 세계계관시인상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1세기를 여는 대화》(A. 토인비), 《인간혁명과 인간의 조건》(앙드레 말로), 《20세기 정신의 교훈》(M. 고르바초프), 《지구대담 빛나는 여성의 세기로》(H. 헨더슨) 등 세계 지성인들과의 대담집을 냈다.
  • 201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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