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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세기로

어머니와 자녀가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세기를

“진정한 용기란 날마다 타인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 진정한 용기란 보답도 칭찬도 바라지 않고 언제나 미래를 확신하는 것이다.”

미국의 행동하는 미래학자 헤이젤 헨더슨 박사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리며 쓴 시의 한 구절이다. 헨더슨 박사의 어머니는 네 자녀를 키우면서,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정치 문제에도 생기발랄하게 관심을 가진 여성이었다. 지역 사회의 자원봉사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다른 사람들을 위한 일에 많은 공헌을 했다. 박사는 나와 나눈 대담에서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말하며 그리워했다.

“어머니는 말보다도 행동으로 싸움을 중재(仲裁)하고 윤리(倫理)를 가르쳐주셨습니다.”

박사는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용기와 지혜 그리고 동정심을 발휘해 시민운동을 이끄는 리더로서 세계적으로 활약해왔다. 그 첫걸음은 1960년대, 한 주부로서 뉴욕의 대기 오염 문제 해결에 몰두한 일이다. 어느 날 어린 자녀의 피부에 그을음이 잔뜩 묻어 있었다. 빡빡 문지르지 않으면 지워지지 않았다.

“이곳 공기가 나쁜 것 같지 않아요?”

이웃에 사는 어머니들에게도 말해봤다. 한 사람, 두 사람, 다섯 사람, 열 사람…. 그리고 시장(市長)에게 편지를 보냈다. 매스컴에도 사정을 호소했다. 그의 끈질긴 노력은 이윽고 몇몇 공해규제법을 제정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20세기의 세계공황(恐慌)과 비참한 전쟁은 두 번 다시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목표로 ‘애정 경제’라는 비전을 내걸고, 박사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여성의 세기’는 ‘인간과 자연을 소중히 하는 세기’여야 하고, ‘생명을 지키는 세기’여야 한다.

예전에 러일전쟁이 시작된 직후(1904년), 《가나가와신문》의 전신인 《요코하마무역신문》에 한 연재가 실리기 시작했다. ‘출정과 반면’이라는 기사였다. 출정 병사를 전쟁터에 보낸 후, 그늘에서 울고 있는 가정의 곤궁한 모습을 취재한 내용이었다. 그 기사는 주제부터가 반전(反轉)이라 해도 좋았다.

2차 세계대전 중 우리 집도 한창 일할 나이의 형들을 넷이나 차례로 군대에 빼앗겼다. 큰형은 전사했다. 어머니의 슬픔은 깊었다. 지금도 이 지구상에는 얼마나 많은 어머니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을까?

군대를 폐지한 ‘평화 선진국’으로 유명한 중남미 코스타리카에서 1996년 우리가 ‘핵 위협전’을 개최했을 때였다. 다수의 정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엄숙한 국가 제창으로 개막식을 시작했다. 그때 벽을 사이에 둔, 바로 옆 어린이박물관에서 밝게 깔깔거리는 소년 소녀들의 웃음소리가 행사와 상관없이 들려왔다. 나는 참석자들에게 호소했다.

“떠들썩하게 활기 넘치는 저 목소리가 바로 ‘평화’입니다. 바로 여기에 원폭을 억제할 힘이 있습니다! 희망이 있습니다!”

휘겔스 대통령 내외도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공감해줬다. 대통령 직속인 국방성을 대신해 신설한 경비성에는 여성 장관이 취임했다. 임명식에 참석한 여성 장관이 몸에 지닌 것은 총도 아니고, 사벨(지휘검)도 아니었다. 놀랍게도 갓난아기를 안고 있었다. 평화로운 미래를 호소하는, 무엇보다도 신성한 모습이었다.


‘교육력’과 ‘생명 존엄의 연대’를 통해

오자키 유키오(1858~1954) 씨는 “여성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 말에는 여성이 본연적으로 지닌 ‘사람을 만드는 힘’, 다시 말해 ‘교육력’에 대한 경의가 담겨 있다. 모두 합심해 각자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교육력을 강화하면 좋겠다. 바로 여기에 평화를 향한 확실한 건설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심각할 정도로 활자 이탈이 진행돼 청소년을 둘러싼 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각 지역에서 어린아이를 안은 어머니들이 중심이 되어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 운동’을 조용히 펼쳐가고 있다. 책 읽어주기 운동이 지역 전체로 확장되면 아이들의 정서와 창조력을 풍부하게 키워주는, 풀뿌리처럼 탄탄한 연대는 엄청난 힘이 될 것이다. 미래를 살아갈 사자들의 마음의 대지에 심은 좋은 씨앗은 틀림없이 아름다운 꽃을 피울 것이다.

내가 잊을 수 없는 만남의 추억을 새겨온 중국의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와 덩잉차오(鄧潁超) 부인은 넓디넓은 마음으로 “중국 아이들은 모두 우리 자녀입니다”라고 말했다.

‘어머니와 자녀들의 웃음이 넘치는 세기’를 향해-그 희망의 빛은 명랑한 여성들이 손을 맞잡은 생명 존엄의 연대에서 탄생한다.

문호 톨스토이는 말했다.

“아, 어머니인 여성이여. 세계를 구할 길은 바로 당신들 손에 있다.”
- 톨스토이 전집 제16권, 《인생론》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SGI 회장은 세계 각국의 지성인과 대화하면서 세계 평화와 문화·교육 운동을 해오고 있다.
유엔평화상, 세계계관시인상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1세기를 여는 대화》(A. 토인비), 《인간혁명과 인간의 조건》(앙드레 말로), 《20세기 정신의 교훈》(M. 고르바초프), 《지구대담 빛나는 여성의 세기로》(H. 헨더슨) 등 세계 지성인들과의 대담집을 냈다.
  • 2019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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