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는 누구?

Z세대 목소리 놀이터 스푼 라디오 최혁재 마이쿤 대표

라디오계 유튜브를 꿈꾼다

글·사진 : 서경리 기자

스푼 이용자의 78%가 18~24세
‘팟빵’은 시사와 교양, ‘스푼’은 엔터테인먼트 위주
친근하고 유쾌한 ‘일상 수다’ 콘텐츠
“‘영상’ 하면 유튜브가 생각나는 것처럼 ‘오디오’ 하면 ‘스푼’을 떠올릴 수 있도록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입니다.”

오디오 스트리밍 플랫폼 ‘스푼’을 만든 스타트업, 마이쿤의 성장세가 무섭다. 2016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스푼 라디오’는 현재 누적 다운로드 570만, 월 방문자는 120만 명에 달한다. 매일 새롭게 올라오는 라디오 방송만 2만 6000여 개. 마이쿤은 올해 초 전년 대비 900%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2018년 매출은 230억 원. 단 3년 만에 이룬 성과다.

‘라디오 전성시대’를 이끌어가는 최혁재(40) 마이쿤 대표는 “스푼은 목소리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소통을 돕는 서비스”라고 말한다.

스푼 라디오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오디오 서비스다. 우리는 오디오를 흔히 ‘아날로그 감성’이라 얘기한다. 영상 콘텐츠 시대에 오디오 서비스라니. 어른들을 위한 복고 감성인가 싶은데, 독특하게도 스푼을 주로 이용하는 층은 라디오보다 유튜브에 익숙한 Z세대(1996~2005년생)다. 실제 스푼 이용자 78%는 18~24세.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 참여형 콘텐츠 플랫폼에 익숙한 이들이 자기표현 욕구를 풀어낼 또 다른 창구로 라디오를 택했다.

스푼 이용자들은 채팅방처럼 라디오 채널을 열고 불특정 다수의 청취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오디오 스트리밍은 영상을 뺀 유튜브라고 생각하면 된다. 녹음 버튼 하나면 언제 어디서든 방송할 수 있다. 목소리가 중심이 되는 콘텐츠이기에 방송을 위한 공간이 필요 없다. 얼굴 노출을 꺼리는 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스푼 이전에도 오디오 스트리밍은 있었다. 대표적인 게 ‘팟빵’이다. 다만 팟빵 콘텐츠가 시사와 교양에 편중돼 있다면, 스푼은 엔터테인먼트 측면에 초점을 맞췄다. 스푼에서는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일상 수다’가 방송 콘텐츠가 된다. 실제로 스푼의 전체 오디오 방송 중 일상 소통과 관련된 카테고리가 절반을 넘는다. 부담 없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는 게 스푼의 가장 큰 매력. 여기에 기존 ‘선 녹음, 후 방송’이 아닌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더했다. 연출되지 않은 날것의 이야기가 귀에 착 붙는다. 청취자는 댓글을 통해 BJ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가 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친근하고 유쾌하다는 점이 기존 방송과 가장 큰 차이입니다. 우리는 Z세대를 ‘정의할 수 없는 세대’라고 말해요. 젊은 세대에는 어른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만의 확고한 문화가 있죠. 재미없고 진지하기만 한 콘텐츠는 외면받기 쉬워요. 이들은 또 콘텐츠에 값을 치르는 데도 익숙합니다.”

스푼의 수익 모델은 아프리카TV의 별풍선과 유사하다. 방송 내에서 스푼이라는 코인을 구매해 청취자가 BJ에게 현금으로 후원하는 구조다. 인기 있는 BJ의 경우 10만 명 안팎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최 대표는 “유명 BJ들은 월 5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고, 지난해 상위 10위 BJ는 평균 1억 원 이상의 수익을 냈다”고 말했다. 물론 특출한 BJ의 경우다. 대다수의 스푼 라디오 채널은 일반인들의 평범한 하루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최 대표는 스푼 라디오의 성공 비결로 ‘꾸밈 없는 솔직함’을 꼽는다. 공감을 통한 소통 공간이 스푼 라디오다.


자랑 말고 힘든 얘기 털어놓는 공간


마이쿤을 창업하기 전 최혁재 대표는 LG전자에서 일했다. 스마트폰 사업부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던 중 ‘같은 기종의 스마트폰 사용자들끼리 배터리를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13년 동생 혁준 씨와 ‘공용 배터리’ 회사를 차렸다. 마이쿤은 이때 지은 사명. ‘모바일 타이쿤(Mobile Tycoon)’의 합성어로 모바일 업계의 거물이 되겠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사업은 번창했다. 탈부착 배터리 스마트폰이 많을 때였다. 마이쿤은 완충된 스마트폰 배터리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큰돈을 벌었고 수억 원의 투자도 받았다. 해외 시장을 넘볼 만큼 승승장구하던 사업에 제동이 걸린 건, 스마트폰에 내장 배터리가 장착되면서부터다. 마이쿤이 개발한 배터리는 순식간에 폐기물이 됐고, 사업은 빚더미로 돌아왔다.

마이쿤을 다시 일으켜 세운 건 아홉 명의 창업 동료였다. 잘나가던 사업을 그대로 접기 힘들다며 의기투합해 임금의 80% 이상을 삭감하고도 끝까지 남아 ‘스푼’을 만들었다.

“회사가 망해 힘들 때였어요. SNS에는 잘나가는 친구들의 얘기만 가득했죠. 지금의 힘든 이야기를 넋두리처럼 풀어놓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치 수다 떨듯이. 넋두리 공간이 필요하다면 우리가 만들어보자 했던 게 스푼의 시작입니다.”

사무실 보증금까지 빼서 사업 투자비로 썼다. 스푼을 구상하고 시스템을 개발해 서비스 매출이 나오기까지 18개월이 걸렸다. 사업에 대한 확신이 설 때까지 거의 매일 밤을 새웠다. 노력은 이듬해 빛을 발했다.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구글 플레이 피처드에 선정되고, 올해 대한민국 대표 앱 개발사 컬렉션에 이름을 올리는 등 고공 성장을 이뤘다. 해마다 인원을 충원해 아홉 명이던 사원이 7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여름에는 강남의 번듯한 사무실로 자리를 옮겼다.


중동, 베트남, 일본 등 서비스 개시


최 대표는 스푼 라디오가 오디오 콘텐츠를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목소리 놀이터’가 되길 바란다.

“스푼은 이용자가 스스로 나서서 자유롭게 표현하고 만들어가는 공간입니다. 우리는 판을 깔아주고, 그들의 놀이터가 되도록 시스템을 갖춘 것뿐입니다. 그들이 스스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거죠.”

마이쿤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 몰두하고 있다. 중동, 인도네시아, 베트남, 일본에서도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7월 KB인베스트먼트, 소프트뱅크벤처스, 굿워터캐피털 등 한·미·일 투자사로부터 190억 원을 투자받았다.

“아직은 적자입니다. 매출 규모는 커지지만, 서비스 개발에 드는 비용이 많죠. 하지만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일을 열정적으로 하려고 해요.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끄는 데서 성취감을 느낍니다. 우리 회사 미션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은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업무 완수를 중시하는 프로 정신’입니다. 실력은 기본이죠. 실력이 바탕에 있어야 신뢰가 쌓이고, 신뢰가 있어야 협업이 이뤄집니다. 맡은 일을 완수하는 책임감, 불가능을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개선하는 도전 정신은 마이쿤을 이끌어가는 데 꼭 필요합니다.”


스푼 라디오의 핫한 BJ





아기 같은 음색의 BJ, 핀엘(@poliku8)
유아 인기 동요 ‘우유송’을 불러 1만 뷰를 달성한 BJ.
그의 목소리를 좇는 팬이 3만 명 가까이 된다.
아기 같은 목소리로 〈벼랑 위의 포뇨〉나 〈겨울왕국〉 등의 OST 곡을 소화해 인기를 끌고 있다.





심야에 동화 읽어주는 남자, Cynical(@shin93k)
〈동화책 읽어주는 남자〉 방송. 1만 8000여 명의 팬이 그를 따른다.
그의 목소리를 추종하는 이들 사이에서 ‘니컬님’으로 불리며 댓글에는 ‘한번 들으면 나가기 힘든 방송’, ‘귀 호강’ 등 칭찬 일색이다.
나긋한 목소리로 심야 시간 청취자를 유혹한다.





‘믿듣 수야’ 발라드, 수야(@kogihg6004)
‘믿고 듣는 수야’, 커버곡을 들려주는 스물여덟 살 남성 BJ다.
댓글마다 정성껏 답을 달 정도로 청취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한다.
〈도깨비〉 OST 같은 띵곡(명곡)이나 허각, 성시경, 포맨 등 가창력 있는 가수의 노래를 커버해 청취자들 반응이 좋다.





30대 누나의 고품격 음악, 쏘스윗 (@sso_sweet)
방송을 시작한 지 1년이 채 안 되지만 1만 3000여 명의 팬을 보유할 만큼 인기다.
‘30대 누나의 고품격 음악 라디오’를 메인으로 밀고 있다.
DJ가 멘트하고 사연을 받아 노래를 들려주는 형식의 기존 라디오를 표방한다.





‘쇄골 미남’의 미성, 별하(@wjwjlove)
무반주 커버곡과 귀요미송 단 세 번의 방송으로 5000명이 넘는 팬이 생겼다.
최근 쇼트 비디오 앱 ‘틱톡(TikTok)’에 올린 영상이 인기를 끌며 10대 청취자 사이에서 ‘쇄골 미남’으로 불리고 있다.
  • 2019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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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홀롤이   ( 2019-02-28 ) 찬성 : 2 반대 : 1
다들 좋은방송이지만 핀엘님방송이 재미요소나 방분위기가 너무좋더라구요 ㅠㅠ 응원합니당!
     ( 2019-02-26 ) 찬성 : 2 반대 : 0
잠 못 이루던 밤에 큰 위로를 받았던 플랫폼입니다.
 1인 미디어라 진행자마다 컨텐츠의 질이 천차만별이지만, 자신의 방송에 자긍심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분들도 많아요.
 저는 '목소리 버프녀'라는 타이틀을 가진 핀엘님 방송에서 자주 힘을 얻었습니다.
 그저 아기같은 목소리로 귀여운 척만 하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려고 노력하시더라구요.
 삶의 무게가 느껴질 때, 찾아가 볼만한 곳입니다.
 앞으로도 승승장구하시길 기원합니다.
  집사   ( 2019-02-26 ) 찬성 : 1 반대 : 0
와아 핀엘님 응원합니다
  와빌님 팬   ( 2019-02-26 ) 찬성 : 3 반대 : 0
와아아아 핀엘님 최고!최고~~ 최고~~~
20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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