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제언 〈45〉 국제 교류가 곧 ‘평화의 길’

“시대는 어떤 모습으로든 변한다. 그 변화는 서로 협력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확신됨으로써 결정된다.”
냉전 종식을 이끈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이 한 말이다.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 것은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는 용기다. 다나카 쇼조를 비롯해 도치기현의 선인들은 그러한 크나큰 용기로 빛나고 있다.
도치기현 출신의 은사

환경보호 운동의 원점인 아시오 광독 사건에서 다나카 쇼조가 관철한 불굴의 신념, 그것은 《시모쓰케신문》의 전신인 《도치기신문》 편집장 시절에 배양되었다고 한다. 만년에 그는 청년들이 ‘평화의 전도사’로서 행동하는 데에 일본이 완수해야 할 참된 사명이 있다고 계속해서 강력히 주장했다.

돌이켜보면,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세계를 보는 시야를 강렬하고 선명하게 틔워주신 분이 도치기현 출신의 담임 히야마 고헤이 선생님이었다. 어느 날 히야마 선생님이 교실에 걸려 있는 지도를 가리키며 “여러분은 세계 어느 곳에 가고 싶나요?” 하고 물었다. 내가 아시아 대륙의 한가운데를 가리키자, 선생님은 “그곳은 둔황이라 하는데, 보물이 가득 있는 곳이란다” 하며 실크로드의 역사를 들려주었다. 중일전쟁이 한창인 때였지만, 이웃 나라 중국의 유구한 문화를 소년은 마음 깊이 동경했다.

1968년 나는 ‘중·일 국교정상화에 대한 제언’을 발표했다. 온갖 압박이 이어졌지만 본래 각오한 바였다. 중국과 문화·교육 교류를 추진하며 세계와 우정을 맺는 제자의 모습을 히야마 선생님은 도치기 땅에서 평생 따뜻하게 지켜봐주었다.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도치기현은 청년이 앞장서서 국제 교류의 연대를 활발히 확대했다. 40여 년 전에 출범한 ‘현 청년의 배’는 2005년 가을 자매교류를 맺은 중국 저장성을 방문했다. 방문 전 중국의 반일 시위 등으로 불안해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시모쓰케신문》은 “중·일 관계가 좋지 않은 때일수록 풀뿌리 운동 차원에서 교류가 중요하다”고 명쾌하게 파견 결정을 정식으로 보도했다. 이 기사에 나는 감명을 받았다. 어렵고 힘든 때에 손을 맞잡고 함께 길을 여는 것이 참된 우인이며 우호이리라.

1993년 내가 창립한 도쿄후지미술관은 콜롬비아공화국 국립박물관에서 〈일본 미술의 명보전〉을 개최했다. 그에 앞서 3년 전에 세계에 처음 공개하는 에메랄드 결정체인 원석을 비롯해 콜롬비아의 국보급 보물 약 500점을 일본에서 전시해준 데 대한 답례였다. 당시 수도 보고타는 테러가 연일 발생하고 계엄령이 선포되어 개최를 염려하는 목소리도 컸지만 나는 말했다.

“이 전시는 콜롬비아에 대한 우정의 증거입니다. 우정은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신의를 관철하고자 합니다.”

도치기현립박물관에서 2002년에 개최한 〈프로방스 발견전〉도 귀중한 국제교류의 결실이다. 프랑스 보클뤼즈현에 산재한 컬렉션을 선별해 체계적으로 전시했는데 “우호적인 곳이 아니었다면 개최가 불가능”했을 거라며 절찬을 받았다.


사람들 마음의 결함

나라와 나라의 우호도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결합하는 데서 시작한다. 복잡한 대립이나 갈등이 소용돌이치는 현대이기에, 더더욱 성실하고 끈기 있게 문화를 교류하여 상호 이해를 깊이 다졌으면 한다. 거기에 착실하고 정치나 경제의 거친 파도에 좌우되지 않는, 세계평화와 안전의 다리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일본 닛코(日光)시와 중국 간쑤성의 둔황(敦煌)시는 우호 도시 협약을 맺었다. ‘둔황’은 ‘크게 빛난다’는 뜻이다. 둔황의 예술을 끝까지 지킨 창수홍(常書鴻) 화백과 나눈 대화에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새로운 정신교류의 실크로드를 열어 ‘크게 빛나는’ 둔황과 같은 평화로운 도읍을, 세계 각지에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구축하고 싶다.”

내 은사의 고향인 도치기현을 기점으로, 국제 교류라는 평화의 길이 아주 많이 생기기를 나는 진심으로 기쁜 마음으로 바란다.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SGI 회장은 세계 각국의 지성인과 대화하면서 세계 평화와 문화·교육 운동을 해오고 있다.
유엔평화상, 세계계관시인상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1세기를 여는 대화》(A. 토인비), 《인간혁명과 인간의 조건》(앙드레 말로), 《20세기 정신의 교훈》(M. 고르바초프), 《지구대담 빛나는 여성의 세기로》(H. 헨더슨) 등 세계 지성인들과의 대담집을 냈다.
  • 2019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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