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세대가 세대에게

최근 드문 미담을 들었습니다. 서경리 기자가 지방서 올라오신 80대 할머니를 모시고 곱창집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나 혼자 산다〉에서 마마무 화사가 ‘대낮 곱창’ 먹방을 선보여 유명해진 바로 그 곱창집입니다. “할머니, 여기가 그 집이야” “웃어봐, 사진 찍어줄게” “이것도 먹어봐. 맛있어?” 거의 다 먹어갈 즈음, 뒤 테이블 신사분이 슬며시 다가왔다고 합니다. “할머니, 오래오래 사세요. 계산은 제가 했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일면식 한 번 없는 이들에게, 적지 않은 밥값을, 아무 조건 없이 내주다니요. 이름 모를 신사분은 어떤 심경으로 깜짝 선행을 베풀었을까요. 본인의 할머니를 떠올렸을 수도 있겠지요. 확실한 점 하나는, 손녀와 할머니의 흔치 않은 풍경이 마음 한편에 울림을 줬다는 겁니다.

세대전쟁이 치열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아랫세대는 윗세대를 ‘고성장 시대의 단물을 빨아먹은 세대’로, 윗세대는 아랫세대를 ‘노력이 부족한 약해빠진 세대’로 보는 시선이 흔합니다. 틀딱(틀니를 딱딱거린다), 노슬아치(노인+벼슬아치)같이 연령차별주의를 일컫는 신조어도 끊임없이 양산되지요. 고성장 압축 사회가 낳은 부작용입니다. 성장 환경이 워낙 다르니 교집합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윗세대의 위대한 유산을 귀히 여겨 잇고 간직하려는 이들이 꽤 됩니다. 톱클래스는 이들에 주목했습니다. 부모님을 포함해 굴곡진 현대사를 몸으로 겪어낸 윗세대의 자서전을 내는 ‘뭉클스토리’, 엔지니어로 승승장구하다가 가업을 잇기 위해 경남 거창으로 내려간 거창유기 4대 계승자 이혁 씨, 윗세대의 경험과 지혜를 아랫세대에게 물려주는 플랫폼 ‘쉐어러스’, 할머니의 이름을 내건 청년떡집 ‘조복남’, 아버지의 집념 어린 사진에 딸의 명품 기획을 덧대 탄생시킨 제주 명소 ‘자연사랑갤러리’ 등이 그것입니다. 명예기자 이재인 씨는 톱클래스가 온라인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콘텐츠 플랫폼 ‘토프(topp)’에서 ‘할머니와 북토크를’을 연재합니다. 같은 책을 읽은 할머니와 손녀 이재인 씨가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내용입니다.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독자 여러분 덕에 따뜻했습니다. 신년에도 첨예한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개별의 삶에 확대경을 들이대겠습니다. 자기다움으로 세상을 옳은 방향으로 조용히 바꿔나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 2018년 12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는 로그인 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