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읽기 / 〈프로듀스 101 시즌2〉가 남긴 것

누나들의 환호를 끌어낸 강다니엘 현상은 왜?

대중이 기다리던 바로 그 스타, 외모와 실력과 인성의 융합 때문

글 : 이근미 소설가  / 그림 : 백두리 

사진제공 :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이하 프듀)가 4월 7일 시작되고 한 달쯤 지났을 때였다. 스포츠 신문 부장인 지인이 쓴 사심 가득한 기사가 뜬 데다 시사잡지 중견기자가 강다니엘을 위해 투표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알려진 그림 작가가 ‘덕통사고를 당했다. 심장폭행을 당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다’며 블로그에 ‘나는 강다니엘 팬’이라고 커밍아웃하기도 했다. 한 아나운서가 ‘강다니엘 보느라 밥도 안 차려주는 아내’라는 항의 글을 SNS에 올리는가 하면 일간지 기자가 ‘친구와 호텔에 묵으며 강다니엘에게 투표했다’는 글을 쓰기도 했다.

‘아이돌은 아이들이나 보는 것, 댄스음악이 장악한 대중가요 시장이 우려스럽다’고 생각했던 전문직 여성들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에 지난 프로그램까지 챙겨 보기 시작했다. 첫 회에 강다니엘은 한쪽 소매를 뜯어낸 옷에 핑크색 머리로 등장, MMO 연습생들과 부산 사투리로 끊임없이 수다를 떨었다. 그때 ‘분홍머리 걔’가 1등 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선 ‘언제 데뷔할지 모르는 연습생들을 돕고 싶었다. 이미 데뷔했지만 빛을 못 본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는 프로그램 기획 의도에 경의를 표한다. ‘연습생을 서열화했다, 지나친 경쟁의식 고취가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일부 연습생을 편애하는 PD픽이 작용했다’ 등등 비난과 논란이 프듀 끝난 후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요즘 어느 분야든 진입이 어려워 ‘고시’라는 단어가 따라붙는다. 그 고시 가운데 합격이 곧바로 안정으로 안착되는 분야도 있지만, 합격 이후가 더 고행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적어도 20대 초반까지는 데뷔해야 승부를 볼 수 있는 아이돌 연습생들에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기회를 주는 ‘은혜로운’ 프로그램에 박수를 보내도 되지 않을까. 최종 발탁된 11명이 ‘워너원’이라는 이름으로 데뷔하게 되었고 탈락한 연습생 가운데 팬덤을 형성하며 데뷔하거나 데뷔를 목전에 둔 이들도 많다. 무엇보다 노력과 경쟁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는 모습이 또래 친구들에게 교훈이 되었을 것이다.


귀여움과 섹시함 동시 장착


‘누나’들을 움직인 ‘강다니엘 현상’은 6월 16일 프로그램 종영 이후 더욱 불이 붙었다. 5월 중순 쯤 결성된 여러 강다니엘 팬 사이트에서 팬들은 다양한 행사와 놀이를 통해 결속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여러 차례 강다니엘 이름으로 기부를 해서 자신들의 스타를 빛나게 했다. 유튜브를 통해 강다니엘 영상이 테마별로 끊임없이 올라오는 중이다.

강다니엘은 1996년 12월 10일생으로 아직 21세가 되지 않았다.

팬들의 댓글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다니엘이 우리 인생을 바꿀 수는 없지만 우리는 다니엘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데뷔시키고 슈스(슈퍼스타)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누나들의 위력은 ‘한다면 한다’는 점. 워너원이 데뷔도 하기 전에 화장품, 주류, 교복 등 스타들만 광고하는 품목을 꿰차게 된 건 광고주들이 ‘구매력이 있는 누나 팬’들을 눈여겨봤기 때문이다. 패션잡지가 완판되고 화장품 가게마다 강다니엘 브로마이드가 품절되면서 예측이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

팬들이 강다니엘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모두가 공감하는 강다니엘의 강점은 ‘외모, 춤, 인성’이다. 180cm의 큰 키와 하얀 피부, 대형견을 연상시키는 귀여운 얼굴은 타고난 것이니 거론의 여지가 없다. 60cm의 넓은 어깨, 초콜릿 복근과 긴 팔다리가 연출하는 환상의 비율, 여기에 ‘웃음장벽이 낮아’ 시도 때도 없이 다양한 표정으로 환하게 웃기까지 한다. 액세서리와 모자를 적절히 활용하는 패션 감각을 막을 수도 없지 않은가.

강다니엘의 외모에서 구태여 결점을 찾는다면 약간 고르지 않은 치아라고 할 수 있다. 앞니 두 개가 토끼같이 귀엽다는 팬들은 ‘너만이 갖고 있는 자연미+청순미+세련미+애기미+섹시미 아무나 갖는 거 아니다!!!! 지켜줘’라며 ‘치아 교정 반대’를 강력히 외치는 중이다.

팬들이 언급한 강다니엘의 매력은 ‘갭 차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현실 세계에선 무한한 착한 남자이고 순둥하고, 무대에서는 강력한 에너지를 내뿜는 매력덩어리’라는 것이다. 또한 매일매일 달라지는 얼굴 때문에 ‘날마다 초면’이라며 ‘아직도 강다니엘의 얼굴을 모르겠다’는 팬들이 많다. ‘와 살면서 이렇게 갭이 쩌는 애는 다니엘밖에 없다ㅜㅜ사모예드인 척하는 핵섹시한 늑대,귀여움과 섹시함을 동시에 갖춘 너란 남자~♡’, ‘얼굴은 애기인데 몸이 오빠야’, ‘아기 같다가 남자 같다가 소녀스러운 면도 있고 든든한 형 같다가 오빠미 넘치다가 여튼 그냥 출구없음’ 같은 댓글에서 나타나듯 팬들은 강다니엘의 다양한 매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귀여운 외모와 섹시한 춤

출처 : 강다니엘갤러리
강다니엘이 1위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춤, 즉 재능을 발견해 노력했다는 점이다. 댄스학원을 다니고 비보잉을 연마한 데다 현대무용을 전공한 실력을 ‘단독 직캠’이 고스란히 보여줬다. 4월 24일 그룹배틀 평가 영상이 처음 공개되었고, 강다니엘의 쏘리쏘리 영상을 본 사람들이 ‘입덕’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네 번째 순위 발표식부터 강다니엘은 합격권인 5위로 치고 올라갔다.

강다니엘의 춤 영상이 공개된 후 안정권에 들어서자 팬들은 자발적으로 표를 모았다는 의미의 ‘자영업자’라는 별명을 붙여주었고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며 환호를 보냈다. 7월 27일 현재 강다니엘의 ‘겟 어글리’ 영상 1075만, ‘열어줘’ 영상 1028만, ‘쏘리쏘리’ 영상 1039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뛰어난 춤실력을 뒷받침하는 것 역시 신체조건이다. 긴 팔과 긴 다리로 표현하는 아름다운 춤선에 홀려 현망진창(현실이 엉망진창)에 빠지는 사람이 많아졌고 강다니엘은 마지막 콘셉트 평가에서 전체 연습생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에 힘입어 일곱 번째 순위 선발식에서 1위, 최종 평가에서 1위를 확정지었다.


강다니엘의 외모와 춤을 융합시킨 것은 그의 인성이다. 강다니엘에 대한 칭찬은 탈락한 연습생들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계속 쏟아지는 중이다. 강다니엘의 주요 포지션은 춤과 랩인데 경연 내내 랩을 한 번도 부른 적이 없고 단 한 번도 센터에 선 일이 없다.

강다니엘의 경연 영상을 보면 항상 뒷줄, 혹은 가장 바깥쪽에 서 있다. 서브 보컬로 자신의 노래를 부를 때 잠깐 앞에 나섰다가 다시 뒤쪽으로 빠졌는데 그 짧은 틈을 이용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드디어 1등을 하여 ‘나야 나’ 센터에 선 강다니엘이 레전드 댄스를 선보이자 팬들은 열광했다.


듬직하고 밝고 넉넉한 모습


팀을 짜거나 팀 내 포지션을 정하는 건 모두 연습생들 자율에 맡기는데 리더가 “센터 하고 싶은 사람 자원하라”고 할 때 강다니엘은 단 한 번도 손을 들지 않았다. 나이가 전체 연습생 가운데 중간급인 강다니엘의 표정에서 ‘덩치 큰 부산 사나이가 동생들 앞에서 욕심 부릴 순 없다’는 마음이 딱 드러났다. 그렇다고 랩을 하겠다는 욕심도 내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돌은 뭐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니 누나들이 ‘실력 발휘 제대로 못 해 탈락하면 어쩌냐. 우리가 투표로 지원해야 한다’며 조바심을 낼 수밖에 없었다.

강다니엘이 연습생들을 챙기고 달래고 도와주는 영상은 이미 너무 많이 나와 있다. 마지막 날 1위를 한 강다니엘이 제일 높은 자리에서 가장 먼저 뛰어 내려와 탈락한 연습생들을 안아주는 장면에서 “다니엘 어머니의 교육방법을 알고싶다”던 팬들의 말이 떠올랐다.

많은 연습생들이 눈물을 펑펑 쏟았지만 강다니엘은 한 번도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심약하고 버릇없는 요즘 아이들’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던 사람들에게 강다니엘은 ‘듬직하고 밝고 넉넉한 모습’을 보였다. 한 번도 안긴 적이 없으면서 거의 모든 연습생을 안아주고 격려하는 역삼각형 뒤태에 누나들은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대중은 언제든 스타가 홀연히 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댓글에 ‘강다니엘은 우리 엄마가 비 이후로 처음 좋아하게 된 연예인’, ‘ H.O.T.와 god 이후 오랜만에 관심이 가는 연예인’, ‘이 나이에 덕질을 하다니, 빠져든다’라는 댓글이 많았다. 아이돌 1세대 H.O.T. 멤버들의 나이가 30대 후반인 만큼 현재 30대 후반과 40대 초반만 해도 아이돌에게 환호를 보내며 자란 세대이다. 결혼하고 바쁘게 살던 누나들이 마음에 드는 스타가 나타나자 자연스럽게 지지를 보내는 중이다. 강다니엘의 행보는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사자성어와 부합된다. 특별히 튀려고 하지 않았지만 대중의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외모와 재능을 가진 인물이다. 담당 피디와 작곡가가 강다니엘을 “가장 열심히 연습한 간절한 연습생이었다”고 언급한 걸 보면 피나는 노력까지 곁들여진 듯하다.

워너원은 아직 데뷔도 하지 않았지만 작은 움직임 하나까지 기사화될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종 1등인 센터 강다니엘은 가장 큰 인기를 누리며 실시간 검색어에 자주 오르내린다. 8월 초 역대급 데뷔 무대를 통해 워너원이 본격 출격한다고 하니, 강다니엘이 누나 팬들의 환호를 끝까지 받는 멋진 스타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 2017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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