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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것과 새것이 함께 머무는 길

지하철 여행 - 3호선 안국역 계동길 & 감고당길

글 : 유슬기 기자  / 사진 : 김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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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것을 알게 된다는 뜻이다. 안국역 길을 걷다보면 그 말의 참뜻을 알게 된다. 옛것과 새것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길은, 그 자체로 타임머신이다.

일러스트 : 마키토이
안국역은 어느 출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길을 걸을 수 있다. 3번 출구로 나와 왼쪽 골목길을 오르면 계동길이 시작된다. 중앙고등학교까지 이어지는 이 길에서는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목욕탕, 방앗간, 부동산 등을 만날 수 있다. 반면 1번 출구를 선택한다면 감고당길을 걸을 수 있다. 감고당길은 1번 출구의 풍문여고부터 정독도서관까지 오르는 길이다. 조선의 19대 왕 숙종이 왕비인 인현왕후의 친정을 위해 지어 준 집의 이름이 감고당이라, 감고당길이 되었다.


감고당길 입구.
북촌길로 향하는 계단.
풍문여고를 지나 덕성여고를 따라 오르면 양옆으로 학교 담장이 이어진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한 나들이객들이 길 사이에 북적인다. 이 길의 장점은 걷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정독도서관에서 삼청파출소까지는 소규모 수공예 액세서리 전문점, 문구류 판매점 등이 즐비하다. 중간중간 식혜, 떡볶이, 추러스 등을 파는 맛집들도 발길을 붙잡는다.


가을맞이 북촌페스티벌


감고당길에서 진행된 길거리 공연.
57TH 갤러리에서는 국악 공연이 펼쳐진다.
계동길을 걷다가 언덕을 오르면 북촌이 나타난다. 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해 조선시대 양반들이 터를 잡아 살던 곳이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사대부가 살던 북쪽을 북촌, 중인과 예술가들이 살던 서쪽이 서촌이다. 이곳에서 9월 10일과 11일 양일 간 북촌뮤직페스티벌이 열린다. 한국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새로운 창작을 시도한 9개 팀과 월드뮤직, 재즈, 클래식 등을 연주하는 11개 팀으로 모두 20개 팀이 참여한다. 국악과 재즈, 록을 버무려 오묘한 울림을 만들어내는 ‘누모리’, 독특한 크로스오버 연주로 삶과 시대적 이야기를 풀어내는 ‘별안’, 전통성악 정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예술과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안정아’, 전통 타악계의 신인으로 독특한 음악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홍성현’, 미국의 작가 허먼 멜빌의 단편소설 《필경사 바틀비》를 판소리 양식으로 재해석한 ‘희비쌍곡선’, 전통음악을 재구성하고 창작하는 대금 연주자 차승민과 가야금 연주자 오연경의 듀오 프로젝트 ‘차승민x오연경’ 등이다. 북촌뮤직페스티벌은 정해진 무대가 아닌 골목길이나 한옥의 초입, 북촌 곳곳의 공간을 활용해 공연을 연다. 김수근 건축가가 설계한 공간 사옥 내 소극장을 리모델링해 재개관한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관람객들에게 공연과 휴식을 제공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서울관 선큰스테이지, 감고당길 초입에 자리한 아담한 미술관 57TH 갤러리 등이 공연장이다. 하늘은 높고, 바람은 시원한 북촌의 어느 구석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결합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다. 전야제는 9월 9일 오후 7시 30분 수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또 오해영〉의 배경, 삼청동 나들이

드라마 〈또 오해영〉의 배경이 된 삼청동길과 카페 입구.
삼청동은 산과 물이 맑고 인심 또한 맑고 좋다고 하여 삼청(三淸)이 되었다. 최근에는 드라마 〈또 오해영〉에 등장하면서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 극 중 해영(서현진)과 도경(에릭)이 걷던 커피집 골목도, 진상(김지석)과 수경(예지원)이 사랑을 확인했던 눈물의 길도 바로 이 곳이다. 삼청파출소에서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빈티지한 옷 가게들과 화장품, 소품 가게를 지난다. 분식집 ‘풍년 쌀 농산’을 지나면 화장품 키엘 건물이 보인다. 여기에서 좌회전하면 〈또 오해영〉의 거리 커피집을 만날 수 있다.


떡볶이와 피자의 만남, 삼청동 궁물 떡볶이


매운 떡볶이를 먹다보면 치즈가 듬뿍 얹어진 피자가 생각나고, 느끼한 피자를 먹다보면 칼칼한 떡볶이가 생각난다. 삼청동 궁물 떡볶이는 이런 고민을 해 본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떡볶이와 피자뿐 아니라 스팸마요비빔밥, 샐러드 등 푸짐한 메뉴를 부담 없는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유기농 현미로 반죽한 수제 도우를 쓰기 때문에 피자의 식감도 전문점 못지않다. 분식집의 떡볶이와 달리 냄비째 나오는 전골 형태의 궁물떡볶이로 차별화했다.

삼청동 궁물 떡볶이에서는 피자와 떡볶이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메뉴 : 포졸세트 (떡볶이+피자+비빔밥) 1만 5900원
주소 : 서울 종로구 삼청로 101 2층
문의 : 02-737-0153



삼청동 1Q84 츄러스

IQ84 츄러스의 인기 메뉴인 아이스크림 추러스.
골목길 탐방의 묘미 중 하나는 숨은 맛집을 발견하는 것이다. 북촌길의 초입, 골목 어귀에는 1Q84 츄러스가 자리잡고 있다. 플레인, 초코, 크림치즈, 레인보, 아몬드 등 다양한 메뉴의 추러스가 있다. 날씨가 무더울 때는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는 추러스도 인기다. 뉴텔라 초코로 맛을 낸 추러스는 인기 메뉴. 일본, 중국인 관광객들이 삼청동 인증샷을 남길 때 빠지지 않는 메뉴이기도 하다. 막 구워낸 따뜻한 추러스와 시원하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의 조화가 좋다. 단 열기 때문에 빨리 녹을 수 있으니, 골목길을 걷기 전에 먹고 이동하는 게 좋다.

메뉴 : 플레인 추러스 2000원, 레인보 추러스 3500원, 아이스크림 추러스 4000원
주소 : 서울 종로구 삼청로 4길 18
문의 : 010-7611-7116
  • 2016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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