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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교육회사”

미국 리브리 어워드 ‘수학교실을 위한 최고 보조교재상’ 받은 ‘노리’ 김용재 대표

미국의 공신력 있는 비즈니스 매거진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는 해마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을 선정해 발표한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혁신적 아이디어를 인정받은 글로벌 스타 기업과 유망 기업들이 여기에 이름을 올린다. 지난 2014년 《패스트 컴퍼니》는 스타트업 노리(knowre)를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교육기업 톱 10’에 선정했다. 개인교사의 도움이 절실한 학생들에게 마치 과외선생의 지도를 받는 것과 같은 맞춤형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혁신적 사고와 이를 구현한 인공지능 기술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사진제공 : 김용재
2016년 7월, 노리는 미국의 리브리 어워드(REVERE Award)에서 ‘수학교실을 위한 최고의 보조교재상’을 수상하며 다시 한 번 기술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미국출판협회가 수여하는 리브리 어워드는 매년 교육계와 산업분야 전문가들이 교육 관련 제품의 기술 개발과 디자인 등 전 분야에 대한 우수성을 심사해 선정하는 권위 있는 교육상이다.


온라인 개인교사, 인공지능 기술로 구현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공부를 싫어한다. 특히 수학은 가장 인기 없고 골치 아픈 과목이다. 학원을 다녀도, 스타 강사의 강의를 들어도 쉽게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김용재 노리 대표는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연관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학은 초등학교에서 배운 단계별 개념들이 중·고등학교에서 심화되는데, 하나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이전 단계에서 배운 여러 수학개념들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 이 중 하나의 개념이라도 헷갈리면 상위 단계의 문제를 풀 수 없다. 때문에 반복적으로 문제를 틀릴 경우 연관된 많은 개념 중 무엇을 모르는지 먼저 ‘구멍’ 부터 찾아야 한다.

김 대표는 “문제를 풀다가 막혔을 때 과외 선생님이 모르는 부분을 콕 집어서 자세히 설명해주는 역할을 디지털 기술로 구현”하고 싶었다. 중·고등학교를 넘어 초등학생(36.5%)까지 수포자의 대열에 합류하는(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15) 수학 전쟁에서 부모는 개인교사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경제력을 탓하고, 아이는 머리를 탓하는 현실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루의 대부분을 수학 공부에 매진하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그건 교육방법이 잘못된 것이다. 그는 대안을 고민했고, 찾아낸 답이 바로 ‘노리’다.

노리는 한마디로 ‘온라인 개인교사’다. 틀린 문제의 풀이 과정을 분석해 학생이 모르는 수학개념을 찾아낸다. 예를 들어 2차방정식 문제를 틀렸다면 ‘이항’의 개념을 모르는지, 아니면 ‘인수분해’의 개념을 모르는지 정확하게 찾아내 이 부분을 다시 공부할 수 있는 문제를 제시한다. 또 문제를 30초 안에 풀었을 때와 해설을 보고 풀었을 때 등 상황별로 학생의 수준을 가늠하고, 알아서 필요한 과제도 내준다. 단순히 성적만을 체크하는 학교의 쪽지시험이나 학원의 레벨테스트, 문제은행 방식의 기존 프로그램과는 완전히 다른 시각이 적용된 것이다.

노리는 현재 미국의 80여 중·고등학교에서 정식 수학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일찌감치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시스템을 도입한 미국의 학교는 교사의 강의와 이러닝(e-learning)을 함께 운용하는데, 노리에 대한 교사와 학생의 만족도는 무척 높다.

“교사가 개념을 설명한 후 학생들은 노리로 문제를 풀어요. 이때 각 학생의 학습 데이터가 교사에게 전달됩니다. 교사는 데이터를 확인하고 학생에게 다가가 막힌 부분을 도와줘요. 한 교실에서 수십 명이 공부하지만, 개인 교육이 가능해진 거죠. 미국은 교사의 역할이 이미 티칭(teaching)에서 코칭(coaching)으로 변하고 있어요. 교사는 노리를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을 유도할 수 있죠. 노리가 혁신 기업으로 선정된 이유는 아마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교육의 방식을 바꾸는 ‘생각의 차이’ 때문인 것 같아요.”


현장 경험이 IT창업의 힘으로

미국의 80여 중·고등학교가 노리를 정식 수학교재로 채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서울대학교 건축과를 졸업했다. 하지만 대학생활 내내 그의 관심은 오로지 ‘비즈니스’였다. 경영과 마케팅 관련 강의를 전공과목만큼 챙겨서 들었고, 국내 굴지의 회계법인 인턴을 거쳐 경영컨설턴트로 취업했다. 컨설팅을 통해 기업과 시장, 경영을 배운 후에는 ‘창업’을 할 생각이었다.

컨설턴트 경력 6년이 되었을 때 그는 교육 비즈니스를 위한 창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2007년 당시 모든 산업에서 IT기술과 융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지만, 교육산업만큼은 10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집합식 교육 시스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기존의 교육과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학습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 아이템은 당연히 가장 자신 있는 ‘수학’을 선택했다. 서울과학고를 졸업한 직장 후배를 통해 ‘수학 좀 한다는’ 수재들을 모았고, 6개월 동안 주말마다 스터디를 하며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켜 나갔다.

2008년 그는 회사를 떠나 서울 대치동에 수학 컨설팅 회사 ‘수학의 눈’을 오픈했다. 창업 전 현장 경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수학을 못하는 학생에게 수학의 6단계, 즉 문제를 읽고, 생각하고, 수식을 정하고, 계산하고, 답을 내고, 그 답을 확인하는 과정별 이해능력과 개념, 심리, 학습 습관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해주었는데, 생소한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강남지역 엄마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수학을 직접 가르쳐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여 학원도 열었다.

학원은 단기간에 연매출 10억원을 달성할 정도로 쑥쑥 성장했다. 누적 집계 4000명의 학생을 가르치며 김 대표는 그동안 개발한 진단 노하우와 이를 연계한 학습 방식의 성공을 확신했다. 학원 경영으로 열심히 모은 돈은 모두 온라인 콘텐츠 개발에 쏟아부었다. 2012년 그는 노리를 창업하고 디지털 교육 인프라가 갖춰진 미국 교육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목표는 ‘수포자’ 없는 세상

미국에 본사를 둔 노리는 한국과 미국의 직원 60여 명이 함께하는 글로벌 교육기업이다.
2012년 미국수학교사연합회(NCTM) 콘퍼런스에서 노리의 콘텐츠가 처음 공개됐다. 세상에 단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는 교육 콘텐츠는 행사에 참여한 교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미국 8학년용 프로그램의 데모 버전을 발표했는데, 100여 개 학교에서 파일럿(pilot)을 신청해 깜짝 놀랐어요. 처음으로 투자도 받았죠. 완성된 서비스도 아닌데 잠재력을 인정받으니 기운이 절로 나더라고요.”

이듬해에는 뉴욕시와 뉴욕시교육청이 주최하는 ‘갭 앱 챌린지’에서 1등을 했다. 학생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할 솔루션을 찾는 대회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자 학교들이 알아서 연락을 해왔고, 본격적으로 중·고등학교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의 발걸음도 이어져 지금까지 누적 투자 금액만 170억원에 이른다.

노리는 현재 북미 최대 사교육 학습센터인 ‘실반러닝’과 한국의 대교 및 EBS와 파트너십을 맺고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다. 사교육 기관들은 노리를 통해 맞춤형 교육을 하면서도 일대일 개인 교육보다 낮은 수업료를 책정할 수 있으니 시장을 확대할 기회를 만들 수 있고, 노리는 더 많은 학생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으니 개발 목적에도 부합할 뿐만 아니라 매출도 확대할 수 있다. 이 중 EBS는 학원이 아닌 집에서 학생 혼자 공부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노리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하는 주변에서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직접 거래) 시장에서 대박을 노려보라’고 제안도 하지만 김 대표는 ‘쉬운’ 대박을 꿈꾸지 않는다. “스타트업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모든 역량을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좋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외연을 넓힌다면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것” 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4년 전 창업 멤버 5명이 전부였던 노리는 이제 한국과 미국의 직원 60여 명이 함께하는 조직이 되었다. 글로벌 교육기업으로 거침없이 성장해가는 노리의 목표는 뭘까. 김 대표에게 물었다.

“노리는 상위권 학생을 위한 서비스를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혼자서도 잘하는 방법을 아니까요. 우리의 목표는 수학을 못하는 아이들이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대다수 아이들이 낙오하는 교육의 방식을 바꿀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사명이고, 더 좋은 교육을 가능케 하는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 2016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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