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제언 ⑩ 대화의 가능성은 인간의 가능성2

냉전의 와중에 탄생한 ‘핵전쟁방지 국제의사회(IPPNW)’도 당초에는 동서양의 의사들 사이에서 언쟁이 끊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대화를 계속하는 가운데 의사로서 함께 노력해야 할 생명 존엄과 평화의 과제가 떠올랐다. 그리하여 진지한 대화의 열기는 온갖 대립의 ‘얼음’까지도 녹여 이데올로기를 초월한 인간의 우정과 연대의 폭을 넓혔다.

일단 대화의 자리에 앉으면 서로를 비난하는 게 아니라, 현실적이며 전향적으로 문제의 본질을 끝까지 밝혀야 한다. 대립이란 이른바 당사자 공통의 문제다. 해결을 위한 공동 작업으로 서로 인정하고 배우며 존경하는 마음이 생겨나는 경우도 있으리라. 이와 같은 상호작용에서 새로운 관계나 예상 밖의 가능성도 열리게 된다.

전쟁이나 분쟁의 배경에는 상호 간에 생긴 거듭된 의심이 깔려 있다. 대화의 창을 활짝 여는 것은 그런 암운을 불식하는 첫걸음이다. 세계 평화를 위해 어떠한 민족이나 어떠한 국가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켜서는 절대로 안 된다.

인간의 차이는 서로 미워하고 서로 상처 입히기 위한 장애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문화와 문명이 다르기 때문에 그 차이로 세계에 더욱더 풍요로운 가치가 창조된다.

인류의 다양한 문화적·종교적 전통에서 탄생한 영지(英智)를 바탕으로 우리가 공유하는 미래를 전망하는 문명 간 대화를 추진하는 움직임이 근년에 나오고 있다. 이를 제창한 사람들 중 하나인 투웨이밍 하버드대학교 교수는 지금의 세계를 뒤덮는 풍조에 엄하게 경종을 울렸다.

문명의 대화는 서로가 배워야 비로소 진정한 의의가 있다. 배우기를 그만두고 타인에게 가르친다는 거만한 태도를 지닌 문명이나 인간은 반드시 쇠퇴하는 법이다. 지금이 바로 문명의 대화에서 더 나아가 대화의 문명을 창출하는 길로 나아갈 때다.

완강할 정도로 힘만을 고집하는 자도 생기발랄하게 약동하는 대화의 물결로 분명 감싸 안을 수 있다. 때로는 서로가 격하게 불꽃을 튀기면서 인간을 얽매이게 하는 고집의 매듭을 푸는 용기와 인내가 중요하다.

문화적인 다양성으로 채색된 풍요로운 세계를 폐쇄된 배타성으로 역행하게 해서는 안 된다. 공생과 협조를 가져오는 새로운 창조성을 향해 대화의 정신을 부흥케 해야 한다. 대화의 가능성을 믿는 것은 인간의 가능성을 믿는 것이다.



Moving beyond the use of military force2

International Physicians for the Prevention of Nuclear War(IPPNW) is an organization founded at the height of the Cold War to bring together medical doctors from the Eastern and Western blocs. The initial efforts, I have been told, were marked by incessant clashes between representatives of the two sides.

But as they continued to talk, both sides were able to bring back into focus their common commitment as physicians to the protection of human dignity and the attainment of peace. The warmth generated by earnest dialogue proved capable of melting the ice of confrontation, making possible solidarity and friendship across ideological differences.

A first step in any process of dialogue is to try to move beyond mutual recrimination and refocus on practical, forward-looking questions. Conflict can be recast as a set of shared problems, and the collaborative effort to resolve these can open the way to mutual learning, acceptance and respect. This can transform the dynamic of the interaction and bring forth unforeseen possibilities.

Opening a process of dialogue is the first step toward dispelling the dark clouds of suspicion that are the consistent backdrop to war and conflict. In the interest of global peace, it is vital to avoid isolating any nation or people.

The distances between people need not act as barriers that wound and harm. Rather, these very differences among cultures and civilizations should be recognized and appreciated as creating richer value for all.

In recent years, these have been efforts to promote dialogue among civilizations, to use the wisdom born from humankind's diverse cultural and religious traditions to grasp the prospects of our shared future. Profeessor Tu Weiming of Havard University has been an important proponent of this endeavor. He affirms that the true significance of dialogue among civilizations is found in mutual learning, and warns that individuals and even civilizations that cease learning, talking the arrogant view that they only need to teach others, inevitably fall into decline.

Today we confront the unique opportunity to begin building a new civilization-one based on a consistent commitment to dialogue on all levels. The vital, vibrant currents of dialogue have the capacity to shake even the most stubborn allegiance to the use of force. Dialogue is not limited to the exchange of pleasantries, but includes the sharing of sharply differing perspectives. Courage and endurance are essential if we are to continue the painstaking work of loosening the knots of attachment that bind people to a particular point of view. The impact of this kind of humanistic diplomacy can move history in a new direction.

In a world of richly diverse cultures, we cannot afford a regression to shuttered isolationism. It is crucial to revive the spirit of dialogue and to unleash a creative search for peaceful coexistence.

To have faith in the promise of dialogue is to believe in the promise of humanity.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SGI 회장은 세계 각국의 지성인과 대화하면서 세계 평화와 문화·교육 운동을 해오고 있다. 유엔평화상, 세계계관시인상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1세기를 여는 대화》(A. 토인비), 《인간혁명과 인간의 조건》(앙드레 말로), 《20세기 정신의 교훈》(M. 고르바초프), 《지구대담 빛나는 여성의 세기로》(H. 헨더슨) 등 세계 지성인들과의 대담집을 냈다.
  • 2016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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