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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도 보관하고 정보도 얻는 여행자들을 위한 쉼터

독립출판서점 ‘짐프리’ 이진곤 대표

청춘들의 핫 플레이스 홍대 입구 거리. 이곳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게스트하우스가 모여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광지이기도 하다. 사람들로 가득 찬 홍대 거리에서 짐을 가득 채운 캐리어는 여행자들에게 몸과 마음의 ‘짐’이 된다. 홍대입구역 9번 출구 부근에 자리 잡은 ‘짐프리’는 여행자들의 짐을 맡아 보관하면서 그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짐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여행자들은 이렇게 외친다.
“아, 살았다!”
여행 경험을 나누는 소통의 공간

지난해 12월 문을 연 짐프리가 1주년을 맞았다. 이곳에서는 홍대 거리를 방문한 여행자들의 짐을 보관해준다. 비용은 짐의 무게와 크기, 보관 시간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하루 1만원 이하의 비용으로 짐 보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호주를 여행할 때 짐을 보관해주는 유인 서비스를 발견한 짐프리의 이진곤 대표는 짐 보관 서비스가 우리나라에도 꼭 필요하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러나 짐만 보관해주는 공간을 만드는 것은 뭔가 재미가 없을 것 같았다. 짐프리는 여행과 관련된 콘텐츠도 제공하고 있다.

짐프리의 또 다른 정체성은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서점이라는 것이다. 최근 독립출판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짐프리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독립 서점을 소개하는 책자에서 짐프리를 알고 찾아오는 이들도 많다. 여행을 주제로 하는 서적이 많은 것도 짐프리의 독특한 매력이다.

짐프리에서는 총 700여 종에 이르는 다양한 책을 만나볼 수 있다. 짐프리는 일반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서적과 개인이 제작하는 독립출판물을 판매한다. 일반 서적은 모두 국내외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이다. 이진곤 대표가 자신의 풍부한 여행 경험을 활용하여 여행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선별적으로 들여온다. 독립출판물은 입고 과정에서 여행을 소재로 하는 콘텐츠를 선호하지만 장르에 상관없이 다룬다. 껌으로 할 수 있는 999가지 일들을 나열한 《껌 북》,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일상적 사물들의 이름을 제대로 인지시키기 위해 기획된 《things》 등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책들이 진열되어 있다.


짐프리는 책을 판매하는 것에만 만족하지 않고 직접 출판물을 제작하기도 한다. ‘내일로’ 기차여행자를 위한 지도와 소책자, 또 제주도 관광객을 위한 교통 노선도 등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아코디언 북 형식으로 해외 시티 가이드북을 출간했는데 한 장의 지도에 여행지의 정보를 압축적으로 전달한다.

짐프리를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또 다른 요소는 이곳에서 진행하는 각종 프로그램들이다. 여행자들이 소중한 추억을 책으로 남길 수 있도록 출판물 제작 워크숍을 진행하고, 또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투어 토크를 열고 있다.

“‘나만의 책 만들기’라는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어요. 다른 출판물 제작 워크숍들과 달리 제작 이론부터 실습까지 전 과정을 통합해서 교육해요. 참가자들은 6주 동안 서적의 제작 이론, 본문과 표지 디자인에 관한 수업을 들은 후 한 권의 여행 책을 만들어냅니다. 투어 토크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 공유 모임으로 운영 중입니다. 미얀마, 라오스, 남미 대륙 등을 여행한 사람들이 종종 짐프리를 찾아오는데, 그들을 강연자로 초청해서 여행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서버 개발자에서 여행 전문가로


이진곤 대표는 짐프리를 열기 전 17년 동안 IT 회사에서 근무하던 서버 개발자였다. 공대를 졸업한 후 회사에서 홈페이지 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나 일상은 무료했다. 회사와 집만 오가는 따분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던 시기에 이 대표는 ‘주말여행’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알게 되었다. 온라인으로 다른 사람들의 여행 이야기를 접한 뒤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까지는 여행에 관심이 없었고 자유 여행을 해본 적도 거의 없었다. 이 대표는 카페를 통해 8명의 멤버를 모아 백제역사지구로 여행을 떠났다. 생애 처음으로 본인이 직접 계획한 여행이었다.

첫 여행에서 돌아온 후 이 대표는 그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그는 6년 전부터 여행작가로도 활동하면서 《여행작가들은 여행 가서 뭘 먹을까?》 《대한민국 다시 걷고 싶은 길》 등 세 권의 책을 공동 집필했다. 때로는 혼자, 때로는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호주・터키・두바이・남아공・캄보디아 등 수많은 여행지를 다니면서 그는 잊을 수 없는 경험들을 했다.

호주 여행을 할 때는 차가 끊겨서 새벽 3시에 전혀 모르는 도시에 혼자 남겨진 적이 있었다. 다행히 한 외국인의 도움으로 게스트하우스에서 그날 밤을 무사히 넘겼다. 또 한번은 터키 여행을 갔을 때 팀원들끼리 일정 문제로 큰 갈등을 겪기도 했다. 일행 중 두 사람은 힘든 일정을 탓하며 대열에서 빠지겠다고 했다. 그러나 서로 대화와 배려를 통해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여행을 할 때 어떤 위기가 찾아올지 모르지만 문제 상황을 해결해나가면서 인생의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한 달에 1박 이상의 여행을 두 번 이상 떠난다. 여행 경험이 늘수록 여행 노하우도 쌓여갔다.


“여행지를 선택할 때는 가장 먼저 현재 나의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요. 문화유적, 먹거리, 자연 풍경 등 테마를 먼저 선정하고 여행지를 선택합니다. 여행지가 현재 여행을 하기에 적합한 계절과 날씨인지도 고려해요. 여행지가 선정되면 여행 계획을 짭니다. 여행은 준비한 만큼 얻어갈 수 있어요. 숙박 정보, 교통편 등에 대한 정보가 많으면 그만큼 즐길거리가 많아져요. 실제로 여행을 떠나기 직전, 짐을 꾸릴 때는 꼭 필요한 것만 챙겨 짐을 최소화합니다. 짐은 말 그대로 짐만 되거든요(웃음). 비행기로 이동할 때는 수하물 적재 용량이 있기 때문에 항공사별로 확인하지 않으면 초과금액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이진곤 대표는 본인이 여행을 다닐 때 느꼈던 어려움을 다른 여행자들은 겪지 않도록 해주고 싶어서 짐프리를 열었다. 그는 책을 사거나 짐을 맡기지 않더라도 여행자들이 짐프리에 와서 편하게 쉬다 가기를 바란다.

“짐프리의 다양한 책과 프로그램을 접하고 만족스러워하는 분들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힘들게 여행을 다니다가 저희를 찾아와 짐을 맡긴 후, ‘아 살았다’ 하면서 만족해하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어요.”

이진곤 대표는 짐프리를 독립출판서점 및 여행자를 위한 짐 보관소로 소개한다. 이 두 가지 정체성은 서로 어떤 관련이 있을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과 독립출판물 창작자들은 공통점이 있어요. 둘 다 새로움과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글과 작품을 통해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 2015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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